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40% 급등
공급망 전반 파급효과
이란 전쟁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에서 디젤 가격이 갤런당(약 3.78ℓ) 5달러를 넘어섰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내 평균 디젤 가격은 21일 갤런당 5.20달러를 넘어섰다. 한 달 전보다 약 40% 오른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같은 가격 인상은 1994년 이후 30년래 최고 수준이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실질적인 가격은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WSJ에 따르면 한 달 전과 비교해 디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10개주 가운데 8개주가 미국 남동부 지역에 몰려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경우 지난달 21일 이후 디젤 가격이 51% 급등했다.
WSJ은 소규모 트럭 운전사들이 디젤 가격 급등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거리 트럭을 모는 미겔 카베다는 최근 일주일간 기름값이 이란 전쟁 전보다 약 40% 더 들었다. 그는 기름값을 아끼려고 할인받을 수 있는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연료 소모가 많은 언덕길 등은 피해 다닌다고 했다.
경제학자들은 디젤 가격 상승이 장기간 지속되면 공급망 전반에 파급 효과를 일으켜 결국 기업들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UC 데이비스 경제학자 에리히 뮬레거는 대부분의 화물 운송회사의 경우 디젤 가격이 40% 오르면 전체 비용이 약 10%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예를 들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디젤 가격 급등은 캘리포니아주 우유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조지아대의 경제학자 마이클 아드제미안은 신선 식품을 운송하려는 기업들이 더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소비재와 달리 신선 식품의 경우 냉장 상태로 빠르게 운송해야 하기 때문에 디젤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도 지난 18일 디젤과 다른 석유 파생 제품 가격이 많은 것의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실질적이라고 했다.
디젤은 트럭 외에 트랙터, 크레인 등 농업, 어업, 건설업 장비의 연료로 사용된다.
디젤과 함께 소매 개솔린 가격도 동반 상승하며 운전자들의 재정 부담이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이미 전국에서 가격이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갤런 당 평균 가격이 6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갤런 당 8달러, 심지어 9달러에 판매하는 주유소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물가 안정이 중간 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에 주요 의제로 부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