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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램펠 칼럼] 기업의 탐욕과 맥도날드의 가격 인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7-22 14:08:41

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기업의 탐욕과 맥도날드의 가격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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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식 한가지! 마침내 우리가 기업의 탐욕을 꺾었다. 이건 미국 전체에 대단한 희소식이다. 인플레이션을 기업의 탐욕 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돈벌이에 혈안이 된 집단이  이타적인 행동을 취했다는 경이로운 사실에 반가움을 표시한다.     

6월의 물가는 한달 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패스트푸드 체인이 저마다 “밸류 메뉴”를 앞세워 본격적인 가격 전쟁을 준비중이기 때문에 햄버거 애호가들은 한바탕 호사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6월 중순에 버거 킹이 5달러짜리 “유어 웨이 밀”(Your Way Meal)을 내놓은데 이어 최근 몇 주 사이에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잇따라 버거 가격을 인하했다. 버거 킹에 뒤이어 맥도날드 역시 한시적으로 “밀 딜”(Meal Deal)을 5달러에 제공한다. 이에 질세라 타코벨은 “럭스 크레이빙스 박스”(Luxe Cravings Box)를 7달러에 판매하며 할인 경쟁에 가세했다. 

이처럼 패스트푸드 체인이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가격인하에 나서는 이유가 무얼까? 로널드 맥도날드가 널리 알려진 자선사업가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기업 이윤을 희생해가며 소비자들에게 선행을 베풀지는 않는다. 대통령의 지적에 수치심을 느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가격인하에 나선 것도 아니다. 업계는 그저 소비자 수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을 뿐이다.   

팬데믹 직후에 물가가 요동치자 사방에서 기업의 탐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지만 그 당시에도 상품 가격을 끌어올린 주요 동인은 기업의 욕심이 아니라 폭발적으로 늘어난 소비자 수요였다.      

이른바 “그리드플레이션”(greed와 inflation의 합성어)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경비 상승과 상관없이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위해 인플레이션을 연막으로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종종 가격 인상폭을 생산경비 증가분보다 높게 책정한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 수요가 높을 때 의례히 발생하는 일이다. 

팬데믹 기간에 소비자들은 평소보다 풍부한 현금을 손에 쥐고 있었다. 팬데믹 지원금 지급과 같은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형 경기부양 정책과 경제봉쇄로 여행이나 외식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소비자 지출이 줄어드는 ‘강제 저축’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봉쇄 해제와 함께 분출한 소비자 수요가 꽉 막힌 공급망과 충돌을 일으키자 기업들은 기다렸다는 듯 가격을 인상했다.

가족이 운영하는 구멍가게에서 다국적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형의 사업체들은 가격과 수요의 동반상승에 기민하게 반응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상점의 선반은 텅빈 상태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팬데믹 직후, 기업의 탐욕이 갑자기 치솟진 않았다. 사실 기업들은 욕심을 채우려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점의 슈퍼사이즈 인플레이션은 만만치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전통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버거와 너겟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16.10달러의 가격표가 붙은 맥도날드 (스페셜티) 밀에 충격을 받았고. 틱톡을 통해 무성하게 퍼진 고가 ‘맥 밀’ 영상은 결국 백악관에 도달했다. 맥도날드는 자체적인 맥플레이션(McFlation) 팩트체크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을 상대로 그들의 가격인상이 그리 극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납득시키려 했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시중에 널리 알려진 패스트푸드 아이템 가운데 맥도날드의 빅맥 가격이 가장 더디게 올랐다는 그들의 주장은 사실이다. .     

이처럼 크게 부풀어오른 버거 값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주문은 팬데믹 이전의 수준을 유지하거나 웃돌았다. 그나마 얼마간의 여웃돈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임금상승을 압박했다. 이같은 이유로 소비자들의 주문은 계속 늘어났고, 가격은 상승을 거듭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사이에 소비자 수요가 냉각됐다. 연방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팬데믹 기간에 비축한 돈을 거의 모두 소진했다. 임금성장세도 둔화됐다. 게다가 금리마저 높다. 신용구입을 할 경우 현찰로 거래할 때보다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저소득 가구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저소득 가구는 재량소득이 적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팬데믹 비축액도 이웃의 고소득 가정보다 일찍 써버렸다.   

여윳돈이 사라지자 저소득 소비자들은 가격에 한결 민감해졌고, 비필수품 구입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소비자분석업체인 뉴머레이터의 자료는 저소득 가구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패스트푸드 식당에 지출하는 비용이 2020년 말부터 2023년 9월경까지 상승곡선을 그린 후 평평해졌음을 보여준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지출은 사실상 감소했다.  

맥도날드의 재정담당 최고책임자(CFO)인 아이언 보덴은 4월의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줄어든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모두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소비자들의 매장 방문빈도는 한결 줄어들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보덴은 이판사판의 “백병전 정신”으로 무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백병전을 위한 맥도날드의 비밀병기가 바로 밸류 메뉴다. 지금 우리는 패스트푸드 체인의 “달콤한” 가격 경쟁을 맛보고 있다.  

가격조정은 패스트푸드에 국한되지 않았다. 월마트와 타겟 같은 대형 소매점들 역시 발길이 뜸해진 고객의 재유치를 위해 여름맞이 할인판매에 돌입했다. 대통령도 그리드플레이션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아챌 정치적 메시지라는 판단에 이들의 가격인하를 자신의 공으로 돌렸다. 백악관은 기업들의 가격인하 움직임은 “미국 가정에 숨쉴 여지를 주라”는 바이든의 요청에 소매입체들이 호응한 결과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단지 선량한 의도에서 상품가격을 낮추는 다국적 기업은 없다. 

최근 롤러스코스터처럼 기복이 심한 가격 책정은 옛말이 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해준다. 인플레이션이 주로 기업의 탐욕이나 교활한 행동에 의해 야기됐다면 가격은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그러나 상품가격이 크게 오르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기업들은 매출신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격인하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이것이 감자튀김을 곁들인 오늘의 경제학 레슨이다.

 

<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예일대를 나와 하버드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파리드 자카리아 박사는 국제정치외교 전문가로 워싱턴포스트의 유명 칼럼니스트이자 CNN의 정치외교분석 진행자다. 국제정세와 외교부문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석가이자 석학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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