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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치료 제각각… 코로나‘통계의 착시’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20-03-12 10:10:57

코로나,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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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탈리아·이란 치사율 4~6%이지만

완치율도 최고 74%… 매우 높아

한국·미국·일본은 0.8~3%만 숨졌지만

나아서 퇴원한 확진자수는 미미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시달리는 가운데 중국·이탈리아·이란 등 확진자가 많은 나라들이 치사율과 완치율 모두 높은 것으로 나와 눈길을 끈다. 하지만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까지 제대로 다 포착해 엄격한 기준에 따라 완치 판정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11일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중 숨진 비율인 치사율이 최근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이탈리아가 6.2%, 첫 발병지인 중국이 3.9%, 이란 3.6%, 미국 3.1%, 일본 2%, 한국 0.8% 순이다. 확진자가 많은 중국·이탈리아·이란에서 치사율이 높아 세계적으로 전체 확진자 중 평균 치사율은 3.59%에 달한다. 치사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병이 나아 퇴원한 완치율도 높아 발병지인 중국이 무려 74.4%, 이란 34%, 이탈리아 9.9%, 한국 3.7%, 미국 1.5%다.

이는 경증환자 포착 역량 차이에다가 환자 격리해제 기준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측은 “경증환자를 포함해 전체 감염자 수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지에 따라 국가 간 치사율이 큰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이란의 경우 미국의 극심한 경제제재로 의약품 등을 구하기 어렵고 의료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제반 통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가디언은 일나통신을 인용해 수도 테헤란의 남쪽 시아파 성지인 쿰에서 온 한 관리가 “쿰에서만 이미 50명이 사망했으며 보건당국이 발병 규모에 대해 거짓말하고 있다”고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통계에 대해서도 과학자들 사이에 신빙성에 관해 문제 제기가 많다. 중국은 8만76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3,136명이 숨졌으나 최근 급속히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1만149명의 확진자 중 631명이 숨졌고 이란은 8,042명 중 291명이 숨졌다. 우리나라는 7,755명이 확진을 받았고 61명이 숨졌다. 

이어 스페인이 확진 1,695명·사망 35명, 프랑스 확진 1,784명·사망 33명, 미국 확진 1,010명·사망 31명에 달했다. 전체적으로 세계 103개국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11만9,218명, 4,279명이다.

중국에서 완치율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기존 항바이러스제 처방 확대 등 적극적인 치료 노력과 함께 완치 후 재감염 사례를 감안할 때 퇴원(격리해제) 기준이 비교적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러스 전문가인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은 “중국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는 얘기가 과학자 사이에 많다”며 “진행 시점이 서로 다른 국가 간 완치율을 비교하면 착시현상이 나온다. 사태가 종식된 뒤 비교해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낮은 완치율은 검사량이 21만건 이상을 훌쩍 넘길 정도로 굉장히 많은 반면 퇴원 기준은 엄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최근 “우리나라가 가장 엄격한 기준을 고수했다는 게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이달 초부터 환자 중 발열이 없고 증상이 호전되면 새로 호흡기 검체 유전자 증폭(PCR) 검사 2회 음성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도 퇴원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가미 마사히로 일본 의료거버넌스연구소 이사장은 최근 일본 참의원 공청회에서 “한국은 감염자가 많지만 치사율이 별로 높지 않다. 매우 많은 유전자 증폭 검사를 하고 심지어 ‘드라이브스루’ 검사도 한다”며 “일본은 무증상자나 경증 환자까지 확실하게 진단하지 않고 있다”고 일본 현실을 꼬집었다.

각국의 치사율·완치율 차이에 대해 어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느냐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류지엔 베이징대 의대 교수(중국과학원 소속)의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굉장히 공격적인 ‘L’ 균주(strain)와 확산은 많이 되나 덜 공격적인 ‘S’ 균주가 있다. 중국에서 처음 발병했을 때는 L 균주가 많다가 이후 S 균주가 퍼진 것이라고 이 논문은 추정했다.

바이러스 전문가인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재료과학과 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국과학원 논문을 보면 3.5~6%의 치사율을 보이는 L 균주가 중국·이탈리아·이란 등에서 보이는 특징이고 치사율 1% 미만인 S 균주는 주로 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스위스 등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L 균주 감염자들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며 치사율이 높지만 초반 집중 치료를 통해 완치율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치사율이 낮은 바이러스가 더 만연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패밀리인 사스와 메르스 치사율은 각각 9.6%, 20~30%였다.

한편 중국이 코로나19 환자 4만4,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당뇨·고혈압·심장질환·호흡기질환자의 치사율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5배 이상 높았다.              <고광본 선임기자>

 

 

진단·치료 제각각… 코로나‘통계의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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