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서 고모와 함께살다 친아버지에 보내진후 실종
샌프란시스코 경찰, 2년전 남동생 실종신고로 확인
1976년 발생한 14세 미제 살인사건 피해자의 신원이 반세기 만에 뉴저지 한인 여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저지주경찰은 12일 사우스햄튼에 거주하는 오지 기퍼드(86)씨가 미제사건 해결에 협조하면서 지난 197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조카 주디 기퍼드(당시 14세)의 신원을 사건발생후 43년 만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주디의 시신은 1976년 10월1일 샌프란시스코 레이크 머시드의 한 펌프장에서 강아지를 산책시키던 한 남성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가 젊은 아시안 여성인 것과 주머니 안에서 금목걸이와 부엉이 펜던트를 발견했지만 끝내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고 사건은 신원미상 실종사건 #40으로 남았다.
43년간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주디의 신원은 올해 초 샌프란시스코경찰서 내 미제 살인사건부와 실종사건부가 합동 전담팀을 꾸리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살인사건 피해자와 실종자들을 확인하는 작업을 다시 실시하면서 점점 윤곽이 들어나게 됐다.
전담팀이 주디의 남동생이었던 윌리엄 신씨가 지난 2017년 뒤늦게 주디에 대한 실종신고를 한 기록을 확인한 것.
이에 지난 6월 전담팀으로부터 수사협조를 받은 뉴저지주경찰이 오지씨의 자택을 방문해 주디씨의 과거 치과기록과 사진, 물품 등을 가져가 조사를 이어가던 중 주디씨가 8학년 때 찍은 사진에서 사망한 시신과 같은 금목걸이와 부엉이 펜던트를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사망한 시신과 DNA를 대조한 결과 동일 인물임을 확인한 것이다.
윌리엄씨에 따르면 오지씨의 2살 아래 동생이자 주한미군이었던 마이크 신씨는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뒤 1962년 주디를 낳았지만 이후 아내와 이혼하면서 고모인 오지씨가 2살 때부터 주디를 입양해 키워왔다.
이후 오지씨는 1976년 주디를 친아버지인 마이크 신씨에게 돌려보냈으나 며칠 뒤 주디가 실종됐던 것이다. 재혼한 뒤 윌리엄씨 등 두 자녀를 낳고 키우던 마이크씨는 주디가 고모인 오지씨에게 돌아간 것으로 생각하고 그동안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다. 주디가 자신의 형제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던 윌리엄씨가 뒤늦게 고모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후 2년 전 실종신고를 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게 된 것이다.
윌리엄씨에 따르면 오지씨는 주디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40년이 넘도록 이사를 가지도 않고 전화번호도 바꾸지도 않고 있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주디의 신원은 확인됐지만 누구에게 어떻게 살해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살인사건에 대한 조사는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히며 제보(415-575-4444)를 당부했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