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은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데 동의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중국의 인공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음모론적 주장을 반박한 셈이지만, DNI는 중국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유출지인지는 계속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DNI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보기관들은 바이러스가 사람이 만들거나 유전자적으로 변형된 것이 아니라는 광범위한 과학적 합의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DNI는 “정보기관들은 발병이 감염된 동물과 접촉을 통해 시작됐는지, 또는 우한에 있는 한 연구소 사고의 결과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를 엄격하게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발병이 시작됐다고 알려진 이후 우한연구소를 발원지로 지목하는 주장이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우한연구소에서 생물 무기 프로그램 개발 일환으로 사람이 만든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음모론이 나오는가 하면, 코로나19는 우한연구소가 에이즈 바이러스 등을 합성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따라서 DNI의 이날 성명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발생적이라는 데 힘을 실은 것이다. AP통신은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났다고 말한다”며 “미 정보당국이 음모론이 틀렸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DNI가 우한연구소를 포함해 바이러스 발원 문제를 계속 조사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이는 우한연구소의 느슨한 안전 기준 때문에 감염자가 발생, 인근으로 퍼져나갔다는 주장에 대한 검증이기도 한 셈이다.
AP는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우한연구소를 발원지로 의심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고 중국이 반발하며 외교적으로 마찰하는 양상까지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며 외부 전문가가 연구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중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어떤 주장도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해당 연구소가 병원균 유출을 막기 위한 보안 절차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며 바이러스 기원은 복잡한 과학적 문제로서 과학자와 전문가가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책임을 거론하는 미국 정치인을 향해 “미국 내 대유행 상황을 더 잘 통제하는 데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