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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증시는 불타는데… 미국 증시는 왜 갈팡질팡?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6-01-26 08:24:27

미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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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자산’ 의존↓

 오락가락 관세 정책

경제 정책 불확실성

포트폴리오 다변화

투자자들이 지난해 미국 자산과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면서 미국 증시 수익률이 해외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 [로이터]
투자자들이 지난해 미국 자산과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면서 미국 증시 수익률이 해외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 [로이터]

 

‘인공지능’(AI)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S&P500 지수가 2025년 한 해 동안 16%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지난해 미국 자산과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미국 증시는 지난 한 해 두 자릿수 상승률로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 자금이 해외로 유출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그 결과 글로벌 AI 열풍의 수혜를 입은 유럽과 아시아 주요 증시에 비해 수익률이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가 세계 증시에 뒤쳐지는 원인을 분석한다.

 

■ 달러 가치 하락

 

대형주 중심으로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16.4% 상승하며 견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해외 750여 개 기업으로 구성된 MSCI 월드 지수는 같은 기간 무려 약 28.6%나 급등하며 미국 증시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러한 격차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달러화 가치가 다른 주요 통화에 비해 하락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는 지난해 초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혼선으로 인해 발생한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베어드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많은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최근 미국의 투자 환경이 과거보다 덜 우호적으로 바뀐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 갈팡질팡 관세 정책

 

약 3년 전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대폭 인상했을 때, S&P500 지수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해외 증시에서는 약세장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 이후에도 비슷하게 나타난 바 있다. 당시 신흥 시장 증시는 급등한 반면, 미국 기술주들은 폭락을 면치 못했다. 1980년대에도 일본의 기업 환경이 급성장하는 동안 미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정체를 보인 바 있다.

 

미국 증시는 2023년과 2024년, 2년간에 걸쳐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두 해 합산 기준 약 52%나 급등하며 말 그대로 ‘불 마켓’(Bull Market)을 실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새로운 무역 규제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이 100%를 초과하는 관세 부과로 서로 위협하면서 2025년 상반기 미국과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관세 조치를 일시 중단하면서 세계 증시도 안정세를 되찾았다.

 

■ 경제 정책 불확실성

 

작년 상반기, 달러 가치를 외국 통화 대비 측정하는 DXY 지수 기준으로 미국 달러화는 10% 이상 하락했다. 여름철 들어 달러는 안정세를 되찾았으며, 그제서야 미국 증시에서 변동성이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났다. 베어드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2025년 투자자들이 달러 의존도를 줄인 것은 트럼프 행정부 경제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달러와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동안, 투자자들은 다른 안전자산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매수로 금값은 급등하며 수년간 이어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은, 구리, 백금 등 다른 귀금속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투자 자금 유출에 따른 미국 달러 약세는 다른 국가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해당 국가 통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외국 투자자들은 같은 금액으로 더 투자 규모를 늘릴 수 있다. 반면, 미국 투자자들은 달러가 강했을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지분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또, 일부 외국 주식은 통화 가치 상승만으로도 투자 가치가 높아진 셈이다.

 

■ 기술주 견인 아시아 증시

 

해외 증시가 작년 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시작했다는 점도 상승세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S&P500은 2023년과 2024년에 두 해에 걸쳐 급등했는데, ‘매그니피센트 7’로 불리는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 등의 대형 기술주가 주가를 견인했다.

 

최근 아시아 증시 역시 기술 투자에 힘입어 상승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 관련 관심 급증에 따른 혜택을 받고 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삼성과 메모리 반도체 업체 SK하이닉스의 주도 아래 작년 무려 약 70%나 급등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기술 투자뿐 아니라 새 정부가 경기 부양을 약속한 점이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럽 기업들은 미국만큼 대형 기술주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U.S. 뱅크의 톰 헤인린 투자 전략가는 “유럽 주식은 경기 순환적 성격이 강하며, 세계 경제의 확장과 수축에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라고 설명했다. 투자사 ‘파 크레스트’(FarrCrest)의 마이클 파 회장도 “유럽 주가가 장기적 예측보다는 단기 수익에 더 밀접하게 연동된다는 의미”라며, “유럽 시장은 타국 증시보다 예측 가능하고 위험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라고 설명했다.

 

■ 투자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강한 성장으로 미국 증시 등 주요 시장의 주가 수준이 높은 상태지만, 올해도도 글로벌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해외 주식 모두 견조한 기업 실적과 기초 경제 성장세에 의해 상승세가 있기 때문에 증시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 크레스트의 마이클 파 회장은 “미국 주식이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해외 주식이 나은 투자 가치를 제공하고 있고 세계 증시 흐름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라며 “미국 증시가 AI 중심 투자에 집중된 상황이 지속되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오팔 캐피털의 웨인 위커 대표는 “매그니피센트 7이 눈부신 성과를 냈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다른 경제권으로 다변화할 때이며, 미국 외 주식이 훨씬 저렴하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며 “2026년에도 이러한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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