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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화장품 . 위생용품 정부서‘내 몰라라’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8-23 09:09:39

유해화장품,위생용품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의약품 승인과 달리 FDA 규제 느슨해

피해자들 고발 없으면 아무런 조치 못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과 샴푸 등 개인 미용 및 위생용품에 대해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고. 손톱칠하고, 선스크린과 데오도란트를 바를 때 사용하는 수많은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정부기관의 별다른 규제 없이 제조되어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화장품과 개인 위생용품은 소비자 위험부담 원칙(caveat emptor)을 따르고 있다. 구매 물품의 하자 유무에 대해서는 사는 사람이 확인할 책임이 있다는 원칙이다.

 물론 화장품 류는 FDA의 승인이 필수적인 의약품만큼 유해 위험성이 큰 제품들은 아니다. 그러나 화장품과 위생용품을 잘못 사용해 피해를 입는 일이 적잖이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로서는 다수의 소비자들이 고발하지 않는 한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FDA 국장을 지낸 닥터 로버트 칼리프는 최근 자마 의학지에서 “화장품 업계는 자율에 맡겨져 있다. 그런데 조절과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서는 일부 부도덕한 사람들이나 기업들이 이윤을 위해 이를 악용하고 공공에 피해를 입히는 일이 벌어진다”고 기술했다.  

특정 제품에 대해 적신호가 켜졌어도 마켓에서 계속 판매되는 사례도 많다. 사법 시스템 안에서 분규와 협상이 완결돼 회사가 판매중지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현재 계류돼있는 케이스가 좋은 예다. FDA는 화장품과 개인위생용품 부작용에 관한 불만을 일년에 보통 300~400건 정도 접수한다. 그런데 2013년에는 웬(WEN)이라는 이름의 한 가지 헤어 제품에 대한 부작용 고발만 127건이 이어졌다. 

그래서 조사해보니 그동안 제조회사(Chaz Dean, Inc.,)에 2만1,000여건의 불만이 접수돼있는 것을 알게 됐다. 제품을 쓰고 나서 탈모와 두피 손상이 생겼다는 불만이었다. 200여명의 여성이 이 회사를 집단소송 했고, 지난 해 2,630만달러에 보상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회사는 아직도 웬 헤어케어 제품이 ‘완벽하게 안전’하다며 판매를 계속하고 있다.

의약품과는 달리 화장품은 그 효능과 안전성을 순전히 제조회사의 실험에만 의존해 판매할 수 있다. 때로는 아무런 임상실험이 없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제조성분을 정부에 보고할 필요도 없다. 단지 착색료에 대해서만 사전 승인을 받도록 돼있다.

현재 듀크 의과대학의 부총장이며 건강정책 전문가인 닥터 칼리프는 “FDA는 한 제품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소비자들의 자발적 보고가 쌓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분야를 정부가 좀 더 규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 정부 하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 자율적으로 돌아가는 거대한 업계를 소수의 FDA 인력이 상대하기는 역부족이고, 소비자들의 고발이 그나마 없는 것보다는 낫다. 

제조회사들은 부작용 문제를 FDA에 보고할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의약품과 의료기구 제조사들은 제품의 유해성이 발견됐을 때 이를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닥터 칼리프의 글과 함께 실린 노스웨스턴 의과대학의 피부과의사 닥터 슈아이 수 팀의 리포트도 놀라운 내용을 담고 있다. 

웬 제품 사건이 있고나서 FDA는 식품과 보조제 및 화장품 관련 부작용 사례들이 모두 들어있는 자료(CAERS)를 공개하도록 조치했는데 그로 인해 닥터 수의 연구진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소비자들과 건강 관련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모든 부작용 사례들을 분석할 수 있었다. 

2014년까지는 연 평균 396건이었으나 2015년에 78%가 늘어났고, 2016년에는 웬 제품 때문에 무려 300%나 증가했다. 가장 많은 사례는 헤어케어와 스킨케어 그리고 타투 제품에 관련된 것이었고, 놀랍게도 아기 용품, 개인 청결제, 머리염색제와 관련된 제품들의 문제가 평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닥터 수는 “이런 제품을 써서 나쁜 문제가 생긴 사람들은 의사를 찾아가거나 제조업체에 연락을 하는 일은 있어도 정부 기관에 보고할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FDA는 소비자들이 문제가 있을 때 직접 웹사이트(www.fda.gov/cosmetics/complianceenforcement/adverseeventreporting) 를 통해 신고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이와 함께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민주, 캘리포니아)와 수잔 콜린스 상원의원(공화, 메인)은 개인 위생용품 안전법안을 의회에 제안했다. 화장품과 개인용품 제조회사들은 모든 성분표와 부작용 사례들을 FDA에 제출하도록 하고, FDA에게 제품의 리콜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다.    

닥터 수는 “피부과 전문의이기 때문에 매일 개인 미용 위생제품과 접촉하고 있다. 환자들은 언제나 이런 제품들에 대해 묻고, 나는 그들에게 레이블에 현혹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곤 한다.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도 거기 쓰인 용어들을 다 해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내추럴’이라고 써있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다. 포이즌 아이비도 내추럴한 것이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과중한 규제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랬다가는 모이스처라이저 같은 일상용품도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 의사, 제조기업의 정보들에 대해 더 나은 데이터 시스템을 갖추도록 한다면 문제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을뿐더러 대중의 과도한 우려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 칼리프가 특별한 우려를 갖고 있는 제품은 거의 모든 화장품 회사에서 나오는 선 블록(선 스크린) 용품들이다. “이 제품들에 함유된 화학물질들이 피부 속으로 얼마나 많이 흡수되는지, 평생을 쓰면 어떤 영향이 있을지에 대해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고 말한 그는 건강 제품과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해야할 것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유해 화장품 . 위생용품 정부서‘내 몰라라’
유해 화장품 . 위생용품 정부서‘내 몰라라’

 FDA의 식품과 보조제 및 화장품 관련 부작용 자료에서 가장 많은 사례는 헤어케어와 스킨케어 그리고 타투 제품에 관련된 것이다.                                                                                                                                <그림 Paul Rog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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