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달력으로 넘기며 새 날을 맞는다
미안한 마음 담아 칠월을 보내고
기대하는 마음 숨기며 팔월을 맞는다
약속을 다 지키지 못하고 보내는 칠월이여
내년에 만나면 내 꼭 약속을 지키리니 반드시
내게 또 오시게
여름의 정점에서 날 지켜줄 팔월이 난 조금은 두렵고 떨린다
왠지 모든것을 다 알고 있을 세월이기에
내가 한껏 꾸며도 내 민낯을 알고 코웃음 칠 것 같아서
어찌되었든 다시 찾아 와준 팔월
그대와 한달을 잘 지내고 싶소
새벽이면 침실 창가에서
아침이면 책상 앞 창문에서
하루종일 작두콩이 피고지는 나무울타리에 서있을 팔월이여
그대는 여전한데 난 이렇게 늙어 가는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