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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에 AI반도체 빗장… 관세 대신할 새 통상압박 카드

미국뉴스 | 경제 | 2026-03-17 10:31:46

동맹국에 AI반도체 빗장, 관세 대신할 새 통상압박 카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대체 관세’ 위법 논란에 효력의문

 클러스터 금지로 경쟁국 AI견제도

 엔비디아, 결국 H200 중국수출 포기

 차세대 베라루빈 생산체제에 집중

 

 

 

반도체 수출 허가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대미 투자를 압박할 수단이 줄어들자 내놓은 카드다.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관세 전략이 틀어지자 미국의 양대 기업 엔비디아와 AMD가 장악한 인공지능(AI) 칩을 무기로 쓰려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반도체의 위력이 증명된 만큼 앞으로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을 압박하기 위해 AI 칩 통제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기술 스택의 안전한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는 역사적인 중동 협정을 통해 수출을 성공적으로 증진시켰으며 이러한 접근을 공식화하기 위한 정부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 등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반도체 수출을 허가해주는 새 규제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상무부가 이 내용을 확인하는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계약을 각국이 따를 예시로 제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미 때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 각각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 5000개 수출을 허가해줬다.

현재 미국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이는 150일이 지나면 종료되고 일부 주에서 122조에 근거한 관세도 위법이라며 소송을 낸 상태다. 또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반도체 관세를 지렛대로 투자를 압박하고 있지만 메모리반도체가 ‘부르는 게 값’이 된 상황에서는 관세도 큰 압박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치로 각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판매 승인을 늦출 경우 반도체 수입국의 AI 프로젝트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UAE 사례가 대표적이다. UAE는 지난해 자국 AI 투자액과 동일한 금액만큼 미국에도 투자하는 조건으로 엔비디아 칩 수입 허가를 받았는데 수출 계약부터 실제 허가까지 수개월이 소요됐다.

유럽 등 경쟁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통제를 달갑지 않게 보지만 엔비디아나 AMD 칩을 확보하지 못하면 마땅히 대안도 없다. 대체재로 화웨이와 같은 중국 제품을 써야 하는데 중국 기업들조차 엔비디아 칩을 쓸 만큼 아직 화웨이 칩 성능은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화웨이 제품을 쓰면 미국의 무역 제재 위반에도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화웨이는 선택지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AI반도체 수출을 다른 나라와의 양자 협상에서 협상 카드이자 지렛대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도 충격을 피하기 힘들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구상한 수출규제인 ‘AI 확산규칙’에서 한국은 동맹으로서 최첨단 GPU를 거의 아무런 제한 없이 수입할 수 있는 ‘1단계(티어1)’ 그룹에 분류됐다.

하지만 이번 정책이 시행되면 대미 투자를 하거나 깐깐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AI 확산규칙은 전 세계를 사실상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1단계, 엄격한 보안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2단계, 최첨단 GPU 수출을 금지하는 3단계 국가로 구분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2단계 국가들이 중국산 칩을 써 중국 AI 산업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며 제도를 폐지했다.

특히 반도체 시장이 큰 한국의 경우 AI 칩 수요가 많기 때문에 새 규제가 시행되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 등 부담스러운 조건을 받아들여야 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 규제는 수출 규모가 커질수록 통제가 강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AMD 칩 통제로 AI 개발이 지연되면 메모리 칩 수요도 감소하기 때문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도 피해가 될 수 있다.

<서울경제=김창영·이태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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