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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알고 있다, 내가 모르는 내 과거를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7-20 09:09:43

구글,과거,빅브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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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 켜고 로그인 유지하면 타임라인에‘자취’저장

빅데이터로 개인의 취향 . 욕망까지 고스란히 드러나

3년 전 오늘을 당신은 기억하는가?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먹었는지. 특별한 사건이 있었거나 매일 메모를 남기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대부분 수 년 전 어느 날을 기억할 리 만무하다. 구글 타임라인은 구글이 수집한 시간대별 이동경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예컨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는 이용자라면, 구글 지도나 지메일 등을 이용하려고 늘 GPS를 켜고 로그인을 유지한다면, 나의 수년치 과거는 통째로 구글의 것이다.

안드로이드 폰은 GPS, 휴대폰이 접속하는 와이파이 위치와 신호의 세기, 통신사 기지국과의 거리를 종합해 내가 어느 동네 어떤 건물의 커피숍에 있는지를 정확히 추적한다. 전 지구를 스캔하다시피한 구글 지도, 지하철 와이파이 위치, 버스 정류장 위치 등 데이터를 구글이 모두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타임라인에는 내가 찍은 사진과 이용한 이동수단도 저장돼 있다. PC에서 구글 지도를 열고 왼쪽 상단 삼선(三) 모양 메뉴를 클릭해 ‘내 타임라인’을 선택하면 이 정보들을 볼 수 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구글

신용카드사, 유통업체, 금융사 등이 이미 다양한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터넷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들여다보는 정보는 차원이 다르다. 한 개인의 삶을 거의 다 재구성할 수 있다. 

특히 구글은 데이터의 양과 분석 알고리즘 면에서 압도적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의 85%를 점유하며 구글은 전세계 검색시장의 91.8%를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지메일 구글지도 캘린더 유튜브 등의 서비스를 통해 개인 정보를 다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공식적으로 밝힌 데이터 수집정책에 따르면 구글은 검색기록, 방문한 웹사이트, 시청한 동영상, 사용자 위치, 지메일에서 주고 받은 이메일, 캘린더 일정 및 연락처까지 수집한다. 구글이 하루 처리하는 데이터는 2009년에 이미 24페타바이트(1페타=10의 15제곱 즉 1,000테라), 서류가 꽉 찬 4단 캐비닛 4억8,000만개 분량이었다. 

방대한 데이터를 똑똑한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구글은 나의 활동반경과 사회관계는 물론이거니와 나의 성향, 나의 선호, 나의 욕망까지 간파하고야 만다. 검색하려는 순간 상품을 추천하고, 내일 일정이 있는 곳의 식당 정보를 알려준다. 과거 행동패턴을 분석해 나를 예측하는 것이다. 

정보를 축적한 인터넷 업체들은 가족도 모르는 가장 내밀한 면까지 알아차린다. 

영국 주간지 ‘더 위크’에 따르면 동성애자임을 감추고 있던 청년 맷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커밍아웃? 도움이 필요하세요?’라는 광고가 뜬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맷은 친한 친구와 성적 지향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받고, ‘롭 포트만 미국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 동성 결혼 지지를 밝혔다’는 버즈피드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 페이스북이 그를 커밍아웃하지 않은 동성애자로 파악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심지어 내가 흔적을 남기지 않아도 내 친구가 올린 글과 사진 등을 통해 나를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 

취향과 욕망의 빅데이터는 맞춤형 광고영업을 가능케 하는 자산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가파른 광고영업 수익 신장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조차 “미처 예상치 못했다”고 고백할 정도로, 올해 각각 726억9,000만달러와 337억6,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피보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디지털 광고 증가분의 99%를 이들 두 기업이 싹쓸이했고, 전세계 디지털 광고시장의 약 절반(46.4%)을 점유하고 있다. 

■나의 결정은 누구의 것인가

단지 광고영업뿐일까? 빛의 속도와 우주적 용량으로 수집되는 이 빅데이터가 단지 여기에 그칠 것 같지는 않다.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이 이용한다면 강력한 빅브라더의 감시사회가 열릴 수 있다. 

2012년 페이스북이 했던 감정 전이 실험은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사업자들이 이용자를 통제하는 단계로 남어가는 단초를 보여준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68만9,003명을 대상으로 특정 사용자엔 긍정적인 게시물을, 다른 사용자에게는 부정적인 게시물을 더 자주 노출시킨 뒤 이에 따라 긍정적 혹은 부정적 콘텐츠가 올라오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실험은 유의미한 결과 없이 끝났고 실험을 주도한 페이스북의 코어데이터과학팀의 애덤 크레이머 연구원은 “이 실험이 귀중한 성과를 내도 사람들의 불안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변명 아닌 변명을 했지만, 사용자들을 감정실험의 모르모트 취급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 실험이 시사하는 바는 의미심장하다. 빅데이터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시대, 자유의지와 자기결정권에 대한 논쟁의 씨앗이 잉태돼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보는 게 아니라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내가 원한다고 판단한 것’을 보는 현실. 내가 욕망하기도 전에 그들이 내놓은 선택지를 보고, 내가 그것을 원한다고 믿는 현실. 여기서 선택과 통제의 권한은 과연 누가 행사하는 것일까. 

‘호모 데우스’(김영사)의 저자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는 인간이 그 자유의지를 포기하고 구글을 신(神)으로 모실 미래를 전망한다. 결혼 같은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갈피를 잡지 못할 때 “태어난 순간부터 모든 것을 지켜본” 구글이 “87%의 확률로 존이 더 만족스러울 거야”라고 대신 판단해 줄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라리 교수는 “구글, 페이스북, 그 밖의 알고리즘들이 모든 것을 아는 신탁에서 대리인으로, 마침내 주권자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재현·김혜영 기자>

구글은 알고 있다, 내가 모르는 내 과거를
구글은 알고 있다, 내가 모르는 내 과거를

모든 정보가 수집되고 분석되는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 동시에 우리는 개인정보를 쥐고 있는 빅 브라더의 탄생도 목도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관찰되고 감시되는 사회, 감시자들은 누가 감시할 것인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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