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법무부·이민당국
‘비자격 귀화신청’ 색출
월 100여건 이상 처리
연방 정부가 미 시민권자에 대한 ‘시민권 박탈(denaturalization)’ 조치를 본격 확대하면서, 시민권자라 하더라도 과거 범죄나 허위 사실이 드러날 경우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최근 연방 법무부(DOJ)와 이민서비스국(USCIS)은 한 달 100건 이상의 시민권 박탈 절차를 추진하는 새로운 지침을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지난 23일, 우크라이나 출신 블라디미르 볼가예프의 시민권을 연방법원 판결로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시민권을 취득했지만, 그 이전인 2011년부터 총기 부품 1,000여 개를 해외로 밀수한 혐의와 소득 은폐를 통한 연방 주택보조금 사기 행위가 드러났다. 법원은 귀화 이전 범죄 사실을 숨긴 점을 들어 ‘선량한 도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24일에는 플로리다 남부 연방법원이 미렐리스 카브레라 디아스의 시민권을 박탈했다. 그는 2017년 귀화 이후 2019년 대규모 의료보험 사기 사건으로 유죄를 인정했으며, 귀화 이전부터 환자 모집 대가로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불법 행위를 저질러온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사건의 피해액은 600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치는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정책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무부와 이민서비스국 내부 지침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동안 매달 100~200건의 시민권 박탈 사건을 각 지역 사무소에서 발굴·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과거 연간 10여 건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확대된 수치다.
당국은 이러한 조치가 미 시민권 제도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파멜라 본디 법무장관은 “미국 시민권은 신성한 특권이며, 거짓이나 사기로 취득할 수 있는 지위가 아니다”라며 “이민 절차에서 범죄를 은폐하거나 국민을 기만한 경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강경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연방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조직범죄, 테러, 강력범죄 연루자의 시민권 박탈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전미이민포럼 등 이민단체들은 시민권 박탈은 여전히 높은 입증 기준을 요구하는 만큼 무분별한 적용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대규모 서류 재조사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연방정부는 ‘오퍼레이션 트윈 실드(Operation Twin Shield)’라는 이름 아래 수천 건의 시민권 케이스를 재검토 중이며, 결혼 사기 등 비교적 비폭력 범죄까지 단속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민법 변호사들은 “시민권자는 원칙적으로 강력한 법적 보호를 받지만, 취득 과정에서의 허위 진술이나 중대한 범죄 은폐가 확인될 경우 언제든 취소될 수 있다”며 “과거 이민 서류의 정확성과 법적 문제 여부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