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네 떠나가네 봄비 나리는 날
한기 서리는 이 비를 이고 지고 떠나가네
이제 가면 두 번은 오지 않을 그 길로
그대 날 두고 떠나네
빗물에 씻기워질 이별이야
어차피 바람이 일면 또 날아들 것
그대 이제 떠나면 기약도 없을 미련에
죽자고 몸부림치며 목메이게 떠나는
그대의 발목에 엎드리어 바다를 만들고 앉았네
봄비 나리던 날 그대 그렇게 떠났네
어느 아름다운 벚꽃 만발하던 꽃눈이 흩날리고 지나면
도둑처럼 찾아 든 아카시아 향기 코끝을 후비고 파고들쯤
희미해진 그대 그리움의 기억들을 더듬으며
꽃길 따라 떠나간 그대의 심장을 삭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