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29만 명 3년간 추적 조사 결과
비만은 만성질환, 심ㆍ뇌혈관 질환 등 만병의 근원이다. 반면 골다공증이나 골다공증성 골절에는 비만이 오히려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뼈에 무게를 더하는 것이 골밀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부 비만이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체 성분과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근육량이 많으면 골다공증성 골절이 생길 위험이 낮았고, 체지방량이 많으면 특히 척추 골절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경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홍창빈 전임의)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해 29만13명(남성 15만8,426명, 여성 13만1,587명)을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노인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악액질ㆍ근 감소ㆍ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ㆍJCSM, IF=12.910)’ 최근호에 실렸다.
추적 관찰한 29만13명에서 8,525건의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했으며 정확한 통계를 위해 반복된 골절을 제외하고 최초 골절 발생만 집계했다.
연구팀은 표본 나이, 성별, 체중, 허리둘레, 운동, 흡연, 음주 등을 수집하고, 예측식을 통해 몸 전체 근육량, 팔다리 근육량, 체지방량을 계산했다. 이후 이를 기준으로 표본을 5개 그룹으로 분류해 연구했다.
그 결과, 몸 전체 근육량이나 팔다리 근육량이 많으면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감소했다. 반면 체지방량이 많으면 특히 척추 골절 위험이 높았는데, 이는 여성에서 더 두드러졌다.
몸 전체 근육량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보다 골다공증성 골절이 생길 위험이 남녀 각각 37%, 28% 낮았다. 팔다리 근육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보다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남녀 각각 38%, 29% 감소했다.
체지방이 높은 그룹은 척추 골절 위험이 특히 높았다. 여성에서 두드러져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 위험이 66% 높았다.
이경실 교수는 “이번 연구로 체내 근육량과 골다공증성 골절 발생 간 관계를 입증했다”며 “진료를 하다 보면 ‘골절에는 체중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는 환자가 많은데, 체중이 나가더라도 근육량이 많아야 하는데 지방이 많으면 골절 예방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 여성은 청소년기부터 운동을 하지 않는 나라로 유명한데, 가능하면 젊은 시절부터 운동을 꾸준히 해서 근육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