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차별·공격행위 속 주소털기 등까지 연방의원들 “아시안 차별 안된다” 이구동성
중국에 이어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이를 빌미로 미국 내에서 아시안 대상 차별과 공격행위 등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다른 국가들에서도 한국인을 경계하고 차별하는 ‘한국인 배척’ 현상이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미국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을 부추기지 말라는 경고가 정계에서 제기됐다.
이런 사례는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중국 일부 지역 등에서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내 한인사회에 따르면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지난 며칠 새 한국인 19명을 포함해 한국·일본 등을 다녀온 사람 51명의 여권 번호와 집 주소가 적힌 자료가 돌면서 “한국에서 온 사람들은 아파트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둥성 칭다오시에서는 한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려던 현지 거주 한국인을 주민 수십 명이 막아서는 장면이라는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했다.
또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중국내 일부 지역에서 최근 한국인 집 문 앞에 딱지나 플래카드를 붙여놓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막연한 코로나 공포에 한국인들의 집주소까지 털면서 배척하는 차별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동남아와 유럽 등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베트남을 여행 중이던 한국인은 관광지 내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다가 주인이 ‘한국인이냐’며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는 황당한 일을 겪었고, 영국 런던의 한 한인 유학생은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며 ‘너 한국인 아니냐, 왜 마스크 안 쓰느냐’고 말해 모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에도 최근 이른바 ‘코로나 차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남가주 카슨에서는 신종 코로나로 인해 판다 익스프레스와 같은 아시아계 업체를 이용하지 말라고 안내하는 가짜 전단지가 돌았다.
또 LA 지역의 한 아시아계 중학생은 다른 학생들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다’는 말과 함께 폭행을 당해 입원까지 하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연방의회 내 아시아계 의원모임인 아시아태평양코커스(CAPAC)는 지난 26일자 서한을 통해 신종 코로나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서 기인한 “과잉반응과 무지에서 비롯된 인종차별적 공격을 막도록 우리를 도와달라”고 동료 의원들에게 요청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주디 추 연방하원의원이 이끄는 CAPAC는 또 신종 코로나를 빌미로 아시아계라는 이유만으로 ‘보균자’라고 공격하거나 차별을 선동하는 것은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손을 씻는 것이지 인종차별적인 고정관념을 영구화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