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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사람’초대해? 말어… 그것이 문제로다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8-04-11 09:09:38

결혼,하객,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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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람의 새로운 출발 옛 관계는 정리

초대 받지 못한 친구의 배신감 상처도

다른 많은 신부들과 마찬가지로 이타마르 코너는 지난해 그녀의 결혼식에 초청할 하객명단을 작성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  참석자 범위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그녀는 버지니아 주 콴티코 소재 해병대기지 예배당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만 초청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마나사스 다운타운의 조그마한 타코 레스토랑에서 펼쳐진 피로연에는 신랑신부의 직계가족, 초등학교시절부터 함께 했던 각자의 소꿉친구들, 그녀와 남편이 커플이 된 후 제일 먼저 인사를 튼 쌍방의 ‘이너서클’ 친구들만이 참석했다.  예비신랑은 코너(22)에게 하객초청에 관한 모든 결정권을 위임했고, 칼자루를 잡은 그녀는 장고 대상이었던 둘의 ‘지나간 사랑’을 명단에서 지워버렸다.     

코너는 “둘이 만나 결혼을 전제로 사귀기 전에는 나도, 그 사람도 스물한 살 동갑내기 ‘자유인’이었다”며 “같은 나이 또래가 그렇듯 우리 역시 서로 마음이 맞는 상대가 생기면 스스럼없이 데이트를 즐겼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만나 제법 깊게 사귄 연애상대 또한 적지 않았고, 추억이라는 흔적으로  마음속 깊이 갈무리 된 얼굴들 또한 없지 않았지만, 코너는 이들 모두를 하객명단에서 과감히 잘라냈다. 코너는 “우리의 소중한 결혼식에 과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지난 후에라도 결혼기념사진에서 옛 사랑(ex)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샌안토니오에 기반을 둔 에티켓 전문가 다이언 고츠먼은 “지금 우리는 첫 입맞춤 상대와 결혼하는 세상에 살고 있지 않다”고 거들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복수의 상대와 데이트를 즐긴다. 만나는 대상은 이웃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으며 담당 치과의사일 수도 있다. 

온라인 데이팅과 결혼을 늦추는 추세로 인해 ‘무제한 데이트’가 급속하게 대세를 형성하는 중이다.” 그 결과 결혼식 하객 리스트 작성을 할 때 잔치판에 과거의 남자나 여자를 부를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는 커플을 종종 보게 된다. 

어찌 보면 옛 사랑은 웬만한 친척보다 더 가까이 느껴지는 “의미 있는” 존재일 수 있다. 인생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출발선에서 “그 사람”의 축하를 꼭 받고 싶은 마음이 들 법도 하다. 옛 관계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는 절차라는 의미 부여 역시 가능하다.  

하지만 그건 신랑신부와 옛 파트너 모두에게 대단히 까다롭고 예민한 문제라고 고츠먼은 강조한다. 반드시 피해야 할 절대 금기는 아니라 하더라도 “신랑신부 커플의 감정과 전체 분위기를 고려해 신중히 다뤄야 할 문제”라는 견해다. 고츠먼은 엑스를 초청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여부를 나름대로 확인하고 싶다면 상대가 신랑이나 신부 혹은 둘 모두의 마음 속에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느냐부터 들여다보라고 권했다. 예비 커플의 가슴에 ‘그’가 여전히 묵직한 무게로 얹혀져 있다면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다.   

콴티코에서 복무중인 올해 24세의 해병 폴 후앙은 지난해 7월 7일 새크라멘토 사과농원에서 올린 결혼식을 통해 레이린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폴은 레이린과 한때 사귀었던 친구의 소개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조금 어색한 상황이긴 하지만 레이린의 새 남친과 옛 사랑은 아직도 절친한 친구처럼 행동한다.  폴은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레이린을 소개해준 당사자인 ‘신부의 엑스’에게 결혼식의 베스트맨을 맡아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그는 “신랑과 신부 공동의 ‘친구’가 둘 중 한 사람과 한 때 사귀었다는 이유로 결혼식에 초청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여러 번 들었다”며 “하지만 설사 그들이 잠자리를 같이 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해도, 그건 이미 지나간 과거일 아니냐”고 되물었다. . 그는 “과거의 사랑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한번의 키스는 그저 키스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폴의 친구인 레이린의 엑스는 이런저런 핑계를 둘러대며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레이린은 “아마도 그게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가 초청을 안 하는 것도 뭣하지만 그가 참석하는 것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라며 “이미 신랑에게 그와 상당히 가까운 사이였다고 실토했기에 결혼식장에서 세 사람이 얼굴을 맞대기엔 꽤나 민망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맨해튼의 특수교육 교사인 제시카 버치(33)는 대학시절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3인조를 이뤄 함께 어울려 다녔던 ‘공동의 친구’와 결혼하면서 자신을 초청하지 않자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제시카는 “학창시절 조정부에서 우리 셋은 늘 한 조였다”며 “어느 동아리건 남자와 여자가 있기 마련이고, 그 가운데서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교제를 하다가 어느 시점에선가 그룹 내의 데이트 상대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인데, 다 지난 일을 가지고 왕년의 절친을 결혼식 초청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건 찌질한 짓”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조정부 친구들로부터 “걔들 결혼식에 갈 거냐”는 질문을 받은 뒤에야 비로소 자신이 따돌림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제사카는 초청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숨긴 채 “일 때문에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둘러댔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거의 모든 조정부 친구들이 청접을 받은 것을 알고는 기분이 몹시 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엑스의 기분을 고려해 결혼식에 무리하게 초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은 물론 아니다. 레이린이나 제시카처럼 과거의 인연으로 묶인 세 사람이 계속 친구로 지내는 상황에서 신랑과 신부 가운데 어느 한쪽이 짝꿍의 옛 사랑에 은근히 질투심을 내비친다면 그 역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결혼 및 인간관계 치료사인 레이철 수스먼은 “결혼식은 커플로 엮인 두 사람이 과거를 털고 새로 시작하는 자리인 만큼 불편한 참석자는 제한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엑스의 초청을 둘러싼 상황이 한결같이 복잡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2012년 시카고에서 결혼식을 올린 프리랜서 작가 로렐 니도스피얼(33)은 일말의 주저감도 없이 자신의 친한 친구와 결혼한 전 남친을 초청했다. 결혼하기 수년 전에 이미 그에 대한 감정이 완전히 정리되었던 터라 달리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초대를 받은 엑스는 웨딩 플래너의 착오로 문제가 생긴 스모어스 바(간식의 일종) 스테이션을 맡아 하객들이 그레이엄 크래커에 피넛 버터를 바르고 마시멜로를 얹는 것을 도와주는 등 맹활약했다.  

‘과거의 사람’초대해? 말어… 그것이 문제로다
‘과거의 사람’초대해? 말어… 그것이 문제로다

자신의 결혼식에 옛사랑을 하객으로 초청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에티켓 전문가들은 “반드시 피해야 할 절대 금기는 아니라 하더라도 신랑신부 커플의 감정과 전체 분위기를 고려해 신중히 다뤄야 할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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