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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웰컴 투 백악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11-06 10:10:18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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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통령 선거를 숨죽여 지켜보던 사람중에는 워싱턴DC 1600 펜실베니아 애비뉴, 백악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포함돼 있다. 새 주인의 입성이냐, 현 주인의 수성이냐는 이들의 업무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 온다.

 

지난 1989년 1월 20일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제41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전임은 레이건 대통령. 부통령이 그 자리를 이어 받았다. 공화당 정권이 유지된 것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취임식 아침에야 전임 대통령의 짐들이 완전히 빠져 나가고, 그날 바로 부시 가의 짐이 들어왔다. 초상화를 바꿔 달고, 옷장의 옷을 바꿔 거는 등 새 주인을 맞는데 불과 6시간 정도의 여유밖에 없었다.

 

신임 대통령의 7살짜리 쌍둥이 손녀들은 추운 날씨에 취임 축하 퍼레이드에 참석하느라 감기에 걸렸다. 저녁에 할아버지 집에 왔으나 백악관은 아직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아이들을 백악관 화훼 담당직원이 백악관 지하의 꽃집으로 데려 가 할아버지 내외의 침대 옆 탁자에 놓일 꽃 장식을 만들며 시간을 보내게 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의 부인으로 후일 백악관 안주인이 된 로라 부시 여사가 선거철인 이번 달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에 기고한 회고담에 나오는 이야기다.

 

백악관 주인은 4년, 혹은 8년만에 바뀌어도 직원들은 수 십년 근속자가 많다. 이들이야말로 ‘백악관 사람들’이다. 지난 5월 코비드-19로 숨진 전 백악관 도어 맨은 아이젠하워 때 들어와 바락 오바마까지, 11명의 대통령을 섬겼다. 이들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대통령 직’에 복무하는 국가 공무원들이다.

 

백악관 직원은 무려 4,000여명에 이른다. 이중 300여명이 국내외 정책 등 직접 대통령 업무를 보좌하는 스탭들. 나머지는 우체국 직원을 빼고도 210만명 정도 된다는 연방정부의 민간 공무원들이다. 연 예산은 7억달러가 넘는다. 이들중에는 플러머, 전기 기술자도 있고, 미술품을 전담하는 큐레이터, 대통령 전용 발레 요원, 영화에서 보듯 대통령이 옷을 입고 벗을 때 시중드는 직원도 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은 처음에는 “내 옷은 내가 입고 벗는다”며 질색을 했다. 이를 전해 들은 아버지 부시는 “좀 있으면 그것도 익숙해 질거야”라며 느긋하게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이라고 늘 필레 미뇽만 먹는 것은 아니다. 아들 부시는 종종 핫도그를 즐겼다. 트럼프 백악관의 주방장은 대통령 햄버거를 자주 만들었을 것이다. 이번 새 주인은 또 어떤 간편식을 즐길 지 알 수 없다.

 

백악관 안의 볼링장에서 볼링을 치던 7살짜리 쌍둥이 손녀들이 스낵을 시키려고 전화기를 든 적이 있다. 이 이야기를 듣자 당장 볼링장으로 내려간 할머니 부시는 “여기는 호텔이 아니야. 집이야.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마”라는 불호령을 내렸다.

 

대통령 가족과 늘 대하는 직원들은 가족이나 친구처럼 된다. 옷을 갈아 입는 데 불쑥 배큠을 하러 들어 오기도 한다. 할머니 부시 여사가 타계한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휴스턴의 장례식에 2명의 백악관 직원들과 동행해 내려왔다. “무척 반가웠다. 우리 온 가족이 그들을 끌어 안았다. 우리뿐 아니라 장례식에 참석한 클린턴, 오바마, 남편 등 모든 전직 대통령들이 이들과 포옹하며 재회를 기뻐했다”고 며느리 부시 여사는 전한다.

 

백악관에서는 전임 대통령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철칙처럼 내려오는 백악관의 복무지침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현직 대통령 가족들도 안심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들을 대하게 된다.

 

참, 20여년 전 취임식 행사 후 추위에 떨던 7살짜리를 지하실 꽃집으로 데려갔던 백악관 플로리스트는 나중에 이 꼬마 숙녀가 장성해 결혼할 때 결혼식 꽃장식을 맡아 주었다고 로라 부시 여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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