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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코로나 ‘접전’중 터치 NO 퇴치 ON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20-03-16 10:10:59

코로나,지구촌,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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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공포에 전 세계가 새로운 ‘실험 모드’에 돌입했다. 얼굴을 맞대던 인사방식도, 수천 명의 신자를 모아놓고 진행하던 미사도, 학생들이 강의실에 모여 듣던 수업방식도 모두 바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만명 이상의 감염자를 낳은 코로나19의 후폭풍에 몇백 년 동안 굳어진 관습까지 변화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각국 정부는 악수뿐 아니라 볼키스와 코인사 등 신체접촉이 이뤄지는 인사방식을 모두 금지하고 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사회연대부 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볼키스 인사법인 ‘비주’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비주는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널리 행해지는 인사법으로 주로 가족이나 친구, 가까운 동료 등 격의 없이 지내는 사이에서 서로 양 볼을 번갈아 맞대며 입으로 ‘쪽’ 소리를 내는 식으로 이뤄진다. 비주는 대면접촉 방식 중에서도 상대방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입을 이용하는 인사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프랑스 정부가 이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악수는 이미 대륙을 가리지 않고 금기시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악수가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외국 총리들이 방문할 때 악수하는 게 괜찮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오늘 악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버라드커 총리가 “우리는 이렇게 했다”며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양의 인도식 인사인 ‘나마스테’ 포즈를 취해 보였다. 영국 보건당국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악수를 금지하는 방안을 2일 권고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에서는 악수 대신 목례를 권장하고 있다. 수도 베이징에서는 전통적 공수를 장려하는 내용의 광고판이 붙기도 했다. 공수는 한 손은 주먹을 쥐고 다른 손으로 주먹을 쥔 손을 감싸는 자세로, 중국 사회에서 악수가 보편화되며 거의 쓰이지 않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손 대신 발을 이용한 인사법도 등장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중화권 국가로 추정되는 곳에서 마스크를 쓴 젊은 남성들이 오른발과 왼발을 번갈아가며 맞대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른바 ‘우한 셰이크(우한식 악수)’라고 불리는 이 인사법은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며 세계 각국에서 이를 따라 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이 밖에 악수가 가장 대중적인 인사법으로 굳어진 서구 국가에서는 손을 맞잡는 대신 팔을 부딪히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관습에 ‘성역’은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일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주일 삼종기도 미사를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했다. 교황이 성베드로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대상으로 매주 일요일 직접 진행하던 미사가 온라인 중계로 대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적으로 교황은 매주 일요일 직접 주일 삼종기도를 집전해왔다. 1981년 5월 가까스로 암살 위기를 모면한 요한 바오로 2세가 병상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위한 메시지를 전달한 경우는 있지만 이번처럼 온라인으로 삼종기도를 진행한 적은 없었다. 이를 두고 CNN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종교 지도자들이 그동안의 관행을 수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청의 이 같은 결정에는 가톨릭교의 중심지이자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에서 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활절 행사를 한 달가량 앞둔 스페인에서는 신자들이 성모마리아 상의 손과 발에 입을 맞추는 전통을 금지하는 조처가 내려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성상에 입을 맞추는 전통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남부 도시 론다의 한 유명 교회도 결국 사람들이 성상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했다. 인구의 92%가 로마가톨릭 신자인 폴란드에서는 미사 중 성체(聖體·빵의 형태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를 받는 영성체 의식 대신 ‘영적 성찬’을 받거나, 신부가 신자의 손에 성체를 건네는 방식이 허용된다. 신자들은 교회를 드나들 때 성수에 손을 담그지 않고 성호를 긋는 것으로 대신한다.

신체적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은 이슬람교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이슬람센터에서는 신자들에게 포옹을 하거나 볼에 입을 맞추는 대신 각자 가슴에 손을 얹는 방식으로 인사를 할 것을 권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코로나19가 중동 지역으로 확산하자 지난달 27일 외국인의 비정기 성지순례를 잠정 중단한 데 이어 이달 4일에는 자국민의 메카 성지순례도 금지했다. 메카 성지순례는 2015년 메르스가 중동에서 크게 확산했을 때도 중단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의식이다. 그만큼 사우디 당국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엄중 대응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는 식사, 소비 패턴, 학습 등 전 세계인들의 일상생활에도 깊숙이 침투했다. 일례로 일본의 한 유명 회전초밥 체인점은 회전 선반 위에 초밥을 올려놓는 전통적인 판매방식을 포기했다. 대신 초밥을 주문하면 즉석에서 만들어주는데 이마저도 ‘터치’식 자동주문기를 이용해야 한다. 요리사와 손님 간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처럼 해외에서도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미국의 명문 스탠포드대는 겨울학기 마지막 2주 수업을 모두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은 워싱턴주에 위치한 워싱턴대도 당분간 학교를 폐쇄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다고 6일 밝혔다. 홍콩의 많은 학교들이 이미 온라인 수업이나 화상통화 형태의 수업으로 바꿨으며 과제 역시 온라인으로 주고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며 9일 전국에 이동제한명령이 내려진 이탈리아에서도 그 이전부터 학교들이 문을 닫은 상태다.

<전희윤 기자>

 

세계는 지금…코로나 ‘접전’중 터치 NO 퇴치 ON
 코로나19로 바뀐 지구촌 일상들. (1)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주일 삼종기도회 강론을 하고 있다. (2)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과 율리안 나켈스만 라이프치히 감독이 악수가 아닌 팔을 부딪히며 인사하고 있다. (3)이탈리아 밀라노의 대학에서 웹캠을 이용해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4)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가 비정기 성지순례 중단 조치로 텅 비어 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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