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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앞서 공항서 즉석 결혼증명서 받아요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8-04-17 09:09:07

결혼,결혼증명서,라스베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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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도착후 팝업 결혼증명 오피스서 픽업

더 빨리, 더 편리하게… 15분 만에 발급 끝

신청 몰려… 1년 내에 결혼식 올려야 유효

그들의 결혼식은 일요일 정오였는데 금요일 아침 플로리다 탬파베이에서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스피릿 항공편이 기상 악화로 취소되었다.

그들은 급하게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직행노선을 예약했다. 그들이 결혼식을 올릴 ‘채플 오브 플라워스’는 딱 정오에 맞춰 기다리고 있었고 데이비스 클레이턴과 애쉴리 들롱은 일생에 한 번 뿐인 결혼의 행복을 항공 스케줄 때문에 망쳐버릴 수는 없다고 다짐했다. 또 스케줄을 조정할 경우 

채플이 부과하는 수수료도 낼 생각이 없었다.

비행기 좌석은 거의 차 있었다. 장거리 비행엔 고통스러운 가운데 좌석만 몇 개 남아 있어서 

결혼식을 몇 시간 앞둔 예비부부는 따로 떨어져 앉는 첫 여행을 감수해야 했다. 그래도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위로하면서 라스베가스 공항에 도착한 이들 앞에 생각지 못했던 ‘행운’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하물 캐리어 넘버 5와 환전 부스 뒤쪽으로 팝업 결혼증명 발급 오피스가 서 있는 것이었다.

이들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신랑신부의 실물크기 입간판을 지나 그 작은 사무실로 들어갔다. 카운터에는 클립보드들, 장미꽃으로 장식된 펜들과 함께 초콜릿이 가득 담긴 유리 쟁반이 놓여 있었다. 여행용 큰 가방을 끌고 결혼하러 온 커플의 피로를 씻어주려는 듯, 하트모양의 풍선들이 이들을 반겨주었다.

신분증을 보여주고 각자 사인한 후 수수료 79.79달러를 크레딧 카드(현금은 받지 않는다)로 지불했다. 그렇게 15분 만에 클레이턴과 들롱은 완벽하게 ‘법적 부부’가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채플 오브 플라워스에 예약되어 있는 결혼의식 뿐이다.

라스베가스와 결혼은 이 도시의 가장 강력한 경제와 마케팅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라스베가스가 속해 있는 클락 카운티 결혼증명 발급부서(Marriage License Bureau)는 매년 약 8만 건의 결혼증명서를 발급한다. 미 전국에서 가장 바쁜 결혼증명 발급관공서 중 하나다. 매년 밸러타인스 데이 무렵엔 평소보다 두 배로 늘어난다.

라스베가스 당국도 예비부부들이 보다 쉽게, 편리하게 결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인색하지 않다. 팝업 오피스엔 엘비스 채플, 리틀 처치 오브 더 웨스트, 비바 라스베가스 웨딩 채플 등을 안내하는 브로셔들이 (무료 샴페인 한 병을 주는 쿠폰과 함께) 구비되어 있다.

이곳에서 발급된 결혼 증명은 모든 결혼 채플에서 인정된다. 단 발급 후 1년 내에 치르는 결혼식에만 유효하다. 오늘 증명을 발급받고 ‘로맨틱한 뱀파이어 웨딩’을 원한다면 10월까지 기다렸다가 결혼식을 올려도 된다. 마리화나 흡연자들을 위한 결혼식, ‘weeding’을 전문으로 하는 캐니비스 채플도 오픈했다.

카운티 클락 린 고야는 결혼 성수기에 세워지는 공항의 임시 팝업 발급 오피스는 신청이 산적한 다운타운 오피스의 부담을 덜려는 목적도 있지만 그보다는 타지에서 날아와 이곳에서 결혼하려는 신랑신부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강조한다. 보통 2월 밸런타인스 데이 무렵과 할러데이 시즌 등에 오픈한다. 

라스베가스 공항의 팝업 결혼증명 발급 오피스는 사랑과 편리함과 기이함의 이미지가 혼합된 사물이다. 세계 유명 관광명소의 모형을 세워 놓은 라스베가스의 스트립에서 인 앤 아웃 햄버거를 사먹기 전에 음료수를 들고 파리의 에펠탑과 브루클린 브릿지, 그리고 베니스 운하까지 섭렵할 수 있는 이 마법의 도시와 딱 어울리는 이미지다.

금요일 오전의 공항, 팝업 사무소는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호기심의 대상이다.

“결혼할래요?” 한 중년 여성이 함께 가던 남성에게 묻는다. “증인만 몇 명 있으면 할 수 있겠네” 남자는 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한다. 그러나 그들은 결혼 대신 택시를 타고 떠났다. 다른 몇몇 관광객들이 셀폰으로 ‘LOVE‘라고 써 붙인 오피스의 사진을 찍고 있는 옆에서 한 남자가 큰 소리로 물었다. “이혼 부스도 곧 들어 섭니까?”

디트로이트에서 막 날아온 프레디 켈리와 타미카 오르는 토요일에 결혼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다운타운까지 가는 것보다는 공항에서 결혼증명서를 받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7년 동안 함께 해온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웃었다. 3살짜리 어린 아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노는 동안 이들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결혼증명서에 서명을 마칠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에서 온 블레이크 세든스(21)와 약혼자 맨디 조지슨(24)은 차를 타고 왔지만 텍사스 등에서 날아오는 친척들 픽업을 위해 공항에 나온 김에 결혼증명서까지 발급받게 되어 정말 편리했다고 만족해했다.

친척들의 도착까지는 아직 한참 더 있어야 하지만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공항 곳곳마다 슬롯머신이 한순간의 횡재를 손짓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라스베가스는 깜짝 횡재뿐만이 아니라 갈수록 더 빨라지고, 더 편리해지는 결혼 절차, ‘영원한 사랑으로 가는 고속 하이웨이’도 제공하고 있다. 

<LA타임스-본보특약>

결혼식 앞서 공항서 즉석 결혼증명서 받아요
결혼식 앞서 공항서 즉석 결혼증명서 받아요

라스베가스의 맥캐런 국제공항에 마련된 팝업 결혼증명 발급오피스. 왼쪽은 실물 크기의 홍보용 입간판이고, 오른쪽 뒤편으로 라이선스를 받는 블레이크 세든스와 맨디 조지슨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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