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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상 아티스트 순회공연 빠질 수 없는‘동행 단골’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9-02-02 21: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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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어느 오후, U2의 순회공연 마지막 장소인 베를린의 메르세데스-벤츠 아리나 공연장. 수십명 스탭들이 공연 장비들을 내리고 있을 때 한 남성이 몇몇 스탭들과 반갑게 포옹하며 인사를 했다. 그의 이름은 한스-쥐르겐 토프(62). 이어 그는 세탁기와 건조기들이 웅웅 대는 후덥지근한 방으로 들어섰다. 

“이게 내 삶입니다. 아티스트들은 그들의 인생을 살고, 나는 나의 세탁 인생을 살지요.”

그는 순회공연단 세탁의 세계 최고 전문가이다. 마돈나, 핑크, 비욘세 등 세계 정상급 음악인들과 함께 순회 여행을 하곤 한다. 

순회공연 규모가 커지고 전문화하면서, 함께 움직이는 인원과 투어 거리, 기간은 엄청나다. 7개월 간 2개 대륙을 누빈 U2 투어의 경우 대략 150명이 동원되었다. 그들 모두 먹을 것, 잠 잘 곳 그리고 깨끗한 의복이 필요하다. 

여기에 토프가 들어서는 것이다. 그의 회사인 록 ‘n‘ 롤 론드리는 이들 공연단에 세탁 장비와 세탁 스탭들을 제공한다. 토프 자신은 요통 때문에 U2 투어에 동행하지 않았지만 순회공연단이 베를린에 왔을 때 그는 대여한 세탁기와 건조기들을 되찾기 위해 베를린에 왔다. (요즘은 요통 때문에 주로 독일에 머물고 있지만 투어에 동행했을 때 그는 멀리 남미와 호수까지 갔었다.)

20년 전만해도 순회공연단은 세탁 시스템이 없었다. 각 지역 공연 때마다 현지의 세탁장에 가서 신속하게 세탁물을 처리하곤 했다. 그러니 세탁해온 옷가지는 젖어있기 일쑤였고, 남자 빨래 속에서 여자 팬티가 섞여 나오기도 하곤 했다. 

그러던 중 2000년대 초반, 토프라는 ‘작은 남자’가 독일의 공연장 밖에 밴을 가지고 나타나서는 공연단의 세탁물을 맡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러더니 옷가지들을 깨끗하게 세탁해서 반듯하게 접어 가지고 오더라고 U2의 제작 감독인 베리는 말한다. 그래서 얼마 후 베리는 토프에게 투어에 합류하라고 권했다. 

“세탁에 열정적인 사람을 찾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토프는 열정적이지요.”

U2 콘서트 몇 주 후 그는 베를린의 또 다른 공연장인 맥스-슈멜링-할레의 지하실에서 아들 아킴(31)의 일을 도왔다. 독일의 인기 랩 그룹인 디 판타스티첸 비에르 팀의 세탁 일이었다. 토프에 따르면 순회공연단 세탁의 가장 힘든 것은 엄청난 양이다. 아울러 힘든 것은 제한된 시설로 세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옥외에서 세탁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어디든 수도가 있는 곳을 찾아야 할 때도 있다. 

“독일에 있는 모든 풋볼 경기장의 어느 화장실이 고장나있는지를 나는 알고 있습니다.”

투어에 합류하면 토프는 거의 매일 팀원들의 옷을 빠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옷을 빨고 나면 보통 작은 선풍기로 말려야 한다. 그가 빨았던 옷들 중 가장 더러운 것은 메탈 밴드 슬립토트가 입었던 내리닫이 작업복. 맥주와 크림과 가짜 피를 뿌린 옷이 3일 동안 세탁물 자루에 담겨 있었다.  

아티스트들 옷에 가장 흔한 얼룩은 땀과 알루미늄 먼지. 먼지는 공연자들이 무대에서 뒹굴고 무릎 꿇고 하면서 묻는다. 최선책은 무대에 매트를 까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렇게 하면 바지가 덜 망가진다는 것이다. 

아티스트들의 옷을 세탁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큰 일이기도 하다. 한번은 그가 세탁한 바지에 색이 변한 줄이 생겨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그 일을 평생 잊지 않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한번은 데이빗 하슬호프가 아끼고 아끼는 바지를 줄어들게 만들었고, 한번은 그가 고용한 드라이클린 담당자의 잘못으로 자넷 잭슨의 3,000달러짜리 베스트가 망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실수는 극히 예외적인 케이스라고 그는 덧붙인다.  

투어에 함께 할 때면 그의 일과는 보통 한편에서 옷가지들을 세탁하는 동시에 서너 시간씩 다림질을 하는 것이다. 몇 시간씩 옷을 다리는 일은 그가 가장 싫어하는 일이다. 

순회공연 중 경우에 따라서는 하루에 20시간 세탁을 하기도 한다. 공연이 끝나면 세탁기계들은 바퀴달린 특수 제작 케이스에 넣어 트럭에 실은 후 다음 공연지로 이동한다.

그가 처음 공연단 세탁을 시작한 이후 순회공연 비즈니스는 훨씬 전문화하고 비즈니스 중심이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과거 그가 세탁할 때면 공연단 옷가지에서 언제나 마약이 나오곤 했다. 지금은 허벌 티백들이 주로 나온다고 그는 말한다. 

토프는 1956년 동독 난민가정에서 태어났다. 공산주의 체제 동독에서 그의 아버지는 감자 운송 차량에 사람들을 몰래 태워 철의 장막을 벗어나게 돕는 일을 했다. 그러다 동독 비밀경찰에 체포되자 그의 아버지는 아내와 함께 당시 서독이던 루드비그샤펜으로 도망쳤다. 거기서 세탁업을 시작했고, 토프는 여전히 거기에 살고 있다. 

1982년 그가 부모의 세탁소 배달을 돕던 어느 날 저녁이었다. 미국가수 테드 뉴전트의 투어 버스가 길을 잃은 것을 보고 운전기사에게 길을 가르쳐준 후 그는 콘서트 공짜 티켓을 받았다. 그리고는 그날 저녁 그는 밴드 대원들의 옷을 세탁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후 뉴전트의 매니저의 권유로 계속 공연단 세탁을 맡으면서 그는 엘튼 존, 블루 오이스터 컬트 등 콘서트 장소마다 찾아다니며 공연자들에게 당일 세탁 서비스를 제공했다.

얼마 후 그는 작은 트럭을 사서 세탁기와 건조기 각 두 대씩을 싣고 투어 밴드를 따라 다녔다. 낮에는 비 지스 같은 유명 밴드의 옷을 세탁하고 밤에는 세탁기 위에 누워서 잠을 자는 일이 시작되었다.

이제 토프의 비즈니스 수익 대부분은 각 순회 공연단에 세탁기계를 대여하는 데서 온다. 최근에는 미국판 록 ‘n’ 롤 런드리를 시작한 한 사업가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루드빅샤펜에서 그는 기업체와 식당들을 대상으로 한 세탁 서비스업도 병행하고 있다. 

최정상 아티스트 순회공연 빠질 수 없는‘동행 단골’
최정상 아티스트 순회공연 빠질 수 없는‘동행 단골’

마돈나, 핑크, 비욘세 등 세계 최정상의 음악 스타들과 함께 세계를 누비는 세탁업자 한스-쥐르겐 토프. 스타들의 순회공연에 동행할 때면 그는 다림질에만 하루 서너 시간씩 매달리곤 한다. 

<Felix Bruggemann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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