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18일자 뉴욕타임스는 1980년 대선에서 지미 카터 대통령의 재선을 막고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하여 이슬람 혁명과 함께 미 대사관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있던 이란과 내통을 하였다는 ‘40년의 비밀: 카터의 재선을 방해한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기사를 실었다.
2023년 85세가 된 벤 반스(Beny Frank Barnes) 전 텍사스 부주지사는 2023년 당시 98세로 호스피스에서 마지막 삶을 정리하고 있는 카터 전 대통령에게 진실을 알려야한다는 강박감을 느끼고 있기에 그때의 진실을 알리기로 했다. 그리고 당시 작전의 핵심 인물인 존 B. 코널리 주니어와 당시 레이건 선거 캠페인 의장이자 이후 CIA국장을 지낸 윌리엄 케이시가 고인이 되었기에 이젠 진실을 말할 수 있다고 했다.
1980년 여름 반스는 절친인 전 텍사스 주지사 코널리가 함께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사우디, 이집트, 그리고 이스라엘로 선교여행을 가자고해서 따라 나섰는데 가서보니 코널리는 카터 대통령을 낙선시키기 위해 레이건이 당선되면 이란과의 인질 협상에서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할테니 절대 인질 석방을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란은 카터 대통령이 퇴임한 1981년 1월20일 정오가 지나자 인질들을 석방했다. 이후 레이건 행정부는 적국인 이란에 무기를 몰래 팔고 그 대금으로 니카라과의 우익 콘트라 반군들을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니카라과 반군에게 미국으로 마약을 팔 수 있는 권한과 루트를 열어주었다.
이 내용은 1986년 의회 특검에서 그 유명한 이란 콘트라 반군 게이트로 밝혀졌다. 이 사건으로 당시 국방부 장관 캐스퍼 와인버거를 포함한 수십명의 행정부 관리들이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레이건은 적국 이란과의 무기 거래, 콘트라 반군에 대한 자금 지원, 그리고 미국으로의 마약 판매권한 부여는 미국을 위한 애국이라고 연설하였다. 그리고 레이건의 부통령을 지내고 다음 대통령이 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 모두 사면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레이건 부시 두 공화당 행정부는 그 어느 대통령보다도 더 마약과의 전쟁에 목소리를 높였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다. 그 이유는 도덕 정치보다 무능이었다. 그러나 카터 대통령의 무능은 자신들의 권력을 위하여 미국의 이익을 훼손시키면서까지 적국과 함께 공작을 벌인 레이건 당선 공작팀이 만든 작품이었다. 그리고 영화배우 출신답게 레이건 대통령은 멋진 대중연설과 애국주의로 재선을 했고 부통령 조지 부시마저 대통령이 되는 12년 공화당 정권을 이끌었다.
1978년 카터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스라엘의 메나헴 베긴 수상과 이집트의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을 불러서 이집트 이스라엘의 분쟁을 끝내는 중동평화협정을 성사시켰고 두 수장은 이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재선에 실패한 카터는 고향 조지아로 돌아가 주일학교 성경공부 인도와 ‘사랑의 집짓기 운동’ 그리고 세계의 인권과 평화운동에 기여하여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44년이 지난 후에 카터 대통령 낙선 불법 공작팀들 대부분이 고인이 되었고, 마지막 한명이 이제 생의 마감을 준비하고 있는 카터 전 대통령에게 진실을 알렸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서인지 진실에 관심이 없어서인지 너무나 조용하다. 아무튼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권력을 잡으면 된다는 본보기가 되었는데 이것이 미국의 미래를 위해서 좋은 일이 될지 나쁜 일이 될지.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