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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용품 시장도 관세 폭탄 못 피해… 가격 급등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5-05-19 09:22:33

유아용품 시장, 관세 폭탄 못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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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중국 의존도 바꾸기 힘들어

선적 중단으로 품귀현상 올 수도

‘유아용품 양극화·저출산’우려

공장 미국 이전은 현실성 떨어져

 

 대 중국 고율 관세로 유아용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대 중국 고율 관세로 유아용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정책 여파가 유아용품 시장에도 미칠 전망이다. 미국 전역에서 유모차, 카시트, 아기 침대 등 필수 유아용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 매대는 텅텅 비는 등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기용품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이 같은 공급 구조는 단기간에 바뀌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미국의 엄격한 안전기준을 충족시키는 생산 체제를 구축해 왔고 미국 기업들도 이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사업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 품귀 현상 나타날 수도

의류나 전자제품 등은 이미 베트남, 태국, 인도 등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추세지만, 유아용품 산업은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 ‘유아용품제조업협회’(JPMA)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유아용품의 대부분은 중국에 있는 미국 회사 공장에서 생산된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부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는 수개월 치 물량의 선적을 전격 중단하며 사실상 수입 ‘브레이크’를 밟았다. 미국 최대의 유아용 가구 브랜드 ‘델타칠드런(Delta Children)’은 지난달 초 백악관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발표 직후 거의 모든 중국발 선적을 중단했다.

이 회사의 경우 유모차·아기 침대·하이체어 등 주요 제품 대부분을 중국 공장에서 거의 매일 들여오던 구조였는데 신규 물량이 끊기자 재고는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조치가 이르면 이달부터 주요 유아용품의 품귀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JPMA의 리사 트로페 최고 디렉터는 “카시트처럼 법적으로도 반드시 갖춰야 하는 유아용품들이 많다”라며 “관세 인상으로 전체 유아용품 가격이 평균 30% 이상 오를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유아용 가구에는 현재 평균 129%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장난감과 유아 의류에 부과되는 관세는 각각 113%와 41%에 달한다.

지난 5년간 육아 비용이 이미 크게 상승한 가운데 같은 기간 식료품 가격은 28%, 어린이집 비용은 23%, 분유 및 유아식 가격은 10%가량 올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실정이다.

 

■ 공장 미국 이전 현실성 떨어져

이번 관세 인상은 유아용품 업계에 특히 타격이 크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는 ‘안전과 보호’라는 명분 아래 하이체어, 카시트, 유아용 울타리, 장난감 등의 일부 제품은 25%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원 민주당과 제조업체, 업계 단체들의 로비 활동에도 불구하고 모든 중국산 유아용품에 고율의 관세가 적용됐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카시트 등 유아 필수품에 대한 면제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처럼 불확실한 정부 방침은 현재 유아용품 업계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 장애 아동용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 ‘하클라(Harkla)’는 자사의 주력 제품인 감각 발달용 스윙의 가격을 올해 89달러에서 99달러로 인상해 초기 관세 조치를 감당했지만, 최근 관세가 145%까지 치솟자 아예 주문 자체를 중단했다.

하클라 측은 “중국에서는 30달러에 제조할 수 있는 제품이 미국에서는 4배인 120달러 이상이 들기 때문에 미국 내 생산 이전은 현실성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 유아용품 양극화 나타날 수도

지난 수십 년간 저렴한 유아용품의 보급 확대로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가정이 유모차, 장난감, 하이체어, 카시트 등을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인상으로 유아용품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럿거스 대학 대니얼 쿡 아동연구학 교수는 “앞으로 많은 부모들이 특정 유아용품을 감당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관세 조치가 지속되면 유아용품을 가진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 사이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아이가 30개의 인형을 갖는 대신 2개만 갖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2개의 인형이 조금 더 비쌀 수도 있다”라며 부모들의 우려를 가라 앉히려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세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높은 육아비용이 저출산 문제와 맞물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없는 50세 미만 미국 성인 중 3명 중 1명 이상이 ‘경제적 이유 때문에 출산을 꺼린다’라고 답한 바 있다.

 

■ 연쇄 가격 인상 전망

유모차와 카시트로 유명한 업체 ‘베이비 조거’(Baby Jogger)와 유아용품 업체 ‘그레이코’(Graco)를 보유한 ‘뉴웰브랜즈’(Newell Brands)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로 이번 달 유아용품 가격을 평균 20% 인상했다. 뉴웰은 러버메이드, 샤피, 양키캔들 등의 다른 브랜드 제품의 생산은 이미 중국 외 지역으로 이전했지만, 유아용품은 관세 대비 상황이 훨씬 복잡하다는 설명이다.

크리스 피터슨 뉴웰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관세 인상 전 재고를 미리 확보해두긴 했지만, 결국 바닥날 수밖에 없다”라며 “업계 전체가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이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웰의 주가는 올 들어 49% 하락해, 유사한 유아용품 제조업체들과 함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맥시코시’, ‘코스코 키즈’, ‘세이프티 퍼스트’ 등을 보유한 도렐 주비나일(Dorel Juvenile)은 59% 하락했으며, 유아복 전문 브랜드 ‘칠드런스 플레이스(Children’s Place)’ 역시 48% 가까이 주가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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