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 부담 감당 못해 불화 겪기도
병이 깊어지기 전에 위임장 작성을
가족 중 누군가가 치매에 걸린다면 개인의 불행으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전체 가족에게도 정신적 고통이 가중 될 것이고 금전적 부담 역시 적지 않을 것이다. 최신식 간병이나 성실히 돌봐주는 간병인, 충분한 재정 등 최상의 조건을 갖춘다고 해도 치매는 통제하기가 매우 어려운 질병이다. 월스트릿저널은 최근 치매를 앓는 환자 가족들이 재정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슬기롭게 극복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에 따르면 알츠하이머에 걸린 미국인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2017년 미국내에만 550만명이 이 질병을 앓고 있다. 이중 530만명이 65세 이상이며 약 20만명은 젊은이들로 나타났다.
또 65세 이상자 10명중 1명에 해당하는 10%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으며 2/3가 여성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매 66초마다 한명씩 알츠하이머와 기타 치매 진단을 받고 있으며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속도가 빨라져 매 33초에 한명씩 치매 진단을 받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사회적 큰 손실 초래
2016년 알츠하이머나 기타 치매 환자를 무급으로 돌봐주는 가족이나 친척들이 소비하는 시간이 무려 182억 시간에 달했고 가치로 따진다면 2,301억 달러나 된다.
또 돌봐주는 케어기버의 2/3는 여성이고 65세 이상 케어기버가 34%를 차지한다. 특히 케어기버의 41%는 가족 수입이 5만 달러 미만의 저소득 계층이다. 또 치매를 돌보는 케어기버의 24%는 18세 이하 자녀를 돌보면서 나이든 부모를 돌보는 일명 ‘샌디위치 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와 장기 간병 비용은 매우 비싸다.
2017년 알츠하이머와 기타 치매에 걸린 환자들의 치료비용은 대략 2,590억 달러로 나타났다.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서 67%에 해당하는 1,750억달러를 지불하지만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560억 달러에 달한다. 이런 환자들은 1년에 병원에 머무는 기간도 기타 질병 환자보다 2배는 더 길다. 따라서 메디케어에서도 일반 환자보다 비용을 훨씬 많이 지출한다.
2016년 알츠하이머 또는 기타 치매 환자에게 메디케어에서 지불한 치료비는 일반 메디케어 환자의 3배에 달했고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돈도 일반 환자보다 거의 5배나 높았다.
■ 가족의 부담 커져
이런 문제에 직면하면 치매환자의 가족들은 정서적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다. 특히 치매 환자의 배우자가 이미 사망해 자녀들에게 떠넘겨 질 경우에는 특히 더하다. 한사람의 질병이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면서 때로는 아주 가까운 가족과 사랑하는 친척들이 서로 싸우고 반목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가족간에 이런 어려움을 서로 이해한다면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다.
■경제적 손실
물론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한다. 미국내 치매 환자의 가족들은 연간 수백억달러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에 한 가정당 수천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건강 진료, 의료장비, 또 유급 간병인 등등 말이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에 따르면 평균 무급 간병인은 치매 환자를 위해 한주에 거의 22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 경비로도 상당히 큰 손실을 보지만 아무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우선 일을 하지 못해 수입이 줄어들 것이고 일을 한다고 해도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며 기타 집안일로 사용해야 하는 돈이 크게 줄어드는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극심한 정서적 고통
경제적 손실은 가족들이 받는 정서적 고통에는 미치지 못한다.
부모와 함께 살던 사회 초년생이 부모가 치매를 앓기 시작하면 더 이상 돌볼 수 없게 된다.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나이가 든 부모를 돌볼 수 있는 시간적 정서적 에너지가 매우 부족하다. 한동안 부모를 돌보겠지만 결국 부모를 다른 형제들에게 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 젊은이들은 짐을 덜 수 있겠지만 죄스러움 감정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른 자녀들이 종종 효도라는 의미에서 부모를 돌아가면 돌불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또한 순서가 된 형제들이 불평을 늘어 놓으면 형제간에 분화가 심해져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발생한다.
■법적 문제
병이 상당히 진행 된다면 의료 결정이나 재정 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런 중요한 결정을 누군가가 맡아서 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리인이 필요하게 되는데 질병이 깊어지기 전에 미리 법적 서류를 작성해 두는 것이 좋다. 시기를 놓치면 환자가 서명을 하지 못하거나 한다고 해도 법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재정이나 치료를 결정해줄 위임장을 가족 중 가장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준다. 이런 서류가 없다면 케어기버가 법원을 통해 모든 결정권을 위임 받아 일을 처리하게 된다. 이럴 경우 가족 이름이 들어가지 않은 은행 구좌를 가족들이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고 기타 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다.
노인들에게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많다.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
<김정섭 기자>
알츠하이머에 걸린 미국인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2017년 미국내에만 550만명이 이 질병을 앓고 있다.
<Paul Rogers/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