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과 상관없이 사람들은 자기가 키우는 애완동물과 깊이 통하지만 특히 10대의 삶에서 동물들이 하는 역할은 특별하다. 애완동물들은 청소년들이 정상적 발육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에 딱 맞는 맞춤형 위로를 제공한다.
그 첫 번째로 동물들은 잘했다 못했다 판단을 하지 않는다. 10대들은 수시로 판단의 대상이 되곤 한다. 어른들은 보통 청소년들에 대해 부정적인 스테레오타입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10대들에 대해 스스로 공평하거나 긍정적 시각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조차도 아이를 이렇게 혹은 저렇게 자라게 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으니 잔소리를 하게 된다.
“애완동물은 천성적으로 누구를 판단하지 않는다”고 터프츠 대학에서 인간-동물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발육 심리학자 메건 멀러 교수는 지적한다.
“많은 10대들이 애완동물과의 관계에서 아주 중요한 점으로 그 점을 말할 겁니다. 10대가 화가 나 있을 때 애완견은 ‘네 친구에게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었잖아’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지요.”
어른들이 비판을 안 한다해도 청소년들은 늘 또래 친구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린빌의 수의사로 쌍둥이 딸의 아버지인 앤디 로아크는 종종 소셜미디어와 사춘기 그리고 소녀들에 관해서 생각한다. 인정을 받고 못 받고에 관한 문제이다.
“우리는 누구나 남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그걸 우리에게 주는 것이 애완동물입니다. 100% 내편인 존재이지요.”
거기에 더해 애완동물은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애정의 느낌을 함께 나누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정서적 친밀감을 갈구하지만 그걸 얻기가 쉽지 않다. 혹시라도 제안했다가 상대방이 무시하거나 오해하거나 거부할까봐 두려워 제대로 시도도 하지 못한다.
코네티컷 웨스트포트의 수의사인 앤 다운스는 청소년들이 괜히 복잡하게 얽히거나 상처받을 두려움 없이 보살피고 사랑하게 해주는 것이 애완동물이라고 말한다.
LA에 사는 17세 소녀, 새디 라딘스키는 늙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된 애견을 아기처럼 품에 안고 밖에 나간다. 애견이 도움을 필요로 하니 자신이 그걸 채워준다며 흐뭇해한다.
애완동물과의 관계는 10대들에게 안전하게 정서적 친밀감을 누릴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건전한 신체접촉의 기회 또한 제공한다. 신체접촉이 기분을 좋게 하고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심리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10대들에게는 포옹이 쉽지가 않다. 감정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감수하고 있을 때조차도 청소년들은 부모가 안아주는 것을 보통 꺼려한다. 그리고 또래 친구에게서 신체접촉을 통한 위안을 찾기는 더더욱 어렵다. 때로 복잡한 행동으로 보이기도 하고 성적 접근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난 후 애견과 바닥에서 뒹굴거나 고양이, 기니피그 혹은 애완용 토끼를 껴안고 노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렇게 하면 확실하게 기분전환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동물들과의 신체접촉이 인간 신경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사실에 영감을 받은 세인트루이스 근교의 한 사립학교는 교무실에 선샤인이라는 골든 리트리버를 두고 있다. 6학년부터 12학년까지 있는 위트필드 스쿨의 루스 그레이트하우스 교장은 매일 밤 선샤인을 집으로 데려갔다 데려오곤 한다. 그레이트하우스 교장에 따르면 연중 압박감이 가장 높을 시기가 되면 보통 때보다 선샤인을 찾는 방문객이 많다.
최근 학기말 시험기간 중 평소에는 오지 않던 아이들이 많이 선샤인에게 와서 정을 주고받았다. 그렇게 어울리고 나서 아이들은 다음 할 일을 하러 가더라고 그는 전한다. 비슷한 이유로 일부 대학들은 학기말 스트레스 심한 기간 학생들에게 강아지들과 놀 기회를 제공한다.
동물들은 특히 정서적으로 위안이 필요한 사람을 용케도 알아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래서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10대들 정신치료 요법에 동물들이 공식적으로 활용된다.
한편 10대 둘을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다운스 수의사는 동물들이 청소년들에게 현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고 말한다. 10대들은 항상 지난 시험이나 앞으로의 일에 마음이 쏠려 있기 마련인데 애완동물들과 지내다 보면 현재를 즐기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10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서로 마음 통하고 애정이 넘치며 완전히 지금을 즐기는 믿음직한 관계들이다.
<애완동물이 좋은 이유>
1. 평가나 잔소리 안해
비판이나 판단하지 않고 들어주는 100% 내 편
2. 애정을 나누는 친구
상처 받을 두려움 없이 친밀감 나눌 수 있어
3. 신체접촉의 기회 제공
동물과의 신체접촉은 기분을 좋게 해줘
LA의 17세 소녀 세이디 래딘스키가 그녀의 애완견 마이키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