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사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돕는 싱크탱크의 발족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렸다. ‘지난 4년 동안 일어났던 혁신적인 변화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출범한다.’ 롤린스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당시 백악관 자문기구인 국내정책위원회를 운영하는 참모였다. 그는 2020년 트럼프의 임기가 끝날 무렵 두 번째 임기에 대비해 정책 의제 정리를 담당하다 재선에 실패하자 차차기 집권을 돕기 위해 이 연구소를 세웠다.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친 트럼프 수퍼 팩(PAC·정치활동위원회) 의장을 지낸 린다 맥맨이 연구소 이사장직을 맡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는 고문으로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장관 8명과 임명직 공직자 20명 등 172명이 이곳에서 정책 의제를 만들고 널리 알리는 일을 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집권에 기여했던 헤리티지재단도 AFPI와 함께 트럼프의 재선을 돕고 있다. 트럼프가 재선되면 연구소가 다듬은 정책을 더 강력하게 밀고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기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출발했지만 2기에는 유능한 인재 풀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AFPI가 최근 ‘주한 미군은 (미국과 중국의) 전면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국의 시도를 저지하는 데 핵심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의 강력한 역내 동맹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주한 미군의 주 임무를 중국 억제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담당 부차관보와 결을 달리한다. 콜비는 트럼프 재집권 시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된다.
트럼프의 대중 전략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가치 공유 국가들과의 동맹을 강화하되 자주국방력 강화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오현환 서울경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