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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청록의 오월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5-09 18:39:22

지천( 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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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 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숲 속의 도시 애틀랜타의 오월은 무르익은 청록의 꽃이 활짝 활개를 펴고 힘차게 달리는 경주의 순간이다. 오월은 춘하추동 1년 12달 중 가장 젊음이 푸르게 넘치는 계절이다.  지금 우리는 청록의 열기와 향기가 차고 넘치는 오월과 함께 행복을 나누고 있다.  한국의 오월은 부처님 오신 날(음력 4월 8일)과 어버이날, 어린이날 등이 있고 미국에는 어머니날, 스승의 날이 있고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Memorial Day가 있다.그렇게 좋은 날들이 있는 오월에도 명과 암이 존재하기 때문인지 5.16 군사 쿠데타가  있었고 또 5.18 민주 항쟁의 비극이 있었고 지금도 지구촌 각 곳에서 비참하게 죽이고 죽어가는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참으로 세상은 알다 가도 모를 일들이 너무나 많고 또 발생하고 있다. 죄송하지만 그래도 나는 오월이 좋고 할 일도 많아 바쁘고 행복하다. 작은 텃밭에 심어놓은 오이 호박 고추 가지 등을 가꾸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면서 그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기쁨에 넘친다. 잡풀을 뽑는 일이 힘들지만 그런 일들이 내게 있어 너무나 감사하다.  보수를 받는 직장은 아니지만 일할 수 있는 순간들이 내게 있다는 사실이 그냥 좋고 기쁘다.  

비가 온 후 심어놓은 채소들이 쑥쑥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그 순간들이 너무 기뻐 희열이 넘친다.  그런데 힘차고 신나게 자라는 잡초를 뽑아야 되는 일이 힘도 들고 잡초들이 애처롭다. 나는 잡초를 뽑을 때마다 왠지 모를 죄의식을 느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잡초들의 생명도 귀중한데 그들을 무자비하게 뽑고 죽이기 때문이다. 내가 심은 채소만 중요할 뿐 잡초에 대해서는 너무나 무도하고 잔인한 행위를 한 나는 무엇이라 변명을 할 방법이 없다.  참으로 알 수 없는 나도 모를 요지경의 일부다.  

잡초들의 생명도 소중하고 그들 역시 청록의 오월을 즐기고 기쁘고 즐겁게 살 권리가 있다.  그 때문에 무자비하게 제거해야 하는 자신의 행위가 싫지만 어쩔 수가 없다.  세상 만물 생존경쟁에 대한 불공평한 명암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나의 작은 지식과 지혜로는 더 이상 정답을 찾을 능력이 없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세상만물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만들어 특별한 특혜를 주셨다고 믿어야 되겠다.  1년 12달 중 어느 날 어느 달이나 좋고 나쁜 날과 달이 있고 세상 우주만물은 항상 명암이 공생하게 돼 있는 것 같다.  무한경쟁과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해 인간들은 편하게 잘 살 수 있게 됐지만 빈부의 차는 변한 것이 없고 인간은 기계문명의 노예로 변하고 인성은 메마르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지구의 온난화가 화근의 불씨가 돼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좋고 나쁜 것이 공생하게 돼 있는 것이 세상인 것 같다. 어찌됐든 나는 오월이 좋다. 풍성한 청록의 향기 때문인지 힘이 절로 용솟음치는 20대 청년같이 힘이 생긴다. 텃밭을 가꾸고 보살필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있어 너무 좋다. 

오월에 해야 될 일을 유월에 할 수는 없어 바쁘다. 나이들어 일을 하고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이 기쁨이고 영광이다. 청록이 무르익은 오월이 머물고 있는 고귀하고 귀중한 순간 의롭고 보람된 오늘과 내일을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자. 우리는 내일을 알 수 없고 다시 올 오월도 알 수 없다. 또 그사이 어떤 일들이 발생하게 될지 알 방법이 전혀 없다. 오월이 다 가기 전 고귀한 순간 순간과 하루 하루를 보다 더 의롭게 보람 있게 열심히 노력하고 사랑하며 모두 다 함께 청록의 오월의 향기를 공유하면서 후회 없는 오월과 보람 있고 아름다운 추억이 될 오월을 아로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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