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뉴스칼럼] 반복되는 국호 호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8-02 13:17:09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국호 오류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지난 2014년 IBM등 68개 미국기업들이 경제제재 대상인 북한의 조선중앙은행과 거래를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던 적이 있다. 기업들이 북한산 금을 자사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금융개혁법에 따라 기업들이 거래 상대자에 대한 정보를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하면서 밝혀졌다.

하지만 미국기업들이 북한산 금을 사용한 것은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분쟁광물과 관련해 세계적인 허브역할을 해온 한 단체가 작성한 자료에 북한 조선중앙은행 소재지가 한국으로 표기된 데서 일어난 일이었다. 조선중앙은행이 한국의 금융기관인지 북한은행인지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민간단체의 오류와 무지가 초래한 해프닝이었다.

한국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외국인들은 한국과 북한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어디서 왔느냐”는 미국인들 질문에 “코리아”라고 답하면 “노스냐 사우스냐?”는 물음이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들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글로벌 인기를 누리는 연예인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이해도는 아직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런 현실은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들이 평창과 북한의 평양을 혼동해 이 올림픽을 북한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으로 오해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평창이 개최지로 결정되자 올림픽 중계권을 갖고 있던 NBC 방송은 인터넷 판에 기사를 올리면서 ‘Pyeongchang(no, not Pyongyang) wins 2018 Olympics’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no와 not이라는 부정어를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평양이 아니라 평창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이 같은 우려를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은 실제로 외국인들이 한국의 평창에 가려다 실수로 평양으로 간 경우가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평창으로 가려고 8명의 올림픽 관련 기업인들을 태우고 중국 북경공항을 이륙한 한 전세기 조종사가 네비게이션에 ‘평창’ 대신 ‘평양’을 입력하는 바람에 순안공항에 착륙하는 일도 있었다.

민간차원의 이런 사례들은 단순 실수와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국호 문제가 걸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런데 최근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명이 잘못 표기되거나 호명되는 일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금요일 개막한 프랑스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주최측이 대한민국 선수단을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뜻하는 단어(불어 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ee, 영어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로 잘못 소개한 것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해 사과했지만 국민들의 상한 기분을 풀어주기에는 부족했다.

문제는 이와 비슷한 일이 6월 달에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스위스 뷔르겐슈톡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 공동성명 참여국 83개국 명단에 오른 대한민국의 영문국호가 ‘Republic of South Korea’로 잘못 표기된 것이다. 대한민국 영문국호에는 ‘South’가 들어가지 않는다. 해외에서 한국을 약칭할 때 쓰는 ‘South Korea’와 국호를 혼동하면서 벌어진 일로 추정된다. 한국정부는 즉각 항의했다고 밝혔다,

분단 상황 속에서 외국인들과 외국정부가 한국과 북한을 혼동하는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 해프닝이나 실수로만 치부해 버려서는 안 된다. 특히 국호와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항의하고 사과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철저히 점검·확인하고 다짐을 받는 것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

[삶과 생각] 청춘 회억(回憶)

가을이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생각 중에서도 인생의 가장 치열한 시간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인 것 같다. 입시를 앞 둔 몇 달, 마지막 정리를 하며 분초를 아끼며 집중했던

[데스크의 창] ‘멕시칸 없는 하루’ 현실화될까?

#지난 2004년 개봉한 ‘멕시칸 없는 하루(A Day Without a Mexican)’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한 날 멕시칸이 일시에 사라졌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적인 혼란을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전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연일 박빙의 구도를 보였으나 결과는 이를 비웃는 듯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어 모

[뉴스칼럼]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가족을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작하거나 동영상 촬영에 협력하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신앙칼럼] 차원 높은 감사(The High Level Of Gratitude, 합Hab. 3:16-1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 여호와, 하나님을 감사의 대상으로 삼는

[뉴스칼럼] 슬기로운 연말모임 - 말조심

“아버지가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60대의 백인남성은 기가 막혀했다. LA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그는 부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동부에 다녀왔다. 90대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언뜻 보기에 2024년 한해 동안 나라 안팎에서 치러진 선거는 팬데믹 이후의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휘말린 정치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쓸어간 거대한 물결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지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남의 이야기’ 고영민  주말 저녁 무렵아내가 내민 음식물 쓰레기통을 비우러밖에 나왔는데아파트 옆 동 쪽으로 걸어가는할머니의 뒷모습에 깜짝 놀랐다영락없는 내 어머니였다돌아가신 지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첫날은 허탕을 쳤다. 미리 주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은 둘인데 주문 26건이 밀려 있었다. 지금 주문하면 한 시간 반쯤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25센트 동전 하나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