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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면 하락 사이클… 유동성 확보가 관건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9-03-27 12:12:17

부동산투자,불황,대처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무조건 가격 뛰던 시절은 끝나, 셀러 값 낮춰야

주거용 리스크 크지만 상업용은 기회 될수도

  ‘1031 익스체인지’등 세제혜택 적극 활용해야

만일 부동산 시장이 하락한다면 어떻게 손실을 피할 수 있을까. 프랜스 스왈프, 캐롤라인 스왈프 부부는 네덜란드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한다. 하지만 지난 90년대 플로리다주에서 마이애미대학교(University of Miami)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부터 플로리다 남부에 터를 잡는 게 꿈이었다. 그러다 2007년 주택 시장에 위기가 들이닥치자 두 사람은 드디어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2010년 마이애미 비치의 폰테인블루 리조트에 있는 콘도를 한 채 매입했다. 이미 가격은 바닥으로 떨어져 2년 전 보다 60%나 싼 값으로 살 수 있었다. 물론 현재 콘도의 시세는 두 배나 뛰어 오른 상태다.

스왈프 부부는 다른 부동산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1년 아트데코 빌딩에 위치한 다른 콘도 한 채를 구입했다. 콘도 값은 계속 올라 6년 뒤 두 배를 받고 팔았다. 부부는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대형 콘도를 사들이는데 자금을 투자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껏해야 5% 내지 10% 정도의 차익 만을 기대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런 상황을 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투자를 회수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검색 엔진 트룰리아(Trulia)에 따르면 마이애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얼어붙고 있다. 

주거용이든, 상업용이든, 부동산 투자는 미국 전체에서 생성되는 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지난 2007년 주택시장 붕괴는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당시 시장은 2년 넘게 25% 정도 값이 추락했다. 그 이후, 금리 인상으로 인해 매매는 부진했지만 주택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불경기에는 주택, 상업용 빌딩 할 것 없이 제대로 값을 받기가 더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투자는 얼고, 바이어가 사라지면서 시장은 추락한다. 셀러는 손실을 피하기 위해 끈질긴 인내를 배우게 된다. 

노던트러스트 수석 투자오피서 피터 헤일브론은 “부동산은 경제를 추적할 수 있는 훌륭한 기록”이라면서 “때가 되면 하락 사이클이 오기 마련이란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헤일브론은 2007년 주택시장 붕괴를 대공황 시절 주식 폭락에 비유한다. “그냥 주식시장만 추락한 게 아니다. 사람들은 주식을 버리다시피 팔아야 했다. 오늘 당장 불황을 맞는다면 내게 정말 필요한 것들까지 팔아치워야만 할까?”

수집용 자동차, 초고가 미술품, 최고급 와인과 위스키 등은 관리하기도 쉽고, 재미있고, 투자 수익도 많으며, 폼을 잡기도 아주 좋다. 그러나 경기가 악화되면 팔기가 힘들어진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구멍이 될 수도 있다.

부동산 투자는 전통적으로 크게 둘로 나뉜다. 오너가 직접 살거나 아니면 렌트를 주는 거주용 부동산이 그 중의 하나다. 다른 하나는 아파트 빌딩, 오피스 빌딩, 쇼핑 센터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이다.

주거용 부동산 오너에게는 경기가 침체되면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는 말이 달라질 수 있다. 고급 부동산 오너들은 오히려 또 다른 수익을 올릴 기회를 보게 된다. 불황으로 인한 급매물이나 관리가 되지 않는 매물을 사들이는데 돈을 쏟아부을 적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명 초고가 부동산 시장은 현재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바이어에게는 기회를 던져주고 있다. 물론 셀러에게는 위기의 시절이다. 뉴욕에서는 이런 하이엔드 시장이 한참 붐을 구가하고 있다. 헷지펀드 시타델 창립자인 케네스 그리핀이 지난 1월 센트럴파크가 굽어보이는 펜트하우스 한 채를 2억3,800만달러에 구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렇다고 해도 주택 시장의 열기가 식어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글라스엘리먼 부동산 회사의 브로커 노벨 블랙은 “가격이 마구 오르던 시절은 끝났다”며 “주택을 팔려면 12~18개월 전 가격보다 싸게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애미에서 스왈프 부부의 부동산 투자를 돕고 있는 EWM부동산의 브로커  앨리슨 터크는 “가령 코코넛 그로브 같은 일부 지역은 여전히 호황을 구가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바이어는 선택지가 넓어지고 셀러는 보다 현실적인 자세를 갖어야 하는 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투자자는 가격과 장기적 예상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손실을 막을 수 있는 대규모 세제 혜택이 있다. 가장 오랜 것으로는 ‘1031 익스체인지’가 있다. 일명 ‘라이크 카인드’(like-kind)라 불리는 이 제도의 뿌리는 과거 황무지를 농장으로 일구도록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토지 교환 면세제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IRS는 별도의 투자 소득세를 내지 않고도 땅을 서로 교환할 수 있게 허용했다.  

그 이후 이런 형태의 부동산 교환이 거래 전반으로 확산됐고, 면세된 거액의 자금은 또 다시 더 큰 부동산에 투자됐다. 이런 식의 투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부가 불리게 된다. 이론적으로는 소유주가 죽고 상속자가 부동산을 이어받기 전에는 부동산 거래로 인해 발생한 수익에 대해 세금을 한 푼도 안 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투자 거래에도 위험은 따른다. 특히 불경기 때는 더욱 그렇다. 윌밍턴트러스트 데이빗 고렌버그 부사장은 “지난번 불황 때는 ‘1031 익스체인지’의 혜택을 누리려던 투자자들이 거래를 완료시킬 수가 없었다”며 “결국 매각하는 부동산에 대해 세금을 내고 나서야 딜을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과거를 되돌아 보면 렌트 수입은 불경기에도 안정적이었다. 그리고 고급 주택보다 기본적인 투베드 아파트가 렌트를 내주기 쉬웠다. 루프스탁의 게리 비슬리 CEO는 “100만달러 주택을 렌트로 내준다고 해서 10만달러 부동산 렌트의 10배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가격이 높아지면 수익률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전형적으로 덜 비싼 주택이 더 높은 수익률을 낸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자 역시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충분한 유동성을 갖고 있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에버코어웰스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잰더 사장은 “미술품이나 자동차, 수집용 투자자들은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모든 것을 살펴보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 자칙하면 유동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마이애미의 스왈프 부부는 플로리다 남부 지역의 부동산 투자에 다시 문을 열어 두기로 결정했다. “대통령이 바뀌고 불경기가 끝나면 시장은 더 재미를 보게 될  게다. 그러면 우리도 마이애미로 돌아 오게 될 것이다. 경기 침체가 힘들 수도  있지만, 불경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인생을 살다보면 그저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유정원 객원기자>

때가 되면 하락 사이클… 유동성 확보가 관건
때가 되면 하락 사이클… 유동성 확보가 관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주택 가격은 지난 9월부터 열기가 식기 시작했다.    <Rose Marie Cromwell for The New York Times>

때가 되면 하락 사이클… 유동성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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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왈프 부부가 마이애미비치에 있는 콘도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Rose Marie Cromwell for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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