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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호황이라는데… 나만 못 느끼나?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5-01-27 09:34:45

미국 경제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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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경기 개선되지 않는 이유

소비자 고물가 스트레스 여전

소득 대비 주택 비용 지속 상승

‘차 할부금·양육비·계란가격’↑

 

미국 경제가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적어도 지표상으로는 그렇다.‘국내총생산’(GDP)은 성장세를 유지 중이며 일자리는 작년 말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다. 근원 소비자 물가 지수(식료품, 연료 제외)는 지난해 12월 6개월만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연일 랠리 주식 시장 덕분에 이른바‘401(k) 백만장자’ 수는 기록적으로 늘었다. 어느 모로 보나 미국 경제가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싸늘한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경제가 지표상으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서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여전히 높은 물가가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고 지적한다. [로이터]
 미국 경제가 지표상으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서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여전히 높은 물가가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고 지적한다. [로이터]

 

■개선되지 않는 체감경기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향후 인플레이션과 금융 시장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인플레이션과 금융 시장 불안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 가시지 않는 걱정거리다. 주택, 식료품, 양육비 등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비용이 급등하면서부터 실물 경제에 대한 불만은 커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지표상으로 호황인 경제를 이어받겠지만 미국인들이 느끼는 고물가 스트레스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경제 연구 기관 뉴 센추리 어드바이저스의 클라우디아 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년 반에 걸친 경제 혼란과 대변동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라며 “경제 여러 부문이 정상으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이 체감경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소비자 물가지수

최근 인플레이션 수준이 2022년 최악의 상황과 비교할 때 상당히 낮아졌다. 그렇다고 물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경제를 비관적으로 느끼고 있다.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따라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른 가격을 선뜻 지불할 소비자가 많지 않다. 샴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경제가 해줬으면 하고 바라는 점이 분명히 있지만, 현 경제 상황이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경제와 소비자 기대 간 간극이 있음을 설명했다.

 

■소득 대비 주택 비용

모기지 페이먼트가 가구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주택 가격 급등세는 잠잠해졌지만 2020년 이후 모기지 이자율이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오른 주택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이자율이 급등하면서 치솟은 주택 비용이 대다수 미국 가구를 압박하고 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매물 부족이다. 주택 구매 시 적용받은 낮은 이자율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주택 소유주들이 집을 내놓지 않는 현상이 몇 년째 매물 부족 현상을 악화시키고 있다. 주택 세입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21년부터 부모 집에서 독립하는 젊은 세입자가 급증하면서 임대 매물 찾기가 힘들어졌고 이때부터 임대료는 뛰기 시작했다.

 

■자동차 할부금

주요 생활비 중 하나인 자동차 할부금이 우려할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자동차 대출 규모가 커진 것이 자동차 할부금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정책에 따라 자동차 대출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급등했고, 과거 흔히 볼 수 있던 ‘0% 이자율’ 광고는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신규 자동차 월평균 할부금은 팬데믹 이전만 해도 약 550달러 선이었다. 팬데믹 이후 공급망 대란이 발생하면서 자동차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고, 월평균 할부금은 2022년 7월 처음으로 700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신규 자동차 월평균 할부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작년 12월 763달러까지 올랐다. 중고차 월평균 할부금 역시 2019년 1월 407달러에서 작년 12월 554달러로 급등했다.

 

■가계 대출

미국 경제가 순항 중이지만 치솟는 가계 대출이 뇌관으로 도사리고 있다. 작년 3분기 크레딧카드 부채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40억 달러 늘어난 1조 1,700억 달러로 불었다. 같은 기간 모기지 대출 규모 역시 무려 12조 5,9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금이 상승하고 있지만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 대출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대출 연체 발생을 피하기 위해 과거에 비해 신중한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늘어나는 가계 부채로 인해 저축, 투자, 필수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늘고 있다.

 

■양육비

식료품과 연료 등 주요 항목의 가격이 안정되는 것과 달리 집값과 함께 양육비는 2021년부터 지속적인 오름세다. 작년 12월 전년 대비 양육비 상승폭은 약 5.9%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의 2배에 달했다. 팬데믹 기간 아동 데이케어 센터가 줄줄이 문을 닫았고 이후 인건비 상승과 약 240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지원금까지 고갈되면서 양육비가 크게 올라, 현재 어린 자녀를 둔 가구의 가장 큰 비용 부담이다. 미시건 주립대의 벳시 스티븐슨 경제학과 교수는 “양육비는 식료품과 연료 비용만큼 일반 가구의 체감 경기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계란 가격

‘금란’ 파동이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밥상을 책임지는 계란 가격에 최근 수개월 급등하자 장바구니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2022년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 독감으로 산란가능한 닭 1억 마리가 폐사하면서 계란 공급이 막힌 것이 금란 파동 원인이다. 이로 인해 작년 연말을 앞두고 마켓에서 계란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 많은 소비자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최근 몇 년 사이 조류독감이 유행할 때마다 계란 가격이 요동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저축과 지출

미국인의 저축률이 팬데믹 때보다 낮아졌다. 개인 저축률은 경기 대침체 때와 비슷 수준까지 떨어졌다. 저축 감소는 소비자들이 휴가, 콘서트, 스포츠 경기 관람 등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레저 비용 지출은 2019년 대비 30% 급증했다. 소비자 금융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돈에 대한 소비자의 시각을 변화시켜 경험과 가치 중심의 지출 트렌드가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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