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렌트 평균 3,827불
전국 최고 집값·생활비
실리콘밸리의 심장부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봉 18만 달러를 받는 테크 기업 직원들마저 치솟는 주거비와 생활비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최근 AI 산업의 중심지로 다시 부상한 샌프란시스코에서 고액 연봉이 더 이상 경제적 여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한때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실리콘밸리 기업에 입사해도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때문에 저축이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 확산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침체를 겪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생성형 AI 붐을 계기로 다시 기술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오픈AI, 앤스로픽, 스케일AI 등 AI 스타트업들이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면서 젊은 개발자들이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레스토랑과 상권도 활기를 되찾고 있으며, 사무실 공실률도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전부터 높은 주거비로 악명이 높은 샌프란시스코에 AI 붐이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비용 압박이 형성됐다는 진단이다. NYT는 연봉 18만 달러를 받는 젊은 엔지니어들도 여전히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거나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연방과 주 소득세를 제외하면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크게 줄어들고, 월 수천 달러에 달하는 임대료와 높은 식비, 교통비, 각종 생활비를 지출하면 저축할 여력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경제연구위원회(C2ER) 생활비 지수 최신 자료를 보면 샌프란시스코의 전체 생활비는 전국 평균보다 65.6% 높다. 상승을 이끄는 것은 단연 주거비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레드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샌프란시스코 중위 주택가격은 170만달러를 넘어섰다. 전국 중위가격인 45만달러의 3배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임대 시장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 데이터 업체 코스타 집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아파트 평균 월세는 3,827달러로 뉴욕을 제치고 미국 전역 최고가를 기록했다.
코스타의 나이절 휴스 선임연구원은 현재 샌프란시스코 임대 시장을 “빠르게 달아오르는 압력솥”에 비유했다. 마리나 디스트릭트, 퍼시픽 하이츠, 사우스 오브 마켓 등 선호 지역의 아파트 공실률은 2020년 약 13%에서 현재 약 3%까지 급락한 상태다. 신규 주택 공급도 사실상 멈춰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집값 부담은 나머지 생활비로 고스란히 전이된다. 같은 생활비 지수 기준으로 샌프란시스코의 공공요금은 전국 평균 대비 약 41%, 교통비는 약 43%, 식료품은 약 19% 비싸다. 연방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19만6,365달러로 2020년 15만3,359달러에서 크게 올랐지만, 생활비 상승분을 감안하면 실질 구매력의 체감 증가폭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비용 구조에 AI 기업 상장 기대감이 겹치면서 부의 격차와 주거 경쟁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테드 이건 샌프란시스코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소득 전문직들이 이 도시의 장단점을 감수할지, 마당과 차고가 있는 외곽 지역으로 떠날지를 오래전부터 저울질해 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