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장만은 아메리칸 드림 중 하나지만 갈수록 부동산 가격이 높아지고 여기에 부동산은 공급부족으로 ‘적당한’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여기서 ‘적당한’이란 표현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수입의 3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월 모기지 페이먼트를 낼 수 있는 주택이라고 정의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주택 구입을 시도하고 있다. 주택 구입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 대부분의 바이어들은 다운페이먼트 마련에 고심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운페이먼트는 무엇을 의미할까. 주택 다운페이먼트는 간단하게 주택 구입을 하기 위해 주택 가격의 일부를 모기지 대출기관으로부터 빌리는 금액이 아닌 바이어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현금이다.
모기지 보험 필요 없는
최소 20% 다운 권고
이자율 낮은 FHA 융자
목돈 없는 경우에 적합
예를 들어 당신이 10만달러의 집을 사고 싶다고 가정하자. 만약 집값의 3%인 3,000달러를 다운페이먼트로 가정한다면 모기지 대출기관은 9만7,000달러를 대출해주게 된다.
만약 2만달러를 다운페이먼트로 지불한다면 대출기관은 8만달러를 빌려주게 되고 이 때 다운페이는 20%, 대출금은 80%가 되는 것이다.
금융전문 매체인 ‘뱅크레이트 닷컴’이 주택 다운페이먼트에 대해 전반적으로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택 다운페이먼트 마련 방법
주택을 사기 위한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월 소득의 일부를 세이빙계좌에 꾸준히 모으거나 자동차나 각종 수집품을 판매할 수도 있고 401(k)플랜에서 돈을 빌릴 수도 있다.
만약 첫 주택구입자가 아닐 경우 첫 번째 집을 팔아서 생긴 비용이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고 가족이나 지인으로부터 기프트 머니를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모기지 대출기관은 기프트 머니로 받거나 지인으로부터 빌린 금액을 다운페이먼트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모기지 대출 기관들이 다운페이먼트를 요구하는 이유
극소수의 모기지 대출 기관들은 가끔 다운페이먼트 없이 100% 융자를 받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로다운’(Zero Down) 모기지 상품을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다운페이를 요구하는데 주택 구입 시 다운페이먼트를 요구하는 것은 모기지 대출기관들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함이다.
일정 금액을 계약금 형식으로 다운페이를 지불한 주택소유주들은 모기지 대출금 납부를 보다 성실하게 이행할 것이고 만약 대출자가 해당 주택 부동산의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부동산을 압류하거나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대출기관들은 다운페이먼트 금액으로 인해 잠재적인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혹여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충분한 다운페이먼트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VA 융자나 USDA 융자 등 정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소득이 적어도 받을 수 있는 모기지 종류
▲FHA(연방주택국) 융자
워싱턴 D.C.의 자산관리 회사에 근무하는 카일 윙크필드 매니징 디렉터는 “FHA 융자야말로 가장 미국적인 제도”라며 “근면 성실한 사람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사다리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다.
FHA 융자의 대표적인 두 가지 상품은 고정금리 대출과 변동금리 대출이다. 고정금리 대출은 대학생, 신혼부부, 아직 공부중인 경우 등 당장 큰돈이 없는 이들에게 적합한데 3.5%만 다운페이하면 된다. 특히 전체 대출을 상환할 때도 친척에게 받은 유산이든, 비영리단체나 정부기관의 기부금이든 가리지 않고 인정해 준다.
변동금리 대출은 중간 및 저소득층을 위한 상품으로 렌트 세입자가 주택 소유주로 변신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설계됐다. 금리는 변하지만 1년에 1% 이상 오르지 않고, 아무리 시중금리가 치솟아도 최초 받은 금리의 5% 이상을 넘지 않도록 돼 있다.
▲연방보훈처(VA) 융자
군인 등을 위한 VA 융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는데 그중 제일은 다운페이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의 내 집 마련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VA 융자를 통하면 사라지는 셈이다.
또 VA 융자는 모기지 보험도 따로 들 필요가 없다. 모기지 보험료는 매달 페이먼트를 통해 나눠 내거나 클로징할 때 한꺼번에 내야 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VA 융자는 다른 모기지보다 크레딧 스코어 등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다.
군인, 참전용사, 예비군, 내서널 가드 멤버 등이 모두 대출 대상이며 그들의 배우자들도 몇 가지 조건만 충족시키면 VA 융자를 받을 수 있다.
▲USDA 융자
도심을 떠나 교외에 집을 장만할 계획이라면 또 다른 방법으로 연방농무부(USDA)가 지원하는 USDA 융자도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 USDA가 교외 지역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 중인 모기지 상품으로 시중에는 가장 덜 알려져 있어 경쟁이 덜하고 승인받기도 수월한 편이다. 물론 승인 대상자는 중간 또는 저소득자로 한정돼 있다.
USDA는 몇 가지 모기지 상품을 다른 금리로 제공하는데 공통점은 다운페이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첫 번째는 개런티드 론(guaranteed loan)으로 주와 지역마다 다르게 정해진 소득 수준 범위에 들어야 한다. 대출액은 지역 중간 소득의 115%를 넘을 수 없고 본인이 직접 살 집을 구하는데 모기지를 사용해야 한다.
두 번째는 다이렉트 론(direct loan)으로 개런티드 론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에 대안으로서 고려할 수 있다. 저소득층과 초저소득층에 맞춘 상품으로 이름 그대로 USDA가 직접 대출해주는 구조다. 대출액은 가계 소득 수준 등을 감안해서 결정되는데 대출 기간은 33~38년으로 길다. 금리는 대출채권 매수인 팩토링을 통하면 1%까지 낮출 수 있다.
■주택 구입 시 다운페이먼트 금액이 늘어나면 좋은 점
버지니아주 ‘처칠 모기지’의 짐 맥퀴그 브랜치 매니저는 “처음 내는 다운페이 금액을 높일수록 이후 내는 모기지 부담이 줄어든다”며 “월 모기지 페이먼트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최소한 20% 이상 다운페이를 하면 별도로 가입해야 하는 모기지 보험(PMI)에도 가입할 필요가 없어 금전적으로 이득”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30년만기 25만달러를 4.5% 이자율로 빌리며 20% 즉 5만달러를 다운페이한다면 이후 월 페이먼트는 1,353달러에 그친다. 그러나 같은 조건으로 다운페이를 5% 즉 1만2,500달러만 하면 PMI 보험료를 포함해 이후 모기지 월 페이먼트는 1,666달러로 300달러 이상 늘어난다.
■다운페이먼트가 주택 구입자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이유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다면 다운페이먼트를 위한 저축은 저축습관을 제공한다. 현재 당신이 월세 800달러인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구입하고 싶은 주택의 월 모기지 페이먼트는 1,200달러다.
차액인 400달러를 세이빙계좌에 저축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다운페이먼트 저축이 불어나갈 것이다.
또한 저축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며 한 달에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저축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고, 주택 구입 시에 통제할 수 있는 금액의 주택을 선택할 것이다. 즉, 소득의 대부분을 주택 모기지 대출금으로 지출하며 하우스 푸어가 되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많은 재정 전문가들은 충분한 다운페이먼트가 마련된 것이 주택 소유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다는 청신호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다운페이먼트를 모으기 위한 습관을 지금부터 기른다면 주택을 마련한 후 발생하는 매월 모기지 대출금, 재산세, 관리비(HOA) 등 집을 소유하는데 드는 비용을 관리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