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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이라고 대충 먹을 수 있나… 제대로 즐기는 법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9-11-14 09:09:06

혼밥,즐기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고대 로마의 정치인 루키우스 루쿨루스는 저녁 메뉴가 시원찮아 보이자 요리사를 불러서 여러 코스로 나오는 호화로운 잔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요리사가 어떤 손님들이 오시느냐고 묻자 그는 화를 내며 말했다. “오늘밤 루쿨루스가 루쿨루스와 함께 식사한다는 것을 모르는가?”

로쿨루스에게 식사는 사회적 행위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개인적인 쾌락을 위한 의식이 그것이다. 그가 그리스의 고위 관리들인 친구들을 초대한 저녁식사에 얼마나 돈을 많이 썼는지, 친구들은 밥 한 끼에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했을 정도다. 

 

혼자라도 혼자 아닌 것처럼

서버 등 여러 사람과 교류

식사 중 통화도 한 방법

책 읽는 것은 바람직 안해

음식 집중하며 자유 만끽

 

 

 

저녁식사를 싱크대 앞에서 식어버린 계란말이로 때우곤 하는 우리들에게 루쿨루스의 태도는 딴 나라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할 때 느껴지는 음식에 대한 온갖 즐거움과 로맨스가 혼자 먹을 때는 창밖으로 사라져버리는 것 같기 때문이다. 혼밥에 대한 조언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책을 읽으며 먹으라”는 것인데 나의 책마다 햄버거 얼룩이 있는 것을 보면 별로 좋은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먹는 일이 좋은 것은 자유가 있다는 점이다. 무슨 음식을 주문할 지 누구와 토론할 필요도 없고, 식사 중 쓸데없는 대화를 할 필요도 없으며, 음식을 나눠 먹지 않아도 되는 등 온전히 나만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푸드 라이터 M.F.K. 피셔는 그녀의 저서 ‘서브 잇 포스’(Serve It Forth)에서 한 노인이 거의 종교적 경외심을 가지고 혼자 식사하는 것을 보았다고 썼다. “아보카도 반쪽에 설탕을 뿌린 다음 러시안 퀴멜 술에 담갔다가 천천히 먹는 그는 평화로웠고, 루쿨루스가 루쿨루스와 함께 먹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고 쓰고 있다.

■혼밥 중에도 사람들과 교류하라

뉴욕 식당 ‘더티 캔디’의 셰프 아만다 코헨은 지난 8년간 발렌타인스 데이를 조금 다르게 기념해왔다. 일반적인 커플 디너 대신 독신을 위한 솔로 테이스팅 메뉴를 만들었는데 몇 년이 지나자 일종의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매년 정기적으로 혼자 와서 식사하는 단골들은 식당 직원 및 다른 손님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고 서버와 교류하며 무엇이든 요청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 그녀는 “혼자서도 두 사람, 세 사람, 네 사람인 것처럼 즐거운 경험을 하라”고 조언했다.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우라

심리학자들은 혼자 보내는 시간의 양과 외로움을 느끼는 것과는 상관이 없는 이유를 이해하려고 오랫동안 애써왔다. BBC가 영국의 여러 대학과 협력한 연구를 보면 어떤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아주 적은데도 크나큰 외로움을 보고한 반면 자주 혼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고도의 외로움을 보고하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외로움에 대해 글을 쓴 치료사 겸 경영코치인 메간 브루노는 왜 어떤 사람들은 혼자서 보내는 시간에 더 잘 지내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자신의 필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필요할 때마다 자기 관리와 자기 사랑을 실천한다.”

브루노에 따르면 당신의 요구를 알고 당신에게 가장 잘 맞는 대처 메커니즘을 생각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어떤 사람들은 조용히 앉아서 혼밥 하는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TV 앞에서 식사하면서 친구에게 전화와 통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은밀한 즐거움을 탐닉하라

‘솔로 다이닝’ 하면 카페의 코너 부스나 동네식당의 바에 앉아서 먹는 이미지가 떠오르겠지만 최상의 혼밥은 집에서 혼자 먹는 것이다. 집은 내가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먹는지 아무도 보지 않기 때문에 별스럽고 기이한 식습관이나 은밀한 쾌락(guilty pleasures)을 마음껏 누려도 되는 곳이다.

뉴욕대학교의 식품연구프로그램의 졸업자문 서맨다 위더는 대학원 연구논문을 위해 몇 달 동안 150명의 혼밥 습관에 대한 기록을 수집했다. 그 반응은 즐거움, 수치심, 두려움 등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한 응답자는 혼자서 먹을 때는 혹시 질식이라도 할까봐 부드러운 음식만 먹곤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냉동식품이나 남은 투고음식을 침대에서 먹기도 하고, 겨자를 잔뜩 묻힌 찬고기를 먹기도 하며, 크래커 한 상자를 치즈 한통과 함께 모두 먹어치운 사례도 있었다.

“즐거운 이야기가 더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수치스러워하는 반응이 예상보다 많았다”는 위더는 “나라면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음식을 먹는 행위 자체를 축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고 공포나 자유, 창피함이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자기 자신의 태도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만일 당신이 아파트에서 혼자 냉장고에 있는 피클을 꺼내 먹고 있다면 이웃의 누군가도 그러고 있을 확률이 크다”고 말한 그는 “대도시에서는 혼밥이 너무나 흔하기 때문에 오히려 위안이 된다”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건배하라

혼밥이 불편한 사람은 혼술은 더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뉴욕의 소믈리에 빅토리아 제임스는 자신만을 위해 고급 칵테일이나 와인 한 잔을 마시는 것만큼 풍요로운 경험은 없다고 주장한다. “혼자서 술을 음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에게 건배하는 것이다. 그건 정말 아름답고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며 그 순간을 축하하는 일이다.”

식당에서 혼술 할 때 걸리는 점은 글래스로 파는 와인은 맛이 그리 훌륭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럴 때는 서버나 소믈리에에게 혹시 다른 와인을 테이스팅 할 수 없느냐고 물어본다. 아니면 와인 한병을 주문해서 한두 잔 마신 후 남은 와인을 집으로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포함한 많은 주는 남은 술을 집으로 가져가는 일이 허용된다.

■마음 챙김 혼밥

최근 몇 년간 마음 챙김(mindfulness)이 주류문화에 자리 잡으면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기인식을 높이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마인드풀 이팅 센터의 회장인 린 로시 박사는 마음 챙김이야말로 혼밥에 완벽하게 어울린다고 말한다. 혼자 먹을 때는 음식의 색, 질감, 맛, 냄새에 집중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다. 마음 챙김 혼밥은 식사 전, 식사 중, 그리고 식사 후에 모두 실행할 수 있다. 무엇을 먹고 싶은지를 결정하고 먹는 행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마음 챙김은 당신의 관심을 한 가지에 집중하고 되풀이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한 그녀는 “더 많은 관심과 집중을 갖도록 훈련시킴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By Jess McHugh>

 

 

혼밥이라고 대충 먹을 수 있나… 제대로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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