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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요청 안했는데”… 산불 피해 ‘크라우드펀딩’ 사기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5-02-03 08:25:42

기부금,산불 피해,크라우드펀딩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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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주택 사진 무단 사용

유명인 피해자 사칭 기부 요청

피해자‘위치·이름’팩트 체크

기부금 사용 계획 등 공개해야

 

 

 지난 1월 9일 이튼 산불 피해 여성이 전소된 자신의 주택에서 소지품 등 남은 물건을 찾고 있다. LA 산불 피해자를 돕기 위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악용한 사기 가능성이 제기돼 주의가 요구된다. [로이터]
 지난 1월 9일 이튼 산불 피해 여성이 전소된 자신의 주택에서 소지품 등 남은 물건을 찾고 있다. LA 산불 피해자를 돕기 위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악용한 사기 가능성이 제기돼 주의가 요구된다. [로이터]

 

 

새라 에코프(17)는 유년 시절을 보낸 퍼시픽 팰리세이즈 집이 산불로 전소된 뒤 가족을 위해 온라인 소액 기부 플랫폼인‘고우펀드미’(GoFundMe) 페이지를 개설했다. 산불 피해로 아버지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직장을 잃어 당장 필요한 임대료와 생활비 마련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단기 임대료로 사용할 약 1만 7,000달러를 모금한 에코프는 “우리 가족을 돕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 놀랍고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에코프 가족처럼 LA 산불 피해 복구 자금 마련을 위해 고우펀드미와 같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 의존하는 피해자가 수천 명에 달하고 있다. 고우펀드미는 가주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웹사이트를 통해 2,600개가 넘는 기부 페이지가 개설됐으며, 1월 7일 약 2억 달러의 기부금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허위 기부 페이지가 개설되는 등 사기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정부 당국이 기부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기부 요청 ‘진정성’ 확인 어려워

고우펀드미와 같은 크라우드펀딩은 자연재해 피해자의 즉각적인 피해 복구를 돕는 수단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사법기관은 크라우드펀딩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자연재해 피해자 기부금 관련 사기 온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일부 기부금은 생활비가 절실한 저소득층에게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2021년 콜로라도 산불 이후 진행된 고우펀드미 기부금 관련 조사에서 고소득 피해자 가구가 저소득 가구에 비해 기부금을 25% 더 모금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콜로라도 주립대 토니 쿡슨 재정학 교수는 “크라우드펀딩은 자연재해 복구를 돕는 유용한 해결책이면서 동시에 항상 사기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라며 “사람 간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기부자가 수혜자의 기부 요청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쉽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주 정부 및 지방 정부도 기부자들에게 크라우드펀딩 관련 사기에 조심할 것 당부하고 있다.

 

■피해 주택 사진 무단 사용

네이선 호크먼 LA 카운티 검사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기부 대상 피해자와 단체를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영리 소비자 보호 단체 ‘BBB’(The Better Business Bureau)는 웹사이트에 크라우드펀딩 운영 방침과 수수료 확인 등의 내용을 포함한 LA 산불 기부 관련, 사기 방지 주의 사항을 공개했다.(https://give.org/news/how-to-support-southern-california-fire-relief).

롭 본타 가주 법무부 장관 역시 고우펀드미 등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 선한 기부자를 겨냥한 사기 페이지가 개설될 수 있다며 기부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본타 장관은 “도우려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이들의 선의를 악용하려는 사기범도 동시에 기승을 부린다”라고 경고했다. 허리케인 헬레나와 밀튼, 그리고 2023년 마우이 산불이 발생했을 때도 각 정부 당국과 소비자 단체들이 일제히 비슷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LA 산불 관련 크라우드펀딩 사기로 체포나 기소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일부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일부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 주택 사진이 무단으로 사용된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유명인을 사칭한 기부 페이지도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튼 산불로 알타데나 주택을 잃은 TV 드라마 배우 캐머런 매티슨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부금을 요청한 일이 없으며 자신의 이름이나 사진을 사칭한 기부 페이지에 기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가주 산불 허브’ 등록 여부 확인

고우펀드미 신뢰안전팀은 기계 학습, 사진 및 동영상 판독, 사법 기관과 공조로 사기 기부 페이지를 단속한다고 밝혔다. 고우펀드미 대변인은 “‘공식 가주 산불 피해 기부 허브’(California wildfires hub)에 매일 검증된 기부 페이지를 수백 개를 등록하고 있다”라며 “해당 허브에 등록되지 않는 기부 페이지에 기부할 경우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고우펀드미 사기 방지 지침에 따르면 사기 기부 페이지로 판명되면 기부자에게 기부금 전액이 환불된다.

인디애나 대학교 자선학부 우나 오실리 교수는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피해자의 고우펀드미 페이지 관련 이름과 위치 등의 정보를 확인하는 ‘팩트 체크’가 사기 피해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오실리 교수는 또 기부 페이지에 피해자 지인이 남긴 댓글 확인을 통해서도 진정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기부 페이지 운영자가 해당 페이지에 신뢰성을 높이는 업데이트를 공유하는 것도 기부금 모금을 늘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고우펀드미 측에 따르면 피해 규모를 보여주는 사진과 관련 사연 등을 올리고 피해자가 기부금을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면 기부자의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

 

■‘취약 계층’ 대상 별도 기부 움직임

LA 산불 발생 후 고우펀드미에 소외 계층 피해자를 지정해 돕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났다. 할리우드 힐스에 거주하는 피트 코로나는 라틴계 피해자를 위해 개설된 고우펀드미 페이지 약 600개를 별도로 정리한 스프레드시트를 작성해 공개했다. 코로나는 퍼시픽 팰리세이즈 등 부유층 피해자의 기부 캠페인이 성공적인 반면 알타데나와 패사디나 거주 유색 인종 피해자를 위한 기부가 관심을 덜 받는 것을 보고 ‘라틴계 피해자를 위한 라틴계 주민의 노력’(by Latinos for Latinos) 기부 캠페인을 시작했다. 콜로라도 주립대 쿡슨 교수는 “고우펀드미 기부 캠페인 성공이 운영자의 인맥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라며 “이는 도움이 절실한 저소득층 피해자가 많은 기부자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후 흑인 및 필리핀계 산불 피해자를 돕기 위한 비슷한 캠페인도 잇따르고 있다. LA 지역 변호사 제임스 브라이언트는 알타데나와 패사디나에 거주하는 취약 흑인 피해자를 돕는 고우펀드미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지역에는 60년 이상 살고 있는 흑인 가구가 많은 편인데 주로 저소득층으로 피해 복구 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브라이언트 변호사가 개설한 고우펀드미 페이지를 통해 약 24만 달러가 모금됐으며, 최근 첫 번째 수표가 지역 피해자 가족들에게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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