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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를 예측할 수 있을까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5-12-22 09:28:36

간단한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를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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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단 한 번 검사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 추적해야

비만·신장병 등 만성질환, 정확도에 영향 미쳐

조기 진단의 희망… 동시에 신중한 접근 필요”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발견을 목표로 한 혈액검사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억력 저하와 같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 혈액 속 특정 단백질 변화를 통해 질병의 신호를 포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는 단 한 번의 검사 결과에 의존하는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으며, 시간에 따른 변화 추적이 훨씬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정 단백질 바이오마커의 ‘수치 자체’보다도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관찰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을 감지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비만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단일 혈액검사는 질병 신호를 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

이달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비만이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을 희석시켜 질병의 신호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혈액 내 단백질 농도가 낮게 측정돼, 단 한 번의 검사만으로는 실제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최근 연구에서는 기억력이 걱정되지만 일반적인 인지검사에서는 정상 범주에 속한 사람들 가운데, 척수액 검사에서 초기 알츠하이머의 생물학적 증거가 확인된 경우 혈액 내 관련 단백질 수치가 5년에 걸쳐 더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초기 검사에서는 정상 판정을 받았음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알츠하이머와 연관된 비정상 지표가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아직 혈액검사가 광범위한 진단 도구로 완전히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알츠하이머병 감지 기술이 분명한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말린크로트 방사선의학연구소 산하 신경영상 연구센터의 책임연구원이자 신경방사선 전문의인 사이러스 A. 라지 박사는 “20년 전 제가 의과대학을 다닐 당시에는 알츠하이머병을 사후 부검으로만 진단할 수 있었다”며 “지금의 변화는 이 분야 자체를 혁명적으로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달 북미방사선학회 연례회의에서 관련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 뇌 스캔과 척수 검사에서 혈액검사로

오랫동안 알츠하이머병이 뇌에 미치는 변화를 확인하는 방법은 PET 스캔이나 척수 천자에 의존해 왔다. PET 스캔은 방사성 추적자를 주입해 인지 저하와 연관된 아밀로이드 단백질 덩어리를 뇌 영상에서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검사다. 아밀로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 또 다른 단백질인 타우에 변화가 생기고, 이는 결국 신경세포 간 소통을 방해해 기억력 상실로 이어진다. 척수 천자는 뇌와 척수를 둘러싼 액체에서 이러한 단백질 수치를 직접 측정한다.

문제는 이러한 검사들이 대부분 인지 저하가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시행된다는 점이다. 장비와 전문 인력의 부족, 높은 비용, 보험 적용의 한계로 인해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 전문가들은 진단을 받은 환자뿐 아니라, 실제로는 질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진단받지 못한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검사는 지난 3~5년 사이 급격히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FDA는 알츠하이머 관련 바이오마커를 감지하는 두 가지 혈액검사를 승인했고, 알츠하이머협회는 전문 진료 환경에서 이 검사를 활용하기 위한 첫 임상 지침을 발표했다.

알츠하이머협회 의료담당 부회장이자 신경과 전문의인 시나 오로라 박사는 이 두 검사에 대해 “각각 다른 목적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1차 진료 단계에서 아밀로이드 축적이 증상의 원인이 아닐 가능성을 가려내는 ‘배제 검사’이고, 다른 하나는 전문의가 사용하는 ‘확인 검사’로, 양성 결과가 나올 경우 뇌에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오로라 박사는 이러한 검사들이 단독 진단 도구가 아니라 가족력, 인지 선별검사, 영상 검사 등과 함께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검사는 위험도를 예측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경도 인지장애의 객관적 징후가 있는 환자를 위한 도구”라는 설명이다. 또한 이는 가정용 키트가 아니라 치매 진료 경험이 풍부한 임상의가 처방하고 해석해야 하는 의학적 검사라고 덧붙였다.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에 혈액검사로 질병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는 최근 연구에 대해서는 “아직은 미래적인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혈액검사가 제시하는 가능성은 크다. 단순한 채혈만으로도 뇌 영상에서 확인되는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변화를 혈류에서 감지할 수 있다면, 수천만 명이 보다 쉽게 검사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지 박사는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이른 증상이 나타나기 20년 이상 전에 이미 시작된다”며 “치매가 발생하기 전, 즉 무증상 단계에서 질병을 확인할 수 있다면 단백질을 제거하는 조기 치료를 통해 향후 치매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검사에 대해 성급한 기대를 경계한다. 현재 메디케어 적용 범위도 제한적인 만큼, 혈액검사는 특정 임상적 상황에서만 사용돼야 하며 일반적인 선별검사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만성질환이 만드는 변수

혈액검사의 신뢰성에는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한다. 만성질환이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신장 기능 저하가 혈액검사 결과를 왜곡해, 경미한 경우를 포함해 신장 문제가 있는 노인 약 3분의 1에서는 결과 해석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센터의 임상 신경심리학자이자 공동 연구자인 코리 볼턴 박사는 “경미한 신장 기능 장애만으로도 여러 알츠하이머 혈액 바이오마커 수치가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뇌 신경 손상을 나타내는 지표로 널리 사용되는 신경섬유 경쇄는 그 영향이 가장 컸다. 그는 “3기 신장질환 환자에게서는 이 바이오마커가 더 이상 유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PET 스캔이나 척수 검사와 달리, 혈액검사가 전신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신장질환뿐 아니라 비만, 혈관 질환, 일부 약물까지 단백질 수치를 변화시켜 결과 해석을 어렵게 만든다.

이 연구는 경증에서 중등도의 만성 신장질환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가장 중증 환자는 포함하지 않았다. CDC에 따르면 미국 내 65세 이상 인구의 약 34%가 만성 신장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질환은 일부 유색인종 공동체와 저소득층에서 더 흔하다. 연구자들은 신장질환이 이렇게 흔한 만큼, 혈액검사 결과에 어떤 혼란을 초래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볼턴 박사는 단백질 간 비율을 비교하는 방식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바이오마커 검증 연구가 대부분 백인·고학력·상대적으로 건강한 집단에 치우쳐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인구집단에서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UMC 알츠하이머 센터의 신경과 전문의 아르곤데 판 하르턴 박사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각 개인에 대해 질병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라며 “미래에는 질병 초기 단계에서 개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가 생물학적 변화를 최소 침습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창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한 번’이 아니라 ‘시간’이 말해준다

하르턴과 캘빈 트리우가 진행한 연구는 기억력 저하를 느끼지만 인지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타난 298명을 5년간 추적했다. 연구진은 2년마다 혈액 속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 즉 아밀로이드, 타우, 신경섬유 경쇄, 그리고 신경계를 지지하는 세포에서 주로 발현되는 교세포 섬유산성 단백질을 측정하고, 매년 인지 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 단백질, 특히 타우와 교세포 섬유산성 단백질 수치가 급격히 증가한 경우 사고력 저하가 뚜렷했고, 경도 인지장애나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았다. 초기에는 정상 수치를 보였던 참가자 중 약 20%는 이후 비정상적인 바이오마커 수치를 나타냈다.

하르턴 박사는 이 결과가 집단 차원의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지 개인별 예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평균 연령 62세로 비교적 젊고, 신장 기능 저하 등 만성질환이 적은 집단이었다는 점도 한계로 언급했다.

연구자들은 단일 혈액검사가 한 시점을 포착한 ‘스냅사진’에 불과하다면, 반복 검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환자의 인지 건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 By Akilah Johns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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