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일본시장서 맥 못 추는 미국 자동차들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2-21 10:48:34

일본,미국자동차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고장 잦고 연비 나쁘다는 인식 팽배… 지난해 점유율 고작 0.3%

트럼프“각종 규제로 진입 막아”… 일본정부, 눈치 보며 달래기 부심

옆면이 성조기 무늬로 장식된 마쓰이 요시히로의 포드 개조 자동차는 미국 차에 대한 그의 사랑을 보여준다. 이런 열정은 도요타와 혼다 같은 국내산 차들이 압도적인 일본에서는 이례적인 것이다. 올 67세인 마쓰이는 “일본 차들은 고장이 잘 안난다. 그런데 너무 지루하다”고 말했다. 모델 T를 개조한 차량 말고도 그는 빛이 나는 하얀색 포드 썬더버드를 갖고 있다. 이 차는 그가 그동안 샀다 팔기를 계속해온 디트로이트 산 70대 가운데 가장 최근 것이다.

마쓰이는 “이런 차를 타면 확 눈에 띈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는 일본 거리의 미국 차들이 더 이상 유별나지 않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일본 차들은 미국시장에서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데 반해 일본에서 미국 차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미국 자동차 기업 관계자들과 통상 협상가들은 좌절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새로운 정치적 마찰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일본이 각종 규제와 환율 조작으로 미국 차의 일본 진입을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일본은 우리 차들이 팔릴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최근 미국 기업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말했다. 이런 발언은 일본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트럼프 간의 정상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논의 됐다. 일본은 일본 연금기금을 미국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등 트럼프를 달래고 양국 간 무역수지 균형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해 왔다. 

일본인들에게 무역장벽에 대한 트럼프의 주장은 낯설게 들린다. 마쓰이는 “물론 미국 차들은 일본에서 팔리지 않는다”며 미국 자동차기업들의 마케팅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미국 차들은 이미지가 나쁘다. 연비도 좋지 않고 고장도 자주 난다. 딜러들은 소비자들을 확신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TV에서 광고를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확실히 미국 차들은 일본 거리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지난 해 일본에서 팔린 약 500만대의 승용차와 경트럭 가운데 미국산은 1만5,000대, 단 0.3%에 그쳤다. 캘리포니아의 한 메가 도요타 딜러에서 팔린 차가 이 보다 많았을 정도다. 수즈키 마사토는 도쿄 외곽에서 수입 미국 차를 파는 딜러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딜러 주차장에는 거대한 링컨 내비게이터 SUV들과 풀사이즈 상업용 밴들, 그리고 닷지 차처스와 포드 머스탱 같은 머슬 카들이 서 있다. 이런 차들이 일본에서 소비자들이 찾는 것들이다. 고객의 절대 다수는 남성들이다. 수즈키는 “하지만 이런 차를 파는 것조차 드물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즈키가 이 딜러를 연 것은 미국 차들에 대한 평판이 바닥으로 떨어졌던 24년 전이다. 그는 “차들은 항상 고장이 났고 고객들은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두 개의 딜러를 더 오픈했지만 이곳에서는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유럽산 차들을 판매한다. 조금 작고 가격이 저렴한 미국산 차들로 확대할 생각도 있지만 이런 차들은 일본 기업들이 강세여서 잘 팔리지 의문이라고 수즈키는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 생각에 각인된 미국 차들의 내구성과 연료효율에 대한 회의가 문제다. 

가격 또한 문제다. 그는 일본이 트럼프 주장처럼 환율을 조작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엔화 강세가 미국 차 판매를 위해서는 좋다는 트럼프 생각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로 엔화가 강세였던 지난 2008년 수즈키의 딜러는 한 달에 100대 가량의 미국 차를 들여왔다. 하지만 엔화가 약세인 지금은 당시의 10분의 1 정도만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무역정책 옹호론자들은 일본이 그 어떤 국경세도 부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반면 미국은 일본산에 대해 2.5%의 관새를 부과한다. 또 이들은 일본 시장에서 약 6%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유럽산 차의 성공을 지적한다. 일본상공회의소 한 관계자는 “독일 차들은 일본에서 잘 팔린다. 그런데 미국 차들은 거의 팔리지 않는다”며 “일본에서 차를 팔려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유럽 자동차 기업들조차 세금과 안전기준, 그리고 일본산 차들에 유리한 규정 등 일본시장 상황이 대단히 배타적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들은 무역협상과 더불어 구조적 이슈들에 관련된 압력을 넣고 있다. 한 예가 헤드라이트 문제다. 많은 국가들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낮에도 헤드라이트를 켜는 것이 일반적이고 차들도 이렇게 제조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것이 규정위반이었다. 외국 자동차 기업들은 일본 시장을 위한 차를 따로 만들어야 했다. 이것은 추가 생산과정과 비용 상승을 의미했다. 협상을 통해 지난해에야 이런 조항이 폐지됐다. 

이런 규정 완화와 함께 경차들에 부여하던 세제 혜택도 줄여가고 있다. 경차는 일본 내 차량 판매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 업체들에 의해서만 제조되고 있다. 세제 혜택 축소의 영향으로 지난해 경차 판매는 9%가 감소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일본시장서 맥 못 추는 미국 자동차들
일본시장서 맥 못 추는 미국 자동차들

미국 자동차 70여대를 사고 팔아온 마쓰이 요시히로. 그는“일본차는 고장은 잘 안 나지만 지루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현대차·기아, 도난방지 장치 추가 합의
현대차·기아, 도난방지 장치 추가 합의

전국 400여만대에 설치35개 주정부 조사 해결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차량 도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400만여대에 도난 방지 장치를 추가하기로 했다. 16일 로이터 통신에 따

[연말 피싱 사기 주의보] ‘소셜번호 정지’ 메일 기승

SSA, 감사관실 사칭 사기 경고 신속해결 명분… 개인정보 요구 연방 사회보장국(SSA) 산하 감사관실은 최근 자신들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며 강력한 주의 경고를 발표

“트럼프 관세… 경기침체·제조업 부활도 없었다”
“트럼프 관세… 경기침체·제조업 부활도 없었다”

WSJ, ‘관세 8개월’ 분석고용시장에도 도움 안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예상했던 경제 활성화 효과를 불러오지는 않았지만 우려했던 경기침체도 발생하지 않았다. [로이

대한항공, 비상구 조작에 ‘무관용’
대한항공, 비상구 조작에 ‘무관용’

일부 승객 ‘안전 불감증’최근 2년간 14건 발생형사고발 등 강력대응 대한항공이 비상구 조작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연합] 대한항공이 항공기 안전을 심각하게 위

[연말 피싱 사기 주의보] “보이스피싱 이렇게 당한다”

시애틀 영사관, 실제사례 재연 공공기관 사칭… 심리적 압박 시애틀 총영사관은 최근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한인 사회를 대상으로 보이스피싱의 실제 수법을 알기 위해 실전 사례를 재연했

“ ‘불수능’ 원어민도 어렵다”

“한국입시 힘들기로 악명” 올해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과목이 ‘불수능’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난도가 높아 외신에서 잇따라 보도되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도

투자 승자는… “수익률은 주식, 절세는 주택”

30년간 집값 310% 상승S&P 수익률 1,200% 올라 지난 30년간 주택 가격 상승률은 주식 수익률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며, 장기적인 부의 축적 속도에서 주식 시장

고용시장 ‘한파’… 최장 정부 셧다운 여파

실업률 4.6% 4년래 최고일자리 10만5,000건 감소 지난 10∼11월에 걸쳐 역대 최장인 43일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영향으로 고용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핀테크 원조’ 페이팔 이젠 은행까지 설립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이 은행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페이팔은 유타주 금융기관국(DFI)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산업대부회사(ILC) 형식의 은행 설립 신청서를 제

신임 애틀랜타총영사에 이준호 주미대사관 공사
신임 애틀랜타총영사에 이준호 주미대사관 공사

카타르대사, 주미공사 역임 정통 외교관 올해 6월부터 공석이었던 주애틀랜타 총영사에 이준호(사진) 주미국 대사관 공사가 임명됐다. 외교부는 17일 인사기획관실 보도자료를 통해 애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