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첫광고

[뉴스칼럼] 지피지기(知彼知己) 전술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6-11 13:05:17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지피지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1929년 미 해군은 일단의 정보장교들을 일본에 파견했다. 3년 동안 현지에서 일본어 교육을 받게 한 것이다. 훗날 이 언어연수 현지파견은 상당히 선견지명이 있는 조치로 평가됐다. 

 

이 때 교육을 받은 2명의 정보장교가 2차 대전의 주요 고비 때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본 제국의 군사암호를 부분적으로 해독하는 데 성공, 체스터 니미츠 미 태평양해군사령관에게 일본제국 해군의 미드웨이 섬 공격이 임박했음을 사전에 경고했다. 

그 때가 1942년 6월로 그 결과 미 해군은 미드웨이 해전에서 승리, 태평양전쟁의 전세를 결정적으로 미국에 유리하게 뒤집었다. 

이 에피소드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특정 국가와의 경쟁에서 그 나라의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기본 필수 사항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 언어를 숙달하는 데 있어 왕도는 그 언어가 사용되는 현지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다. 

현지 언어연수교육은 단순히 언어숙달로만 끝나지 않는다. 문화, 사고방식 등 전체적으로 그 나라를 깊이 이해하는 능력도 배양시킨다. 

경쟁국을 제대로 알기위해서는 그 나라 언어 숙달은 필수다. 이에 따라 1929년 무렵 자국의 요원들을 경쟁국에 연수를 보낸 나라는 사실 미국만이 아니었다.   

훗날 2차 세계 대전 때 일본제국 해군 연합함대 사령장관으로 진주만기습의 주인공이 된 야마모토 이소로쿠도 1929년 워싱턴주재 일본대사관에 파견돼 하버드대학에서 연수를 받았다.

야마모토는 미국체류를 통해 한 가지를 체감했다. 막강한 미국의 산업능력 때문에 미국과의 장기전은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유일한 희망은 기습적으로 케이오 펀치를 날리는 데 있는 것으로 보았다. 

야마모토의 진주만기습은 바로 이런 판단에 따른 작품이다. 그 진주만기습을 일부 역사가들은 전술적으로는 성공이지만 전략적으로는 대실착으로 평가한다. 

오늘 날의 평가는 다르다. 야마모토의 생각대로 진주만기습은 일본으로서는 유일한 희망이었다는 데 다수의 역사가들은 동의한다. 

1941년 12월 7일 기습 시 마침 미 해군의 주력 항공모함들이 진주만에 정박해 있지 않아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야마모토의 계획은 성공했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미 해군이 파괴된 항모를 수리, 대체하는 등 전단을 새로 꾸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 그 사이 일본은 호주, 미드웨이, 심지어 하와이와 알래스카 일부까지 점령하는 데 성공했을 가능성이 컸다는 지적이다.   

‘제 2의 냉전’, ‘자유 민주주의세력 대 권위주의 독재세력의 대결’- 하루가 멀다고 미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말들이다. 이는 다름이 아니다. 이 양대 대립세력의 중심축은 미국과 중국으로 두 나라는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미국은 경쟁자, 중국의 언어를 숙달하는 인력을 키워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미국 학생은 8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코비드 팬데믹 때 500여명에 비교하면 다소 는 셈. 그러나 2011~12 학사연도 때 15,000여명에 비하면 크게 준 숫자다. 반면 미국에 유학 중인 중국 학생은 30만이 넘는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다’(知彼知己 百戰不殆) - 손자병법 3장 모공(謀攻)편의 결구다. 

이 가르침을 미국은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쩐지 개운치 않은 느낌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

[삶과 생각] 청춘 회억(回憶)

가을이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생각 중에서도 인생의 가장 치열한 시간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인 것 같다. 입시를 앞 둔 몇 달, 마지막 정리를 하며 분초를 아끼며 집중했던

[데스크의 창] ‘멕시칸 없는 하루’ 현실화될까?

#지난 2004년 개봉한 ‘멕시칸 없는 하루(A Day Without a Mexican)’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한 날 멕시칸이 일시에 사라졌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적인 혼란을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전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연일 박빙의 구도를 보였으나 결과는 이를 비웃는 듯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어 모

[뉴스칼럼]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가족을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작하거나 동영상 촬영에 협력하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신앙칼럼] 차원 높은 감사(The High Level Of Gratitude, 합Hab. 3:16-1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 여호와, 하나님을 감사의 대상으로 삼는

[뉴스칼럼] 슬기로운 연말모임 - 말조심

“아버지가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60대의 백인남성은 기가 막혀했다. LA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그는 부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동부에 다녀왔다. 90대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언뜻 보기에 2024년 한해 동안 나라 안팎에서 치러진 선거는 팬데믹 이후의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휘말린 정치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쓸어간 거대한 물결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지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남의 이야기’ 고영민  주말 저녁 무렵아내가 내민 음식물 쓰레기통을 비우러밖에 나왔는데아파트 옆 동 쪽으로 걸어가는할머니의 뒷모습에 깜짝 놀랐다영락없는 내 어머니였다돌아가신 지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첫날은 허탕을 쳤다. 미리 주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은 둘인데 주문 26건이 밀려 있었다. 지금 주문하면 한 시간 반쯤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25센트 동전 하나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