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일상 속 행복… 등골 휘어도 명품 장비에 지른다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17-08-11 00:00:57

일상,명품장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자전거 타며 스트레스 해소, 1년에 3000만원

캠핑 장비 500만원 스킨스쿠버 입문 700만원

취미 생활 베테랑이 될수록 지름신 강림 고민

자영업을 하는 박남훈(39ㆍ가명) 씨는 로드자전거(싸이클) 용품을 사는 데 지난 1년간 3,000만원 가까이 투자했다. 로드자전거의 빠른 스피드만큼 박씨를 매료시킨 취미는 없었다. 1년간 3개의 싸이클 대회에 참석한 열정은 자연스레 장비 사랑으로 이어졌다. 최근 구입한 자전거 프레임은 약 500만원. 평상복을 구매할 땐 10만원을 쓰는 것도 아까워하는 것에 견줘보면 과감한 투자가 아닐 수 없다. 박씨는 “땀 흘려 자전거를 타는 일이 무엇보다 즐겁고, 스트레스가 풀려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 같다”며 “소비에 대한 보상이 충분하기 때문에 큰 돈을 써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취미 활동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장비족’이 늘어나고 있다. 

장비족에 입문하게 된 과정은 대동소이하다. 호기심이 시작이다. 체육교사인 이신남(29ㆍ가명)씨도 2015년 여름 물놀이를 하던 중 우연히 스쿠버다이빙을 접한 것을 계기로 바다의 매력에 푹 빠졌다. 교육 업체에서 장비를 빌려가며 기술을 하나씩 연마하다 보니 더 자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장비를 사 모았다. 잠수복부터 시작해 부력 조절기, 호흡기, 수경, 핀(오리발), 웨이트 벨트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다이빙 컴퓨터’(수심별 잠수 가능 시간 표시)까지 구입했다. 이씨는 “초급자 수준의 장비를 갖출 땐 500만~700만원이 필요한데 실력이 향상되면 장비를 업그레이드 해야 해 갈수록 돈이 더 들어간다”고 말했다.

취미에 빠져 베테랑이 될수록 각종 장비에 관한 지식이 쌓여 ‘전문가’의 경지에 도달하기도 한다. 11년째 캠핑을 즐기고 있는 50대 여행작가 김민수씨는 캠퍼(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인이다. 

그가 캠핑에 관한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 개설한 블로그 이웃만 1만3,000여명이다. 2006년부터 캠핑 장비 구입에 쓴 돈이 약 5,000만원. 김씨는 “캠핑 장비도 유행이 있다”며 “4계절 캠핑부터 오토캠핑, 미니멀 캠핑, 백패킹 등 시대변화에 맞춰 장비를 구입해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해부터 캠핑과 캠핑용품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팟캐스트 ‘캠핑 찌라시’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장비만 갖춘다고 ‘고수’가 될 수는 없는 법. 무턱대고 모은 장비가 애물단지로 전락해 고민인 사람도 있다. 회사원 이우현(27ㆍ가명)씨는 올해 초 신혼여행지인 하와이에서 길이 3m의 서핑보드를 100만원에 구입해 한국에 들여왔다. 평소 서핑을 즐겨온 만큼 본고장에서 제대로 된 장비를 사고 싶은 마음에 운송비 50여만원도 아낌없이 지출했다. 

기쁨도 잠시, 한국에선 서핑을 즐길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했다. 거금을 투자한 서핑보드는 비좁은 신혼집 안방에 누워만 있는 실정이다. 

결국 서핑샵이 많은 강원 양양군에 1년에 45만원 가량을 주고 관리를 맡기기로 했다. 장비족들이 장비를 구매하는 데 큰 돈을 투자하는 이유는 ‘행복’이다. 이씨 역시 “6개월 새 200만원이라는 큰 돈을 썼지만, 팍팍한 일상에서 취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하는 장비가 있다는 점 자체는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만 15세 이상 남녀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여가활동의 목적을 ‘개인의 즐거움(37.1%)’이라고 답한 비율이 ‘마음의 안정과 휴식(16.9%)’, 스트레스 해소(14.0%), 건강(10.3%), 자기만족(8.0%) 등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비족에겐 파도처럼 밀려오는 구매 욕구가 고민거리다. 안목이 생길수록 최첨단 장비의 세계가 보이기 때문이다. 낚시를 즐기는 김종운(45·가명)씨는 “낚시꾼들은 서로의 장비만 봐도 실력을 가늠할 수 있고, 현란한 장비를 갖추면 어깨가 으쓱해지는 면이 있다 보니 욕심을 쉽게 버리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구매 욕구를 억제하는 나름의 방책을 마련하기도 한다. 

고급 스피커 등 음향장비를 사 모으는 최명선(27ㆍ가명)씨는 “새 장비를 ‘지르고’ 싶은 욕구가 들 때마다 친한 친구에게 먼저 허락을 받는다”며 “30만원을 넘는 장비를 살 때는 친구에게 보고하고, 정말 필요한지 되새길 수 있도록 잔소리를 듣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비 구입에 과도하게 집착하지 않기 위해선 소비의 의미와 가치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장비족의 소비는 타인을 좇기 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매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그래도 소비 중독의 위험이 큰 만큼 각자의 형편과 예산에 맞는 지출 계획을 세우고 욕구를 조절하는 소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인데, 소비로 인해 파산하고 괴롭지 않도록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김지현 기자> <전혼잎 기자>  

                         <신지후 기자> <이성택 기자>

일상 속 행복… 등골 휘어도 명품 장비에 지른다
일상 속 행복… 등골 휘어도 명품 장비에 지른다
일상 속 행복… 등골 휘어도 명품 장비에 지른다
일상 속 행복… 등골 휘어도 명품 장비에 지른다

 맨위 사진은 시가 2,000만원의 브롬톤 자전거, 아래 사진은 왼쪽부터 초경량 해먹 풀세트, 다이빙 컴퓨터, 차콜 스타터, 자전거 헬멧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뉴스] 새해부터 적신호 우회전 금지하는 애틀랜타, 40만불 벌금 부과한 HOA, 불법체류자 대규모 단속에 긴장하는 한인사회, 애피타이져 경제,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새해부터 적신호 우회전 금지하는 애틀랜타, 40만불 벌금 부과한 HOA, 불법체류자 대규모 단속에 긴장하는 한인사회, 애피타이져 경제,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12월 셋째 주 애틀랜타 이상무 종합 뉴스는 꼭 알아야 할 조지아의 다양한 소식부터 애틀랜타 한인 동포 사회의 동정까지 전해드립니다. 새해부터 적신호 우회전 금지하는 애틀랜타, 4

"내년 조지아 경제 침체 가능성..고용시장은 안정"
"내년 조지아 경제 침체 가능성..고용시장은 안정"

UGA 경제전망 보고서관세전쟁·이민정책 등 워싱턴발 경제역풍 탓 내년 조지아 경제는 전국적인 경제 역풍 영향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고용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더글라스빌 부부, 새는 변기에 '수도요금 폭탄' 환불 받아
더글라스빌 부부, 새는 변기에 '수도요금 폭탄' 환불 받아

변기서 물 새, 두 달 1500불 부과돼 더글라스빌에 거주하는 한 부부가 수개월간의 전화와 이메일 끝에 치솟는 수도 요금 문제로 온라인 부동산 관리 회사로부터 1,500달러를 환불

ACA 추가가입  내년 1월 15일까지 가능
ACA 추가가입 내년 1월 15일까지 가능

조지아액서스 통해2월부터 보험효력 15일로 오바마케어(ACA) 내년도 공개가입 기간이 종료됐지만 조지아 주민에게는 추가 가입 기간이 부여된다.조지아 자체 ACA 거래소인 조지아액세

'피치 드롭' 대신 '드론쇼·불꽃놀이'
'피치 드롭' 대신 '드론쇼·불꽃놀이'

올 제야·새해맞이 행사 변경애틀랜타시 "비용때문에..." 최근 수년동안 오락가락했던 애틀랜타 새해맞이 ‘피치 드롭’행사가 올해에도 볼 수 없게 됐다. 대신 불꽃놀이와 드론 쇼가 선

〈한인타운 동정〉 '고베 반지천국 애틀랜타 연말 대세일'
〈한인타운 동정〉 '고베 반지천국 애틀랜타 연말 대세일'

고베 반지천국 애틀랜타 연말 대세일12월 19일-23일 둘루스 시온마켓 특설매장에서 최대 80% 세일을 진행한다. 제품고객 전원에게 고급 스카프 무료 증정한다. 영업시간 오전 10

첫 주택구입 연령 40세...젊은층 내집 마련 '빨간불'
첫 주택구입 연령 40세...젊은층 내집 마련 '빨간불'

우선순위 변화, 학자금 대출 족쇄가격 상승에 소득 못미쳐, 대형화 베이비붐 세대가 젊은 성인이었을 때, 일반적인 첫 주택 구매자의 나이는 23세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멀쩡한데… 지붕 안바꾸면 보험 해지한다고?”…조지아 주택보험 규정 새해부터 바뀐다
“멀쩡한데… 지붕 안바꾸면 보험 해지한다고?”…조지아 주택보험 규정 새해부터 바뀐다

보험해지 통보기간 30→60일비과세 '재난 저축계좌' 신설도  #>캅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김 모씨는 지난 해 10월께 자신이 주택보험을 가입하고 있는 보험사로부터 편

세킨저 고교생들, 조지아주 양궁대회 대거 입상
세킨저 고교생들, 조지아주 양궁대회 대거 입상

최하윤 금메달, 이이레 동메달 세킨저 하이스쿨(Seckinger High School) 재학생 양궁 선수들이 조지아 주(State) 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주목을 받고 있다

마지막 페니…올해 찍은 1센트 동전 232세트 1천676만 달러에 팔려
마지막 페니…올해 찍은 1센트 동전 232세트 1천676만 달러에 팔려

지난 12일 경매에서 낙찰된 미국 마지막 1센트 동전 세트[스택스 보워스 갤러리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생산이 중단된 1센트(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