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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빛과 기쁨의 여정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11-13 14: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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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이민 와서 새롭게 시작한 삶은 빛과 기쁨의 여정이었지 싶다. 이민자의 삶이 팍팍하고 때로는 고통이 따르는 과정이 수없이 많았지만, 어느덧 20여 성상이 흘렀다.

 

이민 생활에서 새로운 도전과 기대가 황홀한 체험만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미지의 세계에 낯설어 모든 것이 생경하게 느껴지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이 힘들고 불만족에 시달릴 때가 많았다.

신세계(미국)에서 삶의 경이와 기쁨을 누렸던 순간도 잠시였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불협화음이 영혼과 내면을 세차게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삶의 순수와 풍요로움을 담을 새로운 여정의 틀을 견고히 할 의지를 키워야 했다.

삶의 질을 높여야 할 경제적인 성장과 진실한 삶의 바탕이 될 내면의 성숙을 이루는 과정의 조화가 그리 쉽지가 않았다.

나의 삶에 대한 깊은 고뇌와 문제점은 현실에 어설프게 대처하는 미숙함 때문이었다. 고된 생업의 현장에서 얻어진 삶의 치열한 모색과 통렬한 성찰은 관점의 변화를 불러왔다.

획기적인 관점의 변화는 자기 성숙의 발돋움으로 이어지며 삶의 참 의미를 새롭게 했다.

그러기에 삶의 모든 영역에서 새롭게 할 계획과 인내로서 대처하는 자세와 용기가 필요하지 않았던가.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나갈 투지와 삶에 적용하는 지혜를 배우는 과정의 결단이 뒤따랐다. 이때가 삶의 빛과 기쁨의 여정이 시작되는 변화의 전환점이었지 싶다. 어렵게 느껴졌던 삶이 풀리기 시작하는 계기는 한없이 낮아지고자 했던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낮아지는 삶 속에서 어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임하였기에 마음의 평온과 기쁨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내면의 변화가 일으킨 삶의 환호는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의 세계에 메아리쳤다.

미국에서 이민자의 삶은 거의 청소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정 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보통 사람인 나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처음에 시작한 일은 고층 빌딩의 사무실 밤 청소였다.

저녁 8시 30분에 시작해 새벽 3시 이후에 퇴근하는 고된 작업이었다. 제일 어려웠던 점은 낮과 밤이 바뀐 시간에 일하는 것이 신체적인 리듬이 깨어져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수없이 많은 쓰레기통을 비우고 사무용 테이블을 닦아내고 바닥 카펫을 기계 청소한 후 화장실 청소로 마무리하는 순서였다. 사무실 구석구석 손이 많이 가는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게끔 하는 세심한 작업이다. 일이 끝나고 나면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느낌에 피곤함도 잊고 귀가하는 차 속에서 콧노래를 부르곤 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에서 케루비노가 부르는 짝사랑의 아리아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이다. 사랑의 기쁨과 고통을 형언키 어려운 미묘한 사랑의 감정으로 노래하고 있다.

아내가 지병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간 후 오랫동안 가정집 청소를 혼자 하면서 늘 콧노래로 부르던 곡이었다. 어딘가 슬픔이 깃들어 있는 것 같은데 밝은 사랑의 감정을 노래하고 있는 곡이다. 모차르트가 고통스러운 삶을 극복한 의지가 그랬다.

타국인 프랑스 파리에서 어머니를 잃고 슬픔의 감정을 극복하며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K331)는 밝고 우아하며 경쾌한 분위기의 활기찬 곡이다. 일명 ‘알라투루카’ 터키 행진곡이다. 어느 한순간, 나의 삶의 가치추구를 위한 열망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민 생활에서 감정의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의식의 균형을 인내를 통해 배웠다.

혼탁한 개울 물이 흐르면서 자정 능력에 의해 맑아지듯 상한 감정의 치유가 노래하는 희열로 인해 삶의 순수를 찾을 수 있었다.

주인이 출근한 아무도 없는 집 청소와 외부 작업현장에서 참으로 많은 노래를 개사해 불렀다.

중국산 저가품 청소기의 소음에 묻혀 울려 퍼지는 나의 신통치 않은 노래 실력도 이만하면 괜찮겠다 싶어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고 힘을 얻었다.

한때는 새벽에 대형 전자매장을 청소하고 오면 그동안 아내가 만들어 놓은 점심 도시락을 싣고 한인 타운 일대를 돌며 도시락 장사도 재미있게 했다. 주말에는 개인 집에서 음식 만들기, 어린아이 돌보는 일을 하는 아내를 보조하며 열심히 사는 보람이 있었다.

이른 아침에 상가빌딩 주차장 청소, 코인 라운드리 기계 청소, 이사 간 집 청소, 신문 배달 음식 배달, 교회 청소 등을 두루 거쳤다.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라디오 방송 클래식 음악의 프로에 진행자로 일하는 행운에 감격했으며 한국 문단의 수필 부분에서 신인상으로 등단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무엇보다 큰 기쁨은 한국일보에 수년간 연재했던 음악 칼럼을 모아 ‘마음의 풍경’ 출판 기념회(2016년 6월 4일)를 했었던 추억을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신문 문예 칼럼을 수년간 연재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고전음악 감상회(해설) 프로와 고전 문학교실을 진행하고 있어 큰 기쁨으로 여기며 감사하고 있다.

최선을 다했던 삶의 고난과 기쁨의 순간들이 언제인가는 그리워지는 날이 오리라.

사람은 고난 가운데서 삶의 진실함을 배우며 성숙하지 않는가?

이민 생활을 통해서 성숙할 수 있었던 한 개인의 삶의 애환이 빛과 기쁨의 여정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중략 “푯대를 향하여 좇아가노라”(빌 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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