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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구직 ‘하늘의 별 따기’… ‘학위 회의론’까지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5-07-07 09:44:13

Z세대 구직,하늘의 별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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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컴공’ 전공 소용없어

불확실성에 경력직 찾는 기업

 AI와 경쟁하는 서글픈 현실

무급 인턴십위해 이사까지

 

 Z세대 대졸자들이 AI 및 경력직과의 경쟁, 까다로운 채용 절차에 치여 구직 시장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다. [로이터]
 Z세대 대졸자들이 AI 및 경력직과의 경쟁, 까다로운 채용 절차에 치여 구직 시장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다. [로이터]

 

Z세대(1997~2012년생) 신입 구직자들 사이에서 대학 졸업장이 취업을 보장한다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및 경력직과의 구직 경쟁, 갈수록 까다로운 채용 절차에 치여 구직 시장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가 연방 노동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5월 기준) 22세에서 27세 사이 대학 졸업자의 실업률은 약 5.3%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4.4%)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일반적으로 이 연령대의 대졸자는 비 대졸자보다 실업률이 낮지만, 현재 그 격차는 1994년 이후 가장 많이 좁혀졌다. 최근 많은 대졸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직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 명문대 ‘컴공’ 전공해도 소용없어

UC 데이비스를 졸업한 매기 천(23) 씨도 이 같은 구직자 중 한 명이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1년 전 학사 학위를 취득했지만, 아직도 ‘정규직’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천 씨는 “지원해도 답변조차 없는 경우가 많고, 연락이 끊기는 일도 허다하다”라며 “점점 의욕을 잃고 우울해지기까지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녀는 팬데믹 초기 컴퓨터에 흥미를 느끼며 전공을 생화학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바꿨다. 기술 분야는 안정적이고 성장 가능성도 높아 보였기 때문이다.

대학원 진학 대신 학사 학위만으로 취업을 목표로 했던 천 씨는 요즘 들어 “(구직 연계 사이트)링크드인만 보면 우울해진다”라고 말했다. 천 씨는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한 1세대 대학생이다. 하지만 졸업 후에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괴롭다”라고 전했다.

천 씨는 현재 뉴욕에 있는 한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아직 정규직은 아니지만, 인턴십이 향후 정식 채용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신입직에 지원하는 경력직 지원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에 쉽게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 경력직만 찾는 기업

기술, 금융, 컨설팅 등 주요 업종에서 대졸 신입 채용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노동시장 분석업체 ‘레벨리오 랩스’(Revelio Labs)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신입직 채용 증가세는 급격히 둔화된 반면, 경력직 채용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레벨리오 랩스의 분석에 의하면 2024년 현재 해당 업종의 신입 채용 공고 수는 2015년 대비 무려 33%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경력직 채용 공고는 67% 증가했다.

리사 사이먼 레벨리오 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기업들이 운영하던 전통적인 신입사원 채용 프로그램이 예전만 못하다”라며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예산 압박을 받는 기업들이 ‘경력’과 ‘전문성’을 우선시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글로벌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과 정치적 불안정성까지 더해지며 기업 전반에 ‘극도로 조심스러운 채용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 마나브 라즈 조교수는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MBA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들 사이에서 ‘취업 기회가 줄고 있다’는 불안감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라즈 교수는 “2015년 졸업 당시 경험했던 신입 취업 시장과 지금은 상당히 다르다”라며 기술업계와 여러 산업에서 채용 축소가 이어지고 있는 점, 인플레이션과 관세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예산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 ‘AI와 경쟁’ 서글픈 현실

케이티 도니반의 첫 직장은 아이스크림 가게 알바가 됐다. 샌디에고 주립대에서 저널리즘을 우등으로 졸업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정작 자신의 꿈이던 예술 및 패션 전문 기자직 대신 알바로 첫 직장을 시작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언론계의 구조조정과 매체 폐간이 잇따르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던 그녀는 “AI보다 내가 더 잘 쓸 수 있다는 걸 누군가 설득하기가 너무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연방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33년까지 뉴스 분석가, 기자 등 언론인 고용은 3% 감소할 전망이다. 도니반은 마케팅과 홍보 분야로 방향을 바꿨지만, 시간제 일자리조차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취업 준비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기 시작한 그녀는 “모두가 AI를 쓰는 대세 흐름에 동참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대학’ 학위 정말 필요한가?

미시건 그랜드밸리 주립대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지난해 12월 졸업한 재이슨 그라이더(23)는 링크드인을 통해 100곳이 넘는 입사 지원서를 냈음에도 번번이 탈락하자, 대학이 자신의 사회 진출을 제대로 준비시켰는지 의문을 품게 됐다. 학비를 벌기 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부업을 병행했던 그는 “강의보다 소셜미디어 캠페인 일을 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라며 “강의는 주로 ‘다른 사람 경험 듣기’에 그쳤다”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대니엘라 마컴(23)은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학위를 받고 약 1년 만인 지난 6월, 고향 텍사스에서 남가주까지 직접 차를 몰고 가 패션과 유명인 PR을 전문으로 하는 홍보회사에서 무급 인턴십을 시작했다. 수백 곳에 달하는 홍보·마케팅 직무와 유·무급 인턴십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신 뒤 내린 마지막 결단이었다. 생계를 위해 보험회사에서 일해봤지만 고통스러운 경험만 했다고 한다.

그녀는 무급 인턴십을 위해 타주로 이사 가는 것이 정말 현명한 선택인지 아직도 불확실하지만 경력 쌓기를 시작하려면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마컴은 “시간 낭비일지도 모르지만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라며 “기업들은 경력을 원하기 때문에 ‘나는 지금 경험을 쌓고 있다’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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