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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배우면 뇌도 젊어진다… “치매 예방에도 효과”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6-07-30 09:37:23

외국어 배우면 뇌도 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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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다국어 구사자, 치매 진단 늦고 뇌 노화 더뎌

2~3개 언어 사용시 뇌 나이 6년 더 젊게 나타나

“원 어민과의 꾸준한 대화가 최고의 언어 학습법”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뇌에 좋다. 다른 언어를 말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정신적 자극을 제공하며, 이는 나이가 들어도 뇌를 활발하고 예리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연구자들은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치매 진단 시기를 늦추고 뇌의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캐나다 요크 대학 심리학과 명예교수이자 50년 넘게 언어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엘런 비알리스톡 박사는 음악처럼 하루 몇 시간만 연습하는 활동과 달리 언어가 주는 정신적 자극은“강렬하고 지속적”이라고 말했다.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알고 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끊임없이 뇌를 근력 운동시키는 것과 같다. 다국어 사용은 뇌가 작동하는 방식뿐 아니라 뇌의 구조 자체도 변화시킨다. 비알리스톡 교수는“어렵고 흥미롭고 자극적인 과제를 위해 지속적으로 뇌를 사용한다면 뇌는 더 건강해질 것”이라며“언어를 배우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 언어는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나

여러 언어를 아는 사람의 뇌는 실제로 그 언어를 말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모든 언어를 항상 ‘켜진 상태’로 유지한다. 스페인의 바스크 센터에서 과학부소장이자 언어신경생물학 연구팀을 이끄는 루시아 아모루소 박사는 이중언어 사용자의 경우 뇌의 언어 네트워크에 있는 대뇌피질 영역이 두 언어 모두에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넓은 영역 안에는 특정 언어에만 반응하는 세부 영역들도 존재한다.

아모루소 박사는 영어로 인터뷰에 답하는 동안 자신의 모국어인 스페인어를 억제해야 했다고 말하며(그녀는 연구 활동을 하며 여러 유럽 국가에서 생활한 덕분에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도 구사한다), “한 언어를 말하거나 들을 때에도 다른 언어는 뇌 속에서 함께 활성화되어 있다. 잠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뇌는 자신이 알고 있는 여러 언어를 기준으로 지금 듣고 말하는 내용이 어떤 언어에 해당하는지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평가한다. 비알리스톡 교수는 “언어를 켜고 끄는 스위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주의력을 조절하고 중요한 정보에 집중하며 방해되는 정보를 무시하는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연구에서 나타났다.

이 같은 감시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 두 언어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자란 생후 7개월 된 영아는 이미 언어가 바뀌는 순간을 구별할 수 있다. 또한 한 언어만 사용하는 가정에서 자란 영아보다 특정 주의력 검사에서 더 좋은 성과를 보인다.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고, 언어를 구별하며, 어떤 언어를 사용할지와 사용하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과정이 뇌를 훈련시켜 더욱 강한 회복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비알리스톡 교수는 “더 복잡한 언어 환경에 노출된 뇌는 이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주의력 자원을 발달시킨다”며 “시간이 흐르고 뇌에 여러 변화가 생기더라도 그런 뇌는 훨씬 더 강한 회복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뇌

한 연구에서 비알리스톡 교수 연구팀은 뇌파검사(EEG)를 이용해 두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한 언어만 사용하는 사람의 뇌 전기활동을 측정했다. 그 결과 이중언어 사용자는 휴식 상태에서 전체적인 뇌 활동은 더 적었지만 훨씬 더 집중된 형태를 보였다.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간단한 주의력 검사를 수행할 때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같은 과제를 수행하는 단일언어 사용자보다 뇌 활성화가 더 적었다. 이는 여러 언어를 아는 것이 뇌를 더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시사한다. 비알리스톡 교수는 “이중언어 사용자의 뇌에서는 전기생리학적 활동이 더 적고 덜 부담을 받는다”며 “같은 수준의 수행을 하기 위해 그렇게까지 많은 뇌 활동을 끌어올릴 필요가 없다. 이는 뇌 효율성이 향상됐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뇌 효율성의 증가는 노화 과정에서 특히 중요하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병리적 변화가 생기는 경우 더욱 그렇다. 그녀는 효율적인 뇌일수록 노화나 질병으로 기능이 저하되는 상황에서도 더 오랫동안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다른 언어를 아는 것은 서로 다른 뇌 네트워크가 독립적이고 전문화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긴밀하게 연결된 여러 뇌 영역으로 구성된다.

아모루소 박사는 “나이가 들면 뇌 네트워크 사이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다국어 사용에는 뇌 네트워크를 서로 분리된 상태로 유지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노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저하에 맞서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더 ‘젊어 보이는’ 뇌

연구자들은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뇌를 더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증거는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뇌를 더 젊게 만들 수도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아모루소 연구팀은 8만6,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뇌 영상과 생물학적 데이터를 이용해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시켰다.

지난해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발표된 연구에서 연구팀은 유럽 27개국을 분석한 결과, 사용되는 언어 수가 많은 국가일수록 뇌 노화 속도가 느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용량-반응 관계도 확인됐다. 아모루소 박사는 “더 많은 언어를 사용할수록 보호 효과가 더 커졌고, 신경인지 기능도 더욱 젊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반대로 한 가지 언어만 사용하는 것은 가속화된 뇌 노화 위험이 약 두 배 높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

다만 이 연구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 간 차이를 분석한 것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후속 연구에서 728명의 뇌 전기활동 데이터를 이용해 ‘뇌 나이 시계’를 만들었다. 이 연구는 최근 유럽신경과학회연맹 학술대회에서 발표됐지만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는 않았다.

연구 결과 두세 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뇌는 평균 6년 더 젊어 보였고, 네 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뇌는 무려 13년 더 젊게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서로 비슷한 언어를 많이 알고 있을수록 뇌 보호 효과는 더욱 커졌다. 이는 서로 비슷한 언어를 구별하고 전환하기 위해 뇌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아모루소 박사는 설명했다.

 

■ 언어와 치매의 관계

여러 언어를 아는 것은 인지 예비력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인지 예비력이란 노화나 질병으로 생기는 생물학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뇌가 적응하고 기능을 보완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중언어 사용자는 한 언어만 사용하는 사람보다 치매 진단을 더 늦게 받으며, 알츠하이머병 병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도 더 오랫동안 정상적인 생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2021년 이중언어 사용이 인지 예비력을 높이는 과정을 정리한 논문을 발표한 비알리스톡 교수는 “이들은 약 4~5년 동안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며 “뇌를 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와 비슷하지만 임상적으로는 일상 기능에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새로운 언어는 어떻게 배울까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인지 기능 향상 외에도 다양한 장점을 제공한다. 비록 유창하게 말하지 못하더라도 그렇다. 비알리스톡 교수는 “새로운 언어는 이전에는 대화할 수 없었던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게 하고, 망설였던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해준다”며 “언어 학습은 세상을 닫는 경험이 아니라 세상을 여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또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시기란 없다. 일부 연구는 인생 후반기에 언어를 배우기 시작해도 기억력과 인지적 유연성이 향상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지 기능 향상 정도는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비례한다. 비알리스톡 교수는 “내 생각에는 오래 할수록 좋고, 더 집중적으로 할수록 좋으며,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할수록 좋다”고 말했다.

언어를 배우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학원이나 학교에서 정식으로 공부할 수도 있고, 듀오링고(Duolingo)나 로제타 스톤(Rosetta Stone) 같은 앱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한 아이토키(Italki)나 버블링(Verbling) 같은 웹사이트를 이용하면 온라인 원어민 교사와 연결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해당 언어로 된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도 언어의 소리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비알리스톡 교수는 이메일을 통해 강조했다. 그녀는 “대화가 포함된 학습법, 특히 원어민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y Richard Si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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