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 의학 리포트
“간질환·당뇨병·파킨슨병 위험 낮춘다
하루 3~4잔이 건강상 이점 가장 커
신체활동 증가·조기사망 위험 감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간의 각성 효과와 에너지 증진을 위해 커피를 마신다. 그러나 커피는 건강에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커피는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으로 철저하게 연구된 음료라고 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지금까지 수천 건의 연구를 수행하며 커피가 수명, 심혈관 건강, 혈당 수치, 체중 감량, 암 위험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해 왔다.
커피에는 1,000개가 넘는 화학 성분이 들어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마그네슘, 칼륨, 나이아신 및 기타 비타민 B군처럼 인체에서 활성을 나타내는 물질들이다.
한동안 과학자들은 커피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의심했다. 1991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방광암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커피를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다. 다른 연구들은 커피가 폐암 위험도 높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이후 과학자들은 일부 연구에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잘못 해석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흡연자들은 커피도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었고, 초기 연구들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흡연자였다. 연구자들이 이러한 요인을 고려하자 커피와 폐암 및 방광암 사이의 연관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그 이후 수십 년 동안 수백 건의 연구는 커피를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연구 결과들은 커피가 여러 종류의 암을 포함한 주요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과학자들이 커피 속 성분들을 더욱 면밀히 분석하기 시작하면서, 그중 상당수가 항염증 및 항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67가지 건강 결과를 대상으로 수십 년간의 연구를 종합 분석한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대부분의 성인에게 매일 커피를 마시는 것이 “건강에 해를 끼치기보다 이로울 가능성이 더 높다”고 결론 내렸다. 이 분석에 따르면 하루에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조기 사망 위험이 거의 20% 낮았다.
우리는 자료를 검토하고 전문가들을 인터뷰해 커피 섭취의 건강상 이점 가운데 어떤 것들이 가장 강력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다음은 그 결과다.
■간 건강 증진
커피와 건강의 관계를 수십 년 동안 연구한 결과 가운데 가장 일관되게 나타난 사실 중 하나는 커피가 간 건강에 좋다는 점이라고, 조지워싱턴 대학교 밀켄 공중보건대학원의 롭 밴 담 교수는 말했다.
수많은 연구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간암, 비알코올성 지방간, 간경변증 및 기타 간 질환의 발생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커피 섭취는 간 효소 수치 감소와도 관련이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간이 건강하고 과도한 부담을 받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영양과학을 연구하는 밴 담 교수는 커피의 간 보호 효과가 대규모 관찰 연구, 실험 연구, 동물 연구 및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되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21년에 발표된 한 연구는 약 50만 명의 성인을 약 11년 동안 추적 관찰했는데,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만성 간질환 발생 위험이 21% 낮았고, 만성 간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49% 낮았다.
이러한 효과는 에스프레소, 인스턴트커피, 디카페인 커피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났다. 위험 감소 효과는 하루 한 잔 정도의 커피 섭취에서도 확인되었지만, 하루 3~4잔을 마시는 사람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보았다.
커피가 간을 보호하는 이유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밴 담 교수는 “커피에는 수천 가지 식물성 화합물이 들어 있기 때문에 다소 복잡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클로로겐산은 간이 인슐린에 반응하는 효율을 높여주며, 커피 속 다른 성분들은 염증을 줄여 간을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2형 당뇨병 위험 감소
커피가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능력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제2형 당뇨병에 덜 걸리는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다.
많은 대규모 연구들은 하루 3~4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약 25% 낮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하루 커피 섭취량이 한 잔 늘어날 때마다(하루 약 6잔까지) 당뇨병 발생 위험은 약 6%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효과는 유럽, 북미, 아시아 전역에서 1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수십 건의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남성과 여성, 젊은 사람과 노인, 흡연자와 비흡연자, 비만인과 비비만인 모두에게서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또한 커피 섭취량 변화에 따라 위험도 함께 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천 명의 남성과 여성을 20년 동안 추적한 연구에서, 커피를 마시던 사람들이 하루 한두 잔씩 커피 섭취량을 늘리자 제2형 당뇨병 위험이 11% 감소했다. 반대로 커피 섭취량을 비슷한 수준으로 줄인 사람들은 당뇨병 발생 위험이 17% 증가했다. 과학자들은 차 섭취량 변화에서는 같은 현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커피는 폴리페놀의 풍부한 공급원이다. 폴리페놀은 과일, 채소, 통곡물 및 기타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성분으로 건강상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클로로겐산을 포함한 이러한 폴리페놀은 인슐린 감수성과 혈당 조절 능력을 향상시킨다. 또한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베타세포는 제2형 당뇨병 발생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커피의 건강 효과를 연구하는 독일 뒤셀도르프 서독 당뇨·건강센터의 객원 과학자 후버트 콜브는 설명했다.
■파킨슨병 위험 감소
커피 섭취와 관련해 가장 놀랍고도 일관되게 나타나는 결과 가운데 하나는 파킨슨병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이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주로 커피 속 카페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00만 명 이상이 포함된 24건의 연구 자료를 종합 분석한 대규모 메타분석에서, 하루 최대 3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28% 낮았다. 한편 하루 최대 2잔의 차를 마시는 사람들도 파킨슨병 위험이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밴 담 교수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회의적으로 반응했다”며 “하지만 연구가 반복될 때마다 커피와 차를 통해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는 사람들이 파킨슨병 위험이 더 낮다는 결과가 계속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퇴화하고 사멸하면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떨림, 근육 경직 및 기타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카페인은 이러한 도파민성 신경세포의 파괴를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이것이 커피와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파킨슨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낮은 이유일 수 있다.
■신체 활동 증가
매일 운동하는 것은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운동량을 늘리는 한 가지 방법이 바로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2023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발표된 엄격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건강한 남녀 100명을 모집해 핏빗, 심박수 모니터 및 기타 건강 측정 장비를 착용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2주 동안 관찰되었으며, 일부 날에는 카페인 커피를 마시고 다른 날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도록 지시받았다.
연구 결과, 사람들이 커피를 마신 날에는 보통 하루 1~3잔 정도를 마셨는데, 평균적으로 1,000보를 더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0.5마일(약 800m)을 걷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 공동저자이자 UC 샌프란시스코 심장내과 교수인 그레고리 M. 마커스는 “이것은 신체 활동량의 상당한 증가이며, 커피 섭취가 전반적으로 더 나은 건강과 연관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루에 1,000보를 더 걷는 것은 다양한 건강 지표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하루 1,000보를 추가로 걷는 것은 사망 위험을 6~15% 감소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다. 마커스 교수와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 효과의 규모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서 관찰되는 사망 위험 감소 효과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 밝혔다.
<By Anahad O’Conno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