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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가까운 ‘스테이케이션’… 올 여름 여행 지출 절약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5-07-28 09:59:01

스테이케이션, 올 여름 여행 지출 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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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지출 25% 줄여

경제 불안 및 인플레이션

떠나도 가까운 곳 위주로

업계‘, 가성비·비용인하’

 

 경제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여행비 지출을 줄이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 이에 여행 및 항공업계는 비용 인하와 가성비 마케팅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
 경제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여행비 지출을 줄이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 이에 여행 및 항공업계는 비용 인하와 가성비 마케팅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

 

올해 여름 휴가를 줄이는 미국인이 많아졌다. 치솟는 물가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멀리 떠나는 대신 집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항공권이나 호텔 예약을 하는 가구 수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연방노동부 자료에서도 지난 6월에 휴가를 사용한 근로자 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업계도 “올해는 확실히 ‘스테이케이션 시즌’”이라며 “멀리 가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짧게 머무는 여행이 늘고 있다”고 달라진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도 미국 전역에서는 자동차를 이용한 근거리 여행이 증가하는 추세다. 항공편을 피하고, 고가의 숙박보다는 저렴한 대안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 여름휴가 지출 25% 줄여

고물가와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 그리고 잇따른 무역 및 이민 정책 변화가 겹치면서 여행을 포함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글로벌 여행지원업체 ‘제네럴리’(GGA)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최근 실시한 연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올해 여름휴가에 쓸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지출액은 3,132달러로, 지난해(4,199달러)보다 약 25% 줄었다. 여론조사기관 SSRS가 전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6%는 올해 여름 여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고 약 54%는 재정 걱정으로 예산을 아끼는 여행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 경제 불안에 따른 결과

이러한 소비 위축은 수개월간 이어진 경제 불안의 신호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소비자들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무역·이민 정책 변화와 새로운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해 물가 상승 압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오는 8월 1일부터 브라질, 일본, 캐나다 등에서 수입되는 일부 품목에 새로운 고율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2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가계가 늘고 있으며 5월 소비자 지출은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저축률은 상승했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배경에는 수년간 누적된 인플레이션과 함께 의료비, 보험료, 공공요금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있다. 크레딧 카드 사용액은 현재 약 1조2,000억 달러에 달하며, 모기지 대출과 학자금 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다. 경제 전문가들은 점점 더 많은 가계가 생계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위축은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라며 “국내선 항공편, 호텔, 그리고 기타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먼저 타격이 감지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전국적으로 호텔 객실 점유율도 하락세다.

상업용 부동산 정보업체 코스타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호텔 점유율은 전년 대비 1.7%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상위 1% 고소득층은 여전히 해외여행과 고급 호텔(1박 800달러 이상)을 즐기고 있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여행 지출에 지갑을 닫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여행 및 항공 업계, ‘가성비·비용 인하’ 마케팅

소비자들의 여행 지출 감소가 업계의 여행 비용 인하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 항공권, 렌터카, 호텔 객실, 콘서트 티켓 등의 가격은 6월 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달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다시 오름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아메리칸항공, 제트블루 등 주요 항공사들이 올해 국내 여행 수요 둔화가 실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델타항공은 최근 올해 상반기 일반석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등 프리미엄 티켓 예약만 같은 기간 6% 증가했다.

호텔업계는 ‘가성비’를 앞세운 각종 프로모션으로 근거리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곳곳의 호텔과 리조트는 ‘데이케이션’(Daycation, 당일 여행) 상품이나 무료 주차, 스파 할인 등 지역 주민을 겨냥한 마케팅에 나섰다. 차를 타고 근거리로 떠나는 ‘로드 트립족’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호텔도 늘고 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고급 리조트 ‘애리조나 빌트모어’는 인근 7개 주에서 방문하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40% 할인과 무료 주차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리조트의 매들린 라이든 마케팅 디렉터는 “올해 여름은 확실히 ‘스테이케이션 시즌’”이라며 “장기 휴가 대신 당일 예약과 데이패스를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 떠나도 알뜰 휴가

텍사스주 갤버스턴 인근 중학교 교사 첼시 파디야(41) 씨는 올여름 알뜰 휴가를 계획했다. 최근 세금과 보험료 인상으로 매달 내야 하는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이 약 200달러 늘면서 가족 5명이 함께 떠나던 여행 대신, 16세 딸과 단둘이 떠나는 소규모 휴가를 선택했다. 파디야 씨는 크레딧 카드 포인트로 플로리다 데스틴행 항공권을 구입했다.

지난해 고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머문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해변에서 몇 마일 떨어진 소박한 숙소를 예약했다. 숙소에는 무료 조식이 포함돼 있다. 점심은 근처 식료품점에서 산 과일과 간식으로 해결했고, 저녁 식사는 보통 두 사람이 한 접시를 나눠 먹으며 지출을 아꼈다.

밀워키에 사는 샘 헤드(35) 씨와 가족은 작년만 해도 플로리다를 두 차례, 라스베이거스를 한 번 방문하며 총 세 번의 휴가를 즐겼다. 하지만 올해는 위스콘신 델스 인근에서 열리는 여러 워터파크를 방문하는 짧은 주말 여행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헤드 씨는 “최근 사업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라며 “여행에 큰돈을 쓰기보다는 1년치 생활비를 여유 자금으로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뉴욕주 뉴팰츠에 사는 다니엘 디펠(40) 씨는 남자친구와 메인 주 케네벙크포트로 1주일간 여행을 계획했으나, 경제 불안으로 결국 취소했다. 유적지 공공 기관에서 근무하는 그녀의 직장도 정부 예산 삭감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디펠 씨는 “2,000달러가 넘는 여행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라며 “대신 4시간 거리인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에서 4박 5일을 보내며 당초 예산보다 700달러를 절약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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