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수사 촉구 하루만에
‘미국 입국 금지시켜라’낙서도
퀸즈 플러싱 먹자골목 LIRR 머레이힐 역사의 아시안 증오낙서로 파문<본보 12월18일자 A1면>이 일고 있는 가운데 LIRR 당국이 문제의 낙서를 제거한 지 하루도 안 돼 이번엔 한인 이민자를 직접 겨냥한 증오낙서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전날 지역 유력 정치인들과 한인 주민 및 상인들이 LIRR역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지 24시간도 안 돼 비웃기라도 한 듯 증오낙서가 재발했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한인사회가 인종주의자로부터 농락당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와 먹자골목상인번영회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과 17일 플러싱 149가 먹자골목 LIRR 역사의 맨하탄 방면 플랫폼에 설치된 역명 표지판에 아시안 비하 낙서가 잇따라 발견된 데 이어 19일에는 증오낙서가 지워진 동일한 자리에 ‘한국인은 당장 떠나라!(Korean Out Now!)‘는 낙서가 발견됐다.
또한 아이스크림 업체인 하겐다즈 광고가 게재됐다가 전날 MTA 자체 광고로 대체된 새 광고판은 ‘미국 입국을 금지시켜라’(Please Stop the ....... from entering USA)’라는 낙서로 다시 채워져 이번 사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입국을 금지시켜라’는 문구의 경우 ‘코리안’이나 ‘아시안’으로 추정되는 입금금지 대상 부분이 누군가에 의해 칼로 훼손돼 있는 상태이다.
문제의 낙서는 이날 오전 8시께 맨하탄 방면 LIRR 기차를 기다리던 중국계 주민 피터 량 자오씨가 가장 먼저 발견, 페이스북에 올렸으며, 론김 뉴욕주하원의원측과 피터구 뉴욕시의원측, 토비앤 스타비스키 뉴욕주 상원의원 등 정치인들은 LIRR에 즉각 신고하고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LIRR측은 이날 오후 6시께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일부 한인들은 동일한 인종주의자로부터 농락당하고 있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영환 먹자골목상인번영회장은 이와관련 “낙서의 알파벳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17일 발견된 낙서와 같은 필체로, 동일인이 반복적으로 저지르고 있음이 틀림없다”면서 “정치인들까지 나서 이번 낙서를 규탄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다시 같은 자리에 발생한 것은, 인종 혐오 범죄를 계속하겠다는 범인의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조속한 범인 검거라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오씨가 아시안증오낙서 사진을 올린 페이스북에는 한인과 중국인 등 약 30명이 ‘화나요’를 클릭,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최희은 기자>
아시안 증오 낙서로 오염돼 18일 새로 교체된 광고판<오른쪽 원내>은 19일 다시 더럽혀졌다. 18일 낙서가 씌여진 머레이 힐 역 표지판에도 ‘한국인은 떠나라’<왼쪽 원내>라는 낙서가 발견됐지만, 이날 오후 경찰이 낙서를 제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