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꿀벌 한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듯이 (시 ,김선우 , 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인가)
목마른 영혼들에게 깊은 사랑과 감동으로 한 생을 노래 나그네로 살아오신 나훈아님께 멀리 미국에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구도자가 따로 있겠습니까… 물처럼 구름 처럼 살아온 인생길에서 누군가의 마음에 힘든 날 ‘홀연히 살고 싶은 마음 하나 챙겨주심’ , 진실한 구도자가 아닐까요. 한국 가요계에 나훈아 씨가 없는 무대를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아무도 몰래 수많은 가슴 앓이를 하면서 시를 쓰고 , 곡을 붙여 노래를 부르실 수 있다는 것은 영혼 깊숙이 숨겨진 재능 없이는 그 누구도 갈 수 없는 장엄한 무의식, 신이 주신 선물이셨습니다. 나훈아 씨가 노래부르면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가슴을 파고드는 사랑, 감동의 물결이 솟아나는 영혼의 흔들림을 느낌니다. 낯선 땅 이민자들의 눈물, 설움을 씻어주는 마음의 청량제였습니다.
우린 인간은 생애에 주어진 신이 주신 중대한 과제를 잊고 삽니다. 어떤 의미와의 만남을 통해서 영혼에 진한 감동으로 자신을 흔들어 깨우는 순간에 부딪칠때 시나 음악에 깊은 사랑에 빠져, 죽어도 한이 없는 ‘살아 있음’의 강렬한 체험이 가수 나훈아 씨의 ‘노래 나그네’ 삶이 아닐런지요. 연금술사는 황금을 만들기전에, 이미 황금을 자신의 내면에 소유하고 있었다고합니다. 나훈아씨는 영혼 깊숙히 노래하기 위해 태어난 노래의 연금술사입니다. 대한의 사나이로 답게 남자다운 그 기상을 사랑합니다. 일본 공연에서 ‘독도는 우리땅’ 을 노래로 부르던 장부다움, 그 철인 정신을 사랑합니다. 가수가 아니라 정치를 하셨다면 이북에 김정일이 정도는 거뜬이 없앨 수 있는 한판 승부를 하셨을 지도 모릅니다. 한국이 낳은 뛰어난, 노래 나그네, 참 아름다운 영혼을 흔드는 위대한 가수로 한 세기를 참 의미있는 인간적인 삶, 잘 살아오셨습니다.
남은 날
목마른 영혼에 젖줄기 되어
가슴 뜨거운 소년처럼
구름에 마음 싣고
사랑의 열병 앓는 소년되어
뜨겁게 사랑하며
영혼이 노래되어
꿈꾸듯 맑은 혼으로
삶의 참 아름다움 찾아서
날마다 좋은 새날 맞이하소서
우주가 열리고…
사람의 가슴이 열려…
해맑은 아침 이슬에 젖어
맑고 깨끗한 새 영혼으로
좋은 세상 만드십시요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시, 박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