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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최의 마음의 풍경] 가을이 가는 들녘에서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11-27 14:14:15

칼럼,모세최,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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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정희성 시인의 시.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있네./ 그대와 함께 빛나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이 나부끼네.” 

이 추억의 시는 사랑의 찬란한 빛을 노래하는 것 같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찬란한 절정을 이루고 사라져가는 11월에 아쉬움과 함께 추억에 잠긴다. 조락의 계절 11월은 내려놓음의 달이 아닌가. 한 해를 마무리할 12월을 앞두고 새롭게 시작할 한 해를 소망하는 때이기에 겸허한 마음이 든다. 붉게 물들었던 나뭇잎을 떨어트린 나목은 가을의 흔적을 남겨놓고 어느새, 새싹이 돋아날 봄 준비를 하고 있다. 한 해를 채색했던 많은 사연과 삶의 결정체가 빛을 발하는 11월은 감사를 일깨우는 달이다.

애틀랜타의 사계 중에서 4월의 봄도 아름답지만 11월의 화려한 만추의 향연은 마음과 영혼을 한없이 풍요롭게 한다. 바람에 낙엽이 뒹구는 호젓한 숲길을 걸으며 가을빛 낭만에 흠뻑 빠져든다. 사랑의 추억과 밀물처럼 밀려오는 그리움의 감정은 이내, 11월의 찬바람 속으로 흩어진다. 가슴을 파고드는 11월의 찬바람은 오히려,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어 매서운 겨울바람과는 달리 싫지는 않다.

11월은 삶의 의미를 진지하게 되새기며 한 해 동안 쏟아붓던 삶의 열정이 감사로 나타나는 때이기에 희열이 넘친다.

옛 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앤토니오 비발디’의 음악 ‘사계’ 중에서 봄, 가을의 멜로디에 길들어져 음악을 듣는 순간에 계절의 변화를 실감했던 추억이 있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Four Seasons)는 표제 음악으로서 계절의 풍경화다.

‘가을’의 제3악장은 풍성한 가을의 결실인 수확의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마을 사람들의 축제인 춤과 노래의 향연이다.

1620년 영국에서 종교적 박해를 받던 소수의 청교도 102명이 메이플라워를 타고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신대륙 미국 매사추세츠에 도착 12월에 플리머스에 첫 발을 내디뎠다. 청교도들은 추위와 질병과 싸워야 했고 원주민 인디언들과 싸워야 했다. 청교도들이 1년 동안 굶주림과 괴혈병으로 50여명이 사망했다. 

그 이듬해, 살아남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 수확한 옥수수와 야생 칠면조를 잡아 농사를 가르쳐 준 인디언을 초청했다. 감사 예배를 드리고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었다. 추수감사절에 터키 요리를 먹는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수확의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으리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1621년 11월 마지막 목요일 청교도들에 의해 시작한 추수 감사 예배가 추수감사절의 유래가 되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지금, 풍성한 들판과 맑은 하늘은 축복으로 가득합니다. 수확의 기쁨을 준 자연과 전능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중략) 1863년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험 링컨’이 추수감사절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행한 연설문 중의 기도 내용이다. 남북 전쟁이 끝나고 사회적으로 가장 어려울 때, 링컨 대통령은 국민에게 역경 속에서도 감사하며 용기를 갖도록 당부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범사에 감사하라”라는 성경 말씀은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라는 뜻이다. 감사의 조건이 주어질 때만 할 수 있는 감사가 아니고 지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주 작은 것에서도 감사의 조건을 헤아리며 슬기롭게 살아가는 기쁨의 삶을 말하고 있음이 아닌가.

11월이 다 가는 이때 떠오르는 시 구절이 있다. “When winter comes, Spring is not far.”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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