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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갈 상황 아니었다… 1만2천달러 내라’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8-12-06 09:09:08

응급실,보험사,진료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구체적 가이드라인 없이 최종진단 결과로 비용부담 판정

불필요한 응급실 이용 막아 비용 절감… 환자들 난감

요즘 보험이 있어도 응급실을 찾을 때는 주의해야 할 것 같다. CBS방송은 건강보험이 있는데도 응급실 치료비를 거부당한 켄터키의 한 환자 케이스를 보도하면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의 진료비 지불을 까다롭게 하는 건강보험 회사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켄터키 프랭크포트에 사는 브리타니 클로이드는 지난 2017년 8월1일 출산의 고통보다 더한 통증을 느껴 간호학교에서 일하는 엄마의 도움으로 인근 응급실을 찾았다. 처음엔 맹장이 터지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응급실 검사 결과, 난소 낭종 진단을 받았다. 응급실에서는 진통제를 처방됐고 주치의를 찾아 진료를 받으라고 말했다. 

클로이드는 앤선블루크로스 PPO 건강보험 플랜에 가입돼 있었다. 따라서 클로이드는 응급실 방문 때 내야 하는 약간의 코페이 정도만 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15일쯤 지나자 건강보험회사 앤섬이 편지를 보냈다. 편지 내용은 “귀하의 증상이 응급상황의 정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응급실 비용 1만2,596달러를 모두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브리타니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7년 설립된 비영리 의사, 환자 의료시설 옹호 단체 ‘의사 환자 권리 프로젝트’(DPRP)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건강보험 업계에서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DPRP는 앤섬보험사는 응급실로부터 클로이드가 받은 것과 같은 청구서를 받을 것이 두려워 가입자들, 특히 가난하고 교외에 거주하는 가입자들이 응급실을 가는 것을 겁내도록 하는 조직적인 거부 정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켄터키 렉싱턴의 응급의학 전문의 라이언 스탠턴은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공포를 확산 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앤섬 대변인 조이킬 데이비스는 아직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면서 “앤섬의 응급실 검토부는 고객들이 가장 적당한 장소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권장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앤섬의 커버 클레임 점검은 최근 수년간 비 응급 상황인데도 부적절한 응급실 이용을 줄이는데 목표를 둔다”고 부언했다. 

앤섬은 응급실 방문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나 DPRP가 입수한 앤섬의 계열사 편지 내용을 보면 앤섬은 일반 의사 또는 일반 의료시설에서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도 응급실에서 빨리 치료를 받으려는 가입자들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다. 

앤섬에 따르면 가입자들의 응급실 방문의 1/4 이상은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 편지는 “불필요한 응급실 방문을 줄일 수 있다면 연간 의료비용을 44억 달러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앤섬은 회원사들이 1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약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쟁의 여지, 그리고 위험성

앤섬이 이 정책을 켄터키에서만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남부 및 중서부 지역에서도 이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조지아에서는 조지아 응급실 의사협회와 조지아 의사 협회는 앤섬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응급 환자 커버를 소급해 거부하는 논쟁적이고 위험한... 정책”을 철회해 달라는 소송을 낸 상태다. 

클레어 맥캐스킬(민주·미주리) 상원의원은 연방 보건후생서비스 및 노동부에 보낸 편지를 통해 보험회사들이 클레임을 거부하는 행위가 “프루던트 레이퍼즌 스탠다드”(Prudent Layperson Standard)에 위배되는지를 살펴봐달라고 요청했다. 

맥캐스킬 상원의원은 오는 1월 상원을 떠난다. 하지만 맥캐스킬 상원의원이 편지에 대한 답장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응답하지 않았다. 

“프루던트 레이퍼즌 스탠다드”란 건강보험회사는 최종 진단 결과가 아니라 환자의 증상만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도 의료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다시말해 환자가 가슴에 심대한 통증을 느껴 응급실을 찾았는데 결국은 열공 탈장과 같은 비 응급 상황으로 판명 났어도 보험회사는 응급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법이다. 이 법은 지난 1997년 의회가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환자를 위해 제정했고 2010년 그룹 및 개인 건강 보험 플랜으로도 확대됐다.  

일반 환자가 자신이 느끼는 통증이나 부상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을까. 그렇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 응급실로 간다면 보험회사가 치료비를 거부해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해야 하는가. 

맥카스킬 의원은 질의서에서 “환자는 정확하게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연간 1억3,700만명이 응급실을 찾아

이런 문제로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옥죄어지고 있다. 연간 평균 거의 5명당 1명꼴로 응급실을 찾는 것으로 DPRP는 밝혔다. 숫자만으로는 1억3,700만명이다. 

의사 환자 그리고 보험회사들은 통계상 2012년 평균 응급실 비용이 1,233달러로 나타났지만 이것은 옛날 이야기임을 인식해야 한다.  

메릴랜드 대학의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젊고 중년의 성인들의 약물 남용 케이스가 증가하면서 응급실을 거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 지출 비용도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앤섬은 아주 작은 비용 절감만으로도 의료 시스템에 큰 도움일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15년 미국인들은 의료비용으로 2조 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앤섬은 응급실에 들어갔다가 아무런 치료도 받지 않고 나오는 사례가 전체의 5%에 달한다고 밝혔지만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소 3.3%라고 전하고 있다. 이들중 일부는 정신질환 환자다.  

그러나 CDC 데이터를 보면 가슴 통증이나 복통, 고열과 같은 심각한 상황에서는 응급실을 찾는 것은 옳은 선택임을 알수 있다.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43%는 병원에 입원한다고 데이터는 지적하고 있다. 

비평가들은 앤섬은 중단되기 전까지 계속 응급 치료비를 거부하는 정책을 밀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정섭 기자>

‘응급실 갈 상황 아니었다… 1만2천달러 내라’
‘응급실 갈 상황 아니었다… 1만2천달러 내라’

요즘 보험회사들이 응급실 방문 남용을 줄이겠다는 이유로 응급 치료비를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iko Ojala/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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