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을 단(矢-12, 6급)
*책 편(竹-15, 4급)
사람은 누구나 약점이나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버리면 취할 사람이 없다. 그렇게 다 버리면 결국 외톨이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참고가 될 만한 명언을 찾아보자. 급하지만 먼저 ‘이 책에는 열 편의 단편 작품이 실려 있다’의 ‘短篇’이란 두 글자를 차근차근 공부한 다음에!
短자는 ‘화살 시’(矢)와 ‘제기 두’(豆)로 구성된 글자로, 화살의 길이나 祭器(제:기)의 높이만큼 ‘길지 않다’(not long)가 본뜻인데, ‘짧다’(short) ‘모자라다’(be not enough)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篇자는 옛날에 대쪽으로 엮어 만든 ‘책’(book)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대 죽’(竹)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扁(넓적할 편)은 발음요소다. 후에 ‘글’(writings) ‘작품’(work)을 뜻하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短篇(단:편)은 ‘짧은[短] 편폭(篇幅)의 글’을 이르며, ‘단편 소설’의 준말로도 많이 쓰인다. 반대말은 ‘장편(長篇)’이다. 한자를 모르는 사람은 이것이 왜 반대말이 되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한자를 잘 아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식은 죽 먹기’다.
‘삼국지’(三國志) 오(吳)나라 편에 제갈량의 조카 제갈각(諸葛恪)의 전기(傳記)가 있다. 거기에 이런 말이 나온다. 외톨이 신세를 면하자면 남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취하는 예지와 슬기가 있어야 한다.
“그 사람의 단점으로
그의 장점을 버려서는 안 된다.”
不以人所短棄其所長.
불이인소단피기소장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고품격 한국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