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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된 금… 21세기형 ‘골드러시’ 글로벌 열기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5-10-13 11:00:19

‘금값’된 금, 21세기형 골드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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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당 4,000달러 돌파

올해 들어 50% 급등

불확실성의 ‘경고등’

투자자들 ‘달러 대안’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이 금 투자에 나서며 금값이 급등하고 있다. [로이터]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이 금 투자에 나서며 금값이 급등하고 있다. [로이터]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6일 밤 4,000달러 선을 넘어선 금값은 7일 오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올 들어 약 50%가량 급등했다. 금은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기록 경신을 경제 불확실성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 너도 나도 금 투자

중앙은행과 기관투자자, 개인 투자자들까지 대거 금 매입에 나서면서 가파른 금값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연방정부가 10월 1일부터 ‘셧다운’(정부 업무 정지)에 돌입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정책과 미·중 무역 갈등, 지정학적 긴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금값은 지난 4월 이후 본격적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LPL파이낸셜의 아담 턴퀴스트 수석 기술전략가는 투자자 메모에서 “8월 중순 이후 금은 하락하는 날보다 상승하는 날이 세 배나 많았다”라며 “금값이 거침없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의 조 카바토니 수석 시장전략가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 다변화를 위해 금을 사들이고 있고, 투자자들은 금을 달러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라며 금값 급등세 배경을 설명했다.

 

■ 달러보다 안전한 자산

실제로 지난 1년간(8월 말 기준) 폴란드 중앙은행은 금 60톤 이상을 사들였으며,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중국, 터키 등 전통적인 금 선호국도 금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처럼 각국 중앙은행이 금 시장에 대거 참여하면서 금값 상승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5년 들어 현재까지 금값 상승률은 197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당시에도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글로벌 경제가 오일 쇼크에 흔들리며 금값이 치솟은 바 있다.

켄 그리핀 시타델 CEO는 6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금을 달러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라며 “미국의 국가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투자 흐름 속에서 달러 대신 금과 같은 다른 자산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 글로벌 정치 불안도 한 몫

골드만삭스 출신의 밥 고틀리브 금속 트레이더는 “각국 중앙은행은 가격보다 정책 목적에 따라 금을 매입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금 가격이 올라도 매입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는 올해 들어 약 9% 하락(DXY 기준·미국 달러의 가치를 주요 외국 통화 바스켓 대비 나타낸 지수)했으며, 유럽·아시아 등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취임한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가 예산 위기를 이유로 전격 사임했고, 일본에서도 보수 강경파 다카이치 사나에가 총리로 선출되며 국채 매도세가 이어지는 등 글로벌 정치 불안이 금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

 

■ 개인 투자자까지 동참

개인 투자자들도 금 매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에서 1온스짜리 금괴를 판매하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리테일 금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실물 금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는 7~9월 사이에만 약 260억 달러가 유입됐다. 이중 북미와 유럽에 대거 유입된 신규 자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오팔캐피털의 웨인 위커 대표는 “금 ETF나 투자 앱 덕분에 일반 투자자들도 금 투자에 소액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라며 “과거보다 금 투자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 점이 금 투자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광 관련 기업들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세계 여러 곳에서 금광 사업을 운영하는 ‘뉴몬트’(Newmont)는 올 들어 주가가 무려 130%나 폭등했고, 캐나다 금광 기업 ‘애그니코 이글’(Agnico Eagle Mines)과 ‘배릭 탄광’(Barrick Mining) 주가 역시 두 배 이상 올랐다.

 

■ ‘급락 시 보호 장치 없어’ 경고

헤지 펀드 매니저 등 대형 투자 업체들도 투자자들에게 금 투자 비중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드라크, 브리지워터 창립자 레이 달리오 등은 최근 금 투자를 강조했다.

달리오 창립자는 1일 코네티컷에서 열린 그리니치 경제포럼에서 “전략적 자산 배분 관점에서 포트폴리오의 15% 정도는 금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전통적 자산이 흔들릴 때 금이 뛰어난 성과를 낸다”라고 금 투자를 제안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금값이 과열됐다며 조정을 경고하고 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금은 산업용과 보석 수요가 동반되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투자 수요에만 치우쳐 있다”라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오팔캐피털의 웨인 위커 대표는 “과거 사례를 보면 금은 오랜 기간 일관된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가격 급락 시 보호 장치가 없다”라며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과도하게 늘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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