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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해 봤어? 적당한 술 심장에 좋은지를…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7-26 0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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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은 건강에 유익’ 대부분 속설에 불과

  미 국립보건원 첫 대규모 임상 실험

  업계 입맛대로 결과 나올까 우려 목소리

매일 와인이나 맥주 등 술 한잔을 적당히 즐기면 심장마비를 예방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을 숱하게 들어왔다. 의사들도 환자들에게 그런 처방을 내리곤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적당량의 음주가 심장 건강에 좋다는 주장은 사실상 과학적인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은 ‘설’이라고 한다. 심지어 최근에는 알코올은 아주 적은 양이라도 유방암 발병을 증가시키고, 뇌 기능의 변화를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에 따라 미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은 과연 알코올이 건강에 좋은 것인지, 매일 술 한 잔이 정말 심근경색을 예방해주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의 임상실험비가 소요되는 대규모 연구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실험을 위해 NIH에 연구비를 기증하는 기업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주류업체 5곳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적잖은 논란이 되고 있다. 앤호이저 부시(Anheuser-Busch InBev), 하이네켄(Heineken), 디아지오(Diageo), 페르노 리카르(Pernod Ricard), 칼스버그(Carlsberg)가 그들로 이미 6,770만달러를 약정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학계와 연구진들 사이에서는 순수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지에 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가 비용을 지원하는 연구는 대부분 스폰서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과를 내놓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 차원에서 실시될 예정으로 미국,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지의 16개 도시에서 50세 이상의 자원참여자 8,000명을 모집하여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원하는 종류의 술을 매일 한잔씩 마시도록 하는 테스트를 6년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그 다음에 어떤 그룹에서 심근경색, 뇌졸중, 사망이 더 많이 일어났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알코올 인스티튜트 디렉터인 조지 F. 쿱은 이번 연구가 업계의 영향과는 전혀 무관하게 적당한 음주와 심장질환의 관계를 살펴보는 편견 없는 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을 낸 어떤 업체도 일체의 입김이나 간섭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닥터 쿱은 이 실험의 수많은 핵심 학자 및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주류업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알코올 연구재단의 의학자문으로 일했는데 이 재단은 1990년부터 1994년까지 그에게 매년 4만달러의 연구기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건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이 실험의 허브인 하버드 대학은 주류 업계와 오랜 관계를 유지해왔다. 2015년에는 정신과학과 행동과학 분야의 기증교수직을 마련하기 위해 양조기업이 창설한 알코올 책임 재단으로부터 330만달러를 받았다. 또 2005년 하버드 공공보건대학에서 한 교수가 앤호이저 부시와 팀을 이뤄 맥주의 건강상 이점을 홍보하고, 앤호이저로부터 박사과정 학생들을 위한 15만달러의 장학금을 받은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 실험의 주 연구원인 하버드의 닥터 에릭 림 교수는 수년전 주류 업계가 지원하는 컨퍼런스에서 강연료와 여행경비를 제공받았고, 미국 밖의 실험을 총괄하는 또 다른 연구원 닥터 다이더릭 그로비는 업계 그룹인 국제 생명과학학회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은 적이 있다.

볼티모어에서는 이번 연구를 잔스 합킨스의 닥터 마리아나 라조 엘리존도가 실시하게 되는데 그는 2013년과 2014년에 알코올음료 의학연구재단으로부터 10만달러의 연구기금을 받은 바 있다.

이 외에도 코펜하겐의 수석 연구원 닥터 라스 오베 드라그스테드도 주류 업계가 지원한 연구를 한 적이 있고, 바르셀로나의 연구 책임자 닥터 라몬 에스트루치는 스페인의 라 리오하에서 와인업계가 후원한 와인과 건강 관련 컨퍼런스를 주도한 바 있다.

새 연구의 주 연구원인 하버드 의대 부교수 닥터 케네스 J. 무카말은 알코올의 건강상 이점을 강조하는 논문을 수십편이나 출판했다. 그러나 자신은 한 번도 업계의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한 닥터 무카말은 이 연구는 순수한 N.I.H.의 프로젝트이며, 업계가 연구비용을 댄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후원기업의 하나인 페르노 리카르의 대변인 샌드린 리카르는 “실험의 방대한 규모가 놀라워서 지원하는 것뿐이며 연구에 대해 할 말이 아무 것도 없다”면서 “어찌됐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앤호이저 부시의 홍보담당 부사장 젬마 R. 하트는 자사는 ‘책임 있는 음주’에 관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 연구를 통해 나오는 과학적 증거가 뒷받침되는 결과들이 사람들을 해롭지 않은 음주 행위로 유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N.Y.U. 의과대학의 의료윤리 디렉터인 아트 카플란은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 반드시 주류 업계의 역할도 공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N.I.H.가 후원한 연구인지 앤호이저 부시가 후원한 연구인지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이 다를 것”이라는 것이다. 

큰 기대와 함께 의심과 우려의 눈길도 쏟아지고 있는 새로운 연구가 6년 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연구해 봤어? 적당한 술 심장에 좋은지를…
연구해 봤어? 적당한 술 심장에 좋은지를…

하루 한 잔 술이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지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임상 실험이 추진되고 있다. < Karsten Moran/ NY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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