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이규 레스토랑

필요할 때 편리하게‘피임약 자판기 속으로’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10-18 10:10:18

피임약,자판기,캠퍼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가격 비싸 일반 약국선 잘 비치 않아

남의 눈치 안보고 저렴하게 구입 인기

사후피임약(morning-after pill)을 구입할 수 있는 나이 제한이 철폐된 지 4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젊은이들이 이를 구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국의 대학생들은 모닝 애프터 필을 비치한 벤딩 머신을 교내에 설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실제로 설치에 성공한 사례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UC 샌타바바라와 UC 데이비스는 올 들어 ‘웰니스’ 머신을 설치해 뉴스가 된 바 있다. 이 벤딩 머신에는 플랜 B(사후피임약 이름)의 제너릭 브랜드와 임신 테스트기, 여성 위생용품, 애드빌 등의 진통제 등이 갖춰져 있다. 

머신 설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UC 데이비스의 졸업생 파르티크 싱은 30개 이상의 대학들로부터 자기네 캠퍼스에도 설치하고 싶다는 문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UC 데이비스는 지난 4월 벤딩 머신을 설치했는데 지금까지 응급피임약 50개가 팔렸을 정도로 이용도가 높다고 전한 싱은 “이제 시작이며 전국에서 큰 반향이 잇달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닝 애프터 필은 피임약에 들어있는 합성호르몬을 고용량 함유한 약으로, 난소에서 난자가 배출되지 못하게 함으로써 임신을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 흔히 ‘낙태약’으로 불리는 미페프리스톤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유산을 유도하는 미페프리스톤과는 달리 사후피임약은 이미 난자가 자궁에 착상했다면 임신을 끝낼 수는 없다. 따라서 피임하지 않고 성관계를 나눈 후 24시간 내에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이다.

플랜 B와 제너릭 약은 현재 오버더 카운터로 살 수 있는 약이지만 드럭스토어에서 찾아보기란 매우 힘들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내놓고 팔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현재 약국에서 플랜 B의 평균가격은 50달러, 제너릭 버전은 40달러 정도다.

많은 대학들이 헬스 센터 내에 이 약을 갖춰놓고 있긴 하지만 양호실의 오픈 시간이 짧고 주말에는 문을 닫기 때문에 학생들은 정작 필요한 때 약을 구할 수 없다고 불평하고 있다. 벤딩 머신을 들여놓아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학생들 스스로 고안해낸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UC 대학들을 모델로 한 피임약 자판기 설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 스탠포드 대학은 이번 쿼터의 시작과 함께 마이 웨이(My Way, 플랜 B의 제너릭 이름)를 25달러에 판매하는 머신을 설치했다. 이를 위해 거의 3년 동안 애써온 스탠포드 졸업생 레이첼 사무엘스는 자기 남자형제가 다니는 남가주 포모나 칼리지에서 비슷한 머신을 들여놓는 일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극받아 이 일을 추진했다. 

스탠포드의 헬스 센터 약국에서도 플랜 B를 팔고 있지만 주말에는 문을 닫는 것이 문제였다. 이 때문에 사무엘스와 일단의 학생 그룹은 2015년 초부터 재학생들을 상대로 응급피임약을 보다 쉽게 구하기를 원하는지 파악하는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어떤 학생들은 약국이나 학교 헬스 센터를 찾아가는 일이 당혹스럽고 스트레스가 된다고 말했고, 헬스 센터의 운영시간도 짧은 것이 문제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무엘스의 한 친구는 사후피임약을 사러 CVS, 월그린스, 타겟 등지를 한참 돌아다니고 나서야 약을 구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2016년 학생회 간부였던 사무엘스는 응급피임약 벤딩 머신 설치를 최우선 과제로 상정했다. 그 결과 학생회는 대학 당국과 협상을 통해 머신의 비용을 양측이 반반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했고, 마침내 올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플랜 B 벤딩 머신을 처음 들여놓은 대학 중에는 2012년 펜실베니아의 시펜스버그 대학이 있다. 당시에는 17세 이상의 여성만이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었으나 바로 다음해 FDA는 나이 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 약의 판매 규정에 대해 많은 혼돈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프린스턴 대학 연구원이며 미국응급피임학회 디렉터인 켈리 C. 클리랜드는 지난 5월부터 학회에서 약국들을 대상으로 모닝애프터 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왔다. 22개주의 133개 약국을 방문해 조사한 초기 데이터에 따르면 41%가 플랜 B나 제너릭 버전을 진열대에 갖춰놓지 않고 있었다. 그 약을 진열할 적절한 자리조차 없다는게 클리랜드의 지적이다.

약국의 방문 조사자 3분의 1은 그 약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ID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고, 22%는 나이 제한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둘 다 사실이 아닌데도 말이다. 지난 6월 소아과학 저널에 실린 또 다른 연구에서는 조사자들이 900여개의 약국으로 전화해 문의했는데 이중 83%는 구입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고 8%는 어떤 상황에서도 구입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이며 샌디에고의 약국 내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샐리 라피는 벤딩 머신을 지지한다면서 상담할 기회도 없다는 점은 유감이지만 애초에 원치 않는 임신일 경우 상담도 필요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보이즈 주립대학의 재학생 헤이든 브라이언(19)은 익명으로 사후피임약을 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학교 당국에 응급피임약 벤딩 머신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누군가 사람에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어서 프라이빗하다”고 말한 그는 또한 “대학은 약국들만큼 이윤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학교 측에서도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브라이언의 이야기다.

필요할 때 편리하게‘피임약 자판기 속으로’
필요할 때 편리하게‘피임약 자판기 속으로’

UC 데이비스에 응급피임약 플랜 B의 벤딩 머신을 설치하는데 큰 공로를 세운 본교 졸업생 파르티크 싱.                                                         <사진 Parteek Singh>

필요할 때 편리하게‘피임약 자판기 속으로’
필요할 때 편리하게‘피임약 자판기 속으로’

사후피임약 플랜 B. 성관계 후 24시간 내에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봇물 예상 반이민법안부터 학교안전법안까지
봇물 예상 반이민법안부터 학교안전법안까지

▪조지아 주의회 2025 회기 주요 쟁점 분야  스포츠 도박 합법화 여부 메디케이드 확대도 쟁점 조지아 주의회가 13일부터 40일간의 2025회기를 시작한다.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델타항공 엔진 결함으로 승객 슬라이드 대피 소동
델타항공 엔진 결함으로 승객 슬라이드 대피 소동

탑승객 슬라이드로 활주로로 대피공항 활주로 이 사건으로 올 스톱 델타 항공의 승객들이 10일 아침 겨울 폭풍 속에서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중 엔진 문제로 인해

7년만의 큰 눈, 메트로 애틀랜타 눈 내린 풍경
7년만의 큰 눈, 메트로 애틀랜타 눈 내린 풍경

10일 아침, 눈보라가 조지아 북부를 강타하면서 메트로 애틀랜타가 눈으로 뒤덮였다.눈과 비, 영하의 기온이 합쳐져 도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보에 따르면 애틀랜타 주변 지역은

눈∙폭풍 물아친 애틀랜타 공항 무더기 결항
눈∙폭풍 물아친 애틀랜타 공항 무더기 결항

10일 오전  600여편 운항 취소 10일 내린 눈과 폭풍으로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공항 이착륙 항공기 운항이 대거 결항됐다.플라이트어웨어닷컴에 따르면 하츠필드-잭슨 공항에서는

7년 만에 눈으로 뒤덮인 애틀랜타...'저체온증' 주의
7년 만에 눈으로 뒤덮인 애틀랜타...'저체온증' 주의

10일부터 12일까지 외출 자제 경고저체온증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어 메트로 애틀랜타가 7년 만에 눈으로 뒤덮였다.지난 일주일 간 기상청 예보와 기상 전문가들이 눈이 내릴 가능성에

총영사관, 대사관·영사관 사칭 보이스피싱에 주의 당부
총영사관, 대사관·영사관 사칭 보이스피싱에 주의 당부

주미대사관 사칭 보이스피싱 기승보이스피싱 대응 행동요령 안내 최근 대사관 혹은 영사관 직원을 사칭한 금융사기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애틀랜타 총영사관이 피해 예방 협조와

2025년 영어 정복의 해! 콜럼비아 칼리지와 함께
2025년 영어 정복의 해! 콜럼비아 칼리지와 함께

소득기준 연방정부 전액 학비 지원'개인 맞춤형 영어 프로그램' 진행 한인 이민자들의 성공적인 미국 정착과 취업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는 콜럼비아 칼리지가 실무 영어 능력 향상을 목표

〈한인마트정보〉요일별 특가∙통 큰 세일 ∙밥솥 사면 쌀 공짜∙∙∙각종 세일 ‘후끈’
〈한인마트정보〉요일별 특가∙통 큰 세일 ∙밥솥 사면 쌀 공짜∙∙∙각종 세일 ‘후끈’

아씨마켓 이번주 메인품목으로는 이씨네 쌀 떡국떡 3LB 3.99,  농심신라면(4PX4)  13.99,  이천 쌀 (40#,NEW CROP) 40 LB 24.99,  모아 포기 김

‘초가공 식품’ 피할 수 없다면… 성분 잘 살펴 골라야
‘초가공 식품’ 피할 수 없다면… 성분 잘 살펴 골라야

■넘쳐나는 초가공 식품들 건강한 선택법식빵·치킨 너겟·땅콩버터·그릭 요거트 등잠재적으로 유해한 성분이 가장 적은 걸로 <사진=Shutterstock>  대부분의 영양 전

인플레·트럼프 불확실성 연준 “금리 조절 필요”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및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이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에 우려를 표하며 기준금리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