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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편향의 시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10-12 18:18:43

수필,홍성구,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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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나는 지금 좌로든 우로든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만 정상으로 보이는 시대를 살고 있다.

내 나름의 생각은 사람들에게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어느 쪽으로든 한 쪽편에 서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큰 덩어리가 되어있는 것이 편향된 세상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틀리든 옳든 어느 한 쪽에 서면 그것으로 옳은 것이 된다. 적어도 그 편 안에서는 그것이 옳은 것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반대편이 만들어진다 할지언정, 그만큼 많은 내편이 있으니 되었다는 안도감에 평안을 느끼는가 보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사람은 편향되지 않은 중립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저 외톨이일 뿐.

 

 

편향된 세상은 부러진 시소와 같아서 어차피 상대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오르락 내리락 할 일도 없으니, 그저 눌러앉은 채 편하기만 한가 보다.

부러진 시소 한쪽에 앉아 보면, 드넓은 하늘만 보인다. 홀가분히 날아갈 것만 같다.

아니, 그냥 이렇게 오래도록 멈춰있어도 좋겠단 생각도 든다.

반대쪽은 어떨까 궁금하지도 않은 것이, 어차피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그들 역시 우리 머리 위 하늘을 보고 있을 터. 그들이 보는 것을 나도 보고 있으니, 내가 모를 것은 없는 셈이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사람은 부러진 꼭대기 가시방석에 앉아 있다. 불편하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홍성구씨는 보수요, 진보요?"

뉴스를 진행하고 해설을 하다보니, 내 뉴스 해설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참 중요한 일인가 보다. 뉴스를 해설하는 내 말을 해석해야 하기 때문일게다.

'왜 홍성구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걸까?' 그 속을 들여다 보려니, 홍씨가 어느 편인지 알아야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난 일체 답변을 달지 않는다. 딱 한 번 악플을 본 뒤로 댓글 달기를 멈췄기 때문인데, 편향된 사람들은 아무리 손을 뻗쳐도 가운데로 오지 않을 거라고 섣불리 포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저 질문에 "중도인것 같은데.."라는 댓글을 달아주었다.

'아, 아직 중도라는 것이 있기는 있나 보구나!'하고 생각하자니, 문뜩 '그런데 중도가 뭘까?'하는 질문부터 떠올랐다. "나는 그저 나 일뿐인데"라는 말을 참 오래전에 들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말이 의미있는 시대가 아닌 것인가..

그러던 중에 갑자기 허경영씨가 생각났다. 그야말로 자기가 주인 된 삶을 사는 인물이 아니던가.

헛웃음부터 나오게하는 그이지만, 편향된 시대 속에 그 같은 인물이 있다는 것도 참 아이러니다 싶다.

어차피 모든 사람들이 다 다른 생각을 하며 사는 것 아닐까.

이제는 그런 생각도 편향의 시대가 깊어가면서 무너져 내리고 있다.

너무나 커져 버린 '편'들이 시소를 부러뜨렸다. 

오르락 내리락 하며 바람 맞던 재미가 없어졌다. 

그만 다른 놀이터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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